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김태규 명리학 <86>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김태규 명리학 <86>

미국이라는 나라

9.11 테러 이후 우리 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미국의 움직임에 대한 시비가 끊이질 않고 있다. 그래서 오늘은 음양 오행을 통해 이 문제를 한 번 살펴보기로 한다.

미국, 두 말 할 것 없이 세계 제1의 강대국이다. 이런 미국은 1783년 癸卯년 파리 조약을 통해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나라이다. 독립 이후 미국의 처음 60 년간(한 甲子)은 북미 대륙 전체로 확장해가면서 오늘날 미국 영토의 대부분을 확보하고 경계선을 확정짓는 시기였다. 그 과정에서 인디언을 누르고, 멕시코와 싸워 텍사스를 병합하는 과정이 있었다.

1843년부터 60년간은 남북 전쟁을 통해 분리주의를 누르고 명실공히 합중국(united states)을 만들었으며, 그 후 일면 협상, 일면 전쟁을 통해 근해 지역과 태평양으로 진출해 갔다. 이에 미국은 1903년 癸卯년, 건국 후 120년 만에 태평양으로 나가는 요충인 파나마를 영구 조차하고 범미 회의를 열어 남북 아메리카 대륙의 맹주로 등극하게 된다. 즉, 1783년부터 120년간 두 번의 갑자를 순환하면서 미국은 태평양과 대서양을 아우르는 강대국으로 부상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런 미국은 그 이후 1903년부터 2022년까지 120년간, 바야흐로 미국의 시대(팍스 아메리카나)를 열게 된다. 이 시기는 우리와도 밀접한 관련을 맺는 시기이기에 좀 더 자세하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120 년간을 네 개의 시기, 즉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로 나누어 보자.

먼저 미국의 봄은 1903년 癸卯년부터 1932년까지이다. 봄은 만물이 움트는 시기이므로 이 기간에 미국은 그 지칠 줄 모르는 힘을 가지고 전 세계로 뻗어갔다. 유럽 강호간의 투쟁이었던 일차 대전에서 영국과 프랑스 측에 서면서 전세를 결정지었고, 바야흐로 신흥 강자의 자리를 확정지었다. 1929 년에 발생한 뉴욕 증시의 대공황은 봄의 혈기와 젊음이 만들어낸 한 차례 소동이었다.

그리고 1933년부터 1962년까지는 미국의 여름이었다. 이 기간 중 미국의 힘은 한층 더 성숙해져 있었기에, 이차 대전 중에는 대서양과 태평양에서 동시에 전쟁을 치르면서 또 하나의 신흥 강호 소비에트 연방과 함께 양극 체제의 한 쪽 맹주를 맡게 된다. 늙은 유럽은 힘을 잃었고, 소련과 미국은 곧바로 대결 구도로 들어가니 바로 냉전(cold war)이다.

미소 양국은 한반도에서의 전쟁 이후, 본격적인 냉전으로 들어갔다. 절대 파괴력을 지닌 핵무기 때문에 미소 두 강대국은 본격적인 열전으로 돌입하지는 않았지만, 냉전이야말로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규모의 총력전이었다. 핵 경쟁, 군비 경쟁, 대리전쟁 등을 통하여 양국은 전 지구상에서 끊임없이 으르렁거렸다.

1963년 계묘년부터 미국의 세계 제패는 가을로 접어든다. 이 시기의 벽두에 시작된 미국의 베트남 개입 역시 결과적으로 거대한 오판이었지만, 마침내 미국은 총력전에서 소련을 무너뜨리는데 성공할 수 있었다. 1992년 초 소련이 해체되면서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전쟁은 막을 내렸던 것이다. 결실의 계절인 가을에 가서 미국은 세계 제패라는 커다란 결실을 거두었던 것이다.

돌이켜보면 미소 강대국의 전쟁에서 분수령은 30 년간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1979년 1월 미국과 중국의 수교였다. 동맹 체결은 아니었지만 소련의 중요한 힘의 일부인 중국이 달러를 벌기 위해 미국을 택했던 것이고, 이것이 결과적으로 전쟁을 결정지었다. 레이건의 스타 워즈 프로젝트는 바둑에서 승리를 확인하는 승착(勝着)에 불과했다.

그러나 세상은 이상한 법이다. 결승전에서 우승하면 엄청 좋을 것 같지만, 요란한 자축 파티를 끝내고 나면 사실은 집으로 돌아가는 일밖에 없다. 소련의 붕괴 이후 미국에 도전하는 나라는 이 지구상에 없다. 그러나 미국은 여전히 5대양 6대주를 다스릴 수 있는 전력을 지니고 있다. 이제 할 일은 지구촌을 어슬렁거리고 다니면서 순찰을 도는 일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소련이 무너지던 무렵, 