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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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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87>

음양 오행으로 살펴본 최근 일들

오늘은 그간의 글과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최근의 일들을 음양 오행을 통해 전반적으로 살펴보고자 함이다.

먼저 지난 19 일, 목요일은 우수(雨水)였다. 흔히 대동강 물이 풀린다는 말이 있는 우수지만, 원 뜻은 처음 봄비가 내린다는 뜻이다. 그 말처럼 주말에는 비가 왔다. 겨울비가 아니라, 분명 봄비였다. 쌀쌀한 공기 속에 내리는 초봄의 비인 것이다.

우수부터 경칩까지 보름 동안에는 세 개의 후(候)를 맞이한다. 초후는 수달이 물고기로 잡아 잔치를 한다는 뜻이어서 피부에 와 닿지 않겠지만, 중후는 기러기가 북녘으로 날기 시작한다는 후안북(候雁北)이니, 수긍이 갈 것이다. 저번 일요일에는 자유로 끝에 있는 파주의 화석정(花石亭)으로 나들이 갔었는데, 기러기들이 열심히 편대 비행 훈련을 하고 있었다. 아마도 월요일에는 그 첫 번째 비행이 시작될 것이다.

말후는 초목맹동(草木萌動)이니 풀과 나무에서 새싹이 움트기 시작한다는 뜻이다. 3월 1일부터 3월 6일 경칩 전까지의 시기를 말한다. 이처럼 일 년을 5일마다 끊어서 이름을 붙인 72 후로 자연의 변화를 살펴보는 것은 정말 각별한 재미가 있다.

얘기가 나온 김에 화석정에 대해 잠깐 소개하고자 한다. 국보는 아니지만, 경기도의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화석정은 율곡 선생의 조상이 임진강 변에 지은 것으로서, 율곡 선생이 중수하여 여가가 날 때마다 이곳을 찾았으며, 관직을 물러난 후에는 이곳에서 제자들과 함께 여생을 보냈다고 한다.

또 왜구의 침공에 대비해 10 만 양병설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선조가 임진왜란 때 의주로 피난 가던 중 한밤중에 강을 건널 때 이 정자를 태워 불을 밝혔다는 이야기는 무척 잘 알려진 고사이다. 6․25전쟁 때 다시 소실되었다가, 후에 파주의 유림들이 다시 복원하였다. 정자 내부에는 율곡 이이가 여덟 살 때 화석정에서 지었다는 <팔세부시(八歲賦詩)>가 걸려있다.

여름에 가면 수목이 앞을 가리지만, 지금은 벗은 나무라 임진강 건너편이 훤히 보이고 저 멀리 개성 송악산도 눈에 들어온다.

그런가 하면, 지난 주에는 엄청난 참사가 발생했다. 대구 지하철 사건이다. 필자의 친구들이 음양 오행 상으로도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는 날이냐고 물어보는 것이었다. 분통이 터져 있던 필자는 그게 음양 오행과 무슨 상관이 있겠느냐고, 단지 그것은 우리 사회가 지닌 시스템의 문제일 뿐이라고 얘기해 주었다.

언젠가 ‘지난 여름에 있었던 일’이라는 제목으로 나간 글에서도 얘기했듯이, 대형 참사가 났을 때, 그곳에서 변을 당한 모든 사람들의 운명이 그곳에서 죽을 운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검증해보지 않았기에 모르지만, 전쟁이나 대형 참사로 인한 죽음은 그저 억울한 죽음일 뿐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이 시점에서 여전히 한심할 뿐이다. 우리 나라는 1993년 3월 28일에 발생한 구포 열차 참사 사건과 서해 훼리호 사건을 시작으로 94년의 성수대교 붕괴, 95년, 대구 지하철 공사장 폭발 사건과 삼풍 백화점 붕괴 등등 대형 사건이 끊이질 않더니, 정확하게 10 년이 지난 오늘날에 와서도 사건의 본질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더 분통한 것은 이번 참사와 같은 일이 앞으로도 여전히 재연될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번 사건의 근저에 무엇이 놓여있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다. 그저 단순히 우리의 ‘빨리 빨리’ 풍토 때문만은 아니다.

사건의 본질은 이런 것이다. 지난 한일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우리가 어떻게 했는지를 보라. 일본과 우리 모두 대단히 멋진 축구 경기장을 지어서 대회를 무사히 치를 수 있었지만, 그 이면을 보면 달라도 많이 다르다. 일본은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워 경기장 부지를 선정하고 설계를 해서 이미 경기장을 다 만들어놓고 이모저모 문제가 없나 살피고 있을 시점에서, 가령 서울시의 경우 경기장 부지 선정도 되어있지 않았다.

