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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 KT, 책임경영제 논란…구조조정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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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 KT, 책임경영제 논란…구조조정 포석?

9개 부서에 연말까지 시범 도입…KT "현장에 더 많은 권한 주는 것"

KT가 영업 실적을 높이기 위한 '책임경영제'를 일부 현장 부서에 시범 도입했다. 최근 부각된 실적 부진의 대안으로 현장 노동자들에게 실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이번 책임 경영제가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12일 <프레시안>이 입수한 KT의 '현장영업부서 책임경영제 pilot 시행(안)'을 보면, KT는 "현장에서 실제 수행하는 활동(성과) 기반의 손익 관리 모델을 수립하고 연말까지 일부 부서의 시범 적용을 통해 영업이익 개선, 현장 활동 변화 등의 성과 검증을 시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책임경영제가 시범 시행되는 부서는 본부 1곳(수도권서부고객본부), 지사 6곳(서초, 수원, 동대문, 서대문, 금정, 수성), 마케팅 2곳(강동, 동부산) 등 총 9개 부서다. 8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이 제도가 운용된 후 성과를 평가받는다.

성과 지표는 이익 개선도, 매출 개선도, 고객 회선 달성도, 고객 만족, 유지 회선 개선도, 소매 판매 개선도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이익 개선도는 책임경영제 도입과 함께 신설된 항목으로, 본부와 지사에 대한 평가 항목 중 비중이 가장 크며 마게팅 부서에 대한 평가에서는 두 번째로 크다. 100점 만점에서 이익 개선도의 비중은 본부의 경우 50점, 지사의 경우 40점, 마케팅 부서의 경우 30점이다.

KT는 책임경영제 시행 대상에 오른 9개 부서를 이 지표들에 따라 평가한 후, 점수에 따라 다시 '최상-우수-보통-부진-최하'의 5개 등급으로 다시 나눌 계획이다. 등급에 따라 담당 성과급과 팀 성과급이 차등 지급된다.

책임경영제 시행을 위해 각 부서의 조직·인력 운영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부서별로 직책총량제 안에서 자율적으로 조직을 운영하되, 기존 정원(TO)의 20퍼센트 범위 내에서 각 부서가 인력을 충원하거나 감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예산 운영도 이전까지는 본사에서 편성액을 내려보내는 방식(Top down)이었으나, 책임경영제 도입과 함께 지사가 예산 목표를 정해 본사에 요청한 후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방식(Bottom up)으로 바뀌었다.

▲ KT가 8월 1일 자로 운용하기 시작한 '현장영업부서 책임경영제 pilot 시행(안)'. ⓒ프레시안

"인력 구조조정 위한 수순" - 사측 "현장에 권한 더 주려는 것"


KT가 강도 높은 책임경영제를 도입한 것은, 최근 KT의 경영 실적이 경쟁사에 비해 초라해졌고, 이에 더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단독 영업정지를 당하면서 6만여 명의 가입자가 이탈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KT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이동통신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 이익과 가입자 수가 뒷걸음질쳤다. LTE 가입자 증가에 힘입어 LG유플러스는 흑자 전환을 하고 SK텔레콤은 당기 순이익이 288퍼센트 증가한 반면, KT의 당기순이익은 43.3퍼센트 감소했다.

KT새노조 이해관 위원장은 "현재 어려운 경영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기업 상부에서 발생하는 고비용인, 낙하산 고문 자문료 등을 우선 절감해야 한다"며 "이번 책임경영제는 모든 비용 절감 노력을 하부(현장 영업 부서)에 전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지금도 현장 영업 부서 직원들은 실적 압박에 시달리며 위약금을 자기 돈으로 내주는 처지"라며 "이 같은 실적 압박과 강도 높은 인력 퇴출 프로그램(CP 프로그램)으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가고 있는 상황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지 않은 채 모든 실적·비용 부담을 아래(현장)로 전가하는 책임경영제는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위한 수순으로 읽힌다"며 "책임경영제가 '죽음의 기업'이란 비극을 더욱 확산할 우려가 든다"고 말했다.

그간 KT는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위해, 직원 살생부를 만들어 치밀한 인력 퇴출 프로그램을 가동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인사고과에서 하위 등급인 C등급 이하를 받은 직원을 퇴출하는 제도로, 'CP(C-plyaer) 프로그램'이라 불린다. (☞관련 기사 보기 : "매년 수십 명 죽는 KT, 이대로 가면 더 많이 죽는다")

한편, KT 관계자는 "이번 책임경영제는 각 현장에 권한과 역할을 더 부여하자는 차원"이라며 "인력 구조조정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또 "일각에서 제기한 전 지사 차원의 CP 또는 명예퇴직과 이번에 시범 운영되는 책임경영제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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