그러다가 부지 선정이 되자 화끈한 우리 민족성답게 뚝따라 닥닥-하고 멋진 경기장을 삽시간에 지어버렸다. 상암 경기장을 보라, 대단히 우아한 경기장인 것만큼은 분명하지만, 짧은 시간 내에 짓느라 문제는 없었을까? 설계한 사람과 짓는 사람들 모두 최선을 다했을 것이지만, 왜 일본은 그토록 미리 짓고 준비를 했던 것일까? 일본인들은 민족성이 미리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이고, 우리는 느림보를 부리다가도 때가 되면 화끈하게 빨리 일하는 능력이 있어서일까?

필자 역시 그 이유와 차이를 알고 있다. 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금융 IT 컨설팅 사업을 하던 사람이었다. 일본 은행들은 새로운 시스템으로 개편하려면 적어도 수년은 걸리지만, 우리는 1 년 이내에 해버린다. 그러고도 일본 은행의 시스템과 우리 은행들의 시스템간에 현저한 차이는 없다. 하지만 시스템 개편에 참가했던 모든 이들은 그 차이를 알고 있다. 있어도 상당히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얘기다.

일반적인 기능에서는 아무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비상시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는 것이다. 알고 보면 그들이 그토록 긴 시간을 들여 준비하고 마련하는 것은 게을러서도 너무 신중해서도 아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들을 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고, 우리는 당연히 해야 할 일들을 대충 하거나 생략해 버리기 때문에 빨리 할 수 있을 따름이다.

그러면 왜 우리는 대충 하거나 생략해 버리는가? 과정이나 절차가 중요한 것을 몰라서 그런 것이 아니다. 빨리 하지 않으면 안 될 엄청난 압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정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건설과 대단히 흡사하다. 아파트를 지어도 다리를 지어도 빨리 짓지 않으면, 즉 공기(工期)를 단축하지 않으면 간단히 말해서 이윤이 남지 않을 뿐 더러 애당초 업체 선발 경쟁에서 탈락해 버리는 사회 구조인 것이다.

성미가 급한 우리 국민들은 뭐가 잘 안되면 모조리 한꺼번에 확- 뜯어고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정작 우리의 문제점은 이 같은 말속에도 숨어있다. 다 엎고 갈아버리다 보면 그 또한 졸속이 되기 싶다. 마음은 급해도 무엇이 문제인지 당장 성과는 나오지 않더라도 끝까지 치밀하게 문제점을 찾아내고, 왜 그런 문제가 생기는 지에 대해 천착하다보면 해결책이 나온다.

대개의 경우, 그러나 해결책은 실행이 대단히 어렵다. 어려운 정도가 지나쳐서 아예 없던 일로 덮어두고 싶을 정도다. 우리 사회 전체의 구조적인 문제가 난마처럼 꼬여있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엄두조차 내기 어려울 지경인 것이다. .

그리고 또 한가지 중대한 사안이 대두되고 있으니 바로 유가 문제이다.

올해는 석유 파동(oil shock)이 발생한 지 정확하게 30 년 되는 해다. 지난 1973년 계축(癸丑)년, 제4차 중동전쟁에서 아랍 산유국들이 석유를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가격을 올림으로서 시작된 석유 파동은 그 이후 6년이 지난 충(衝)의 해인 기미(己未)년에 제2차 석유파동으로 이어지면서 전 세계 경제를 디플레이션으로 몰아넣었다.

올해 계미(癸未)년은 석유 파동이 일어난 지 꼭 30 년 되는 해니 60 갑자의 절반에 해당되는 지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의 기름 값 상승은 뭔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30 년이란 세월은 언제나 커다란 전환기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올해의 석유 가격 상승이 당장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오고 작용할 것인지 필자 역시 현재로서는 잘 모르겠지만, 심상치 않아 보인다.

현대 문명은 석유 문명이기도 하며, 20 세기 들어 지구상의 강자들은 예외 없이 석유의 생산과 유통을 장악하려고 해왔다. 이번의 미국 이라크 문제도 그런 색깔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가깝게는 석유 파동의 재연 가능성이 가능성으로 그치기를 바라고, 장기적으로는 석유 이후의 대안이 이제 우리 눈앞에 그 모습을 보일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현대 문명은 분명 인류가 지구촌의 바이러스라는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정도이니, 이제 인간만이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생명이 함께 누리는 지구, 그런 지구를 가꾸어 나갈 지혜를 보여줄 때가 한시 바삐 오기를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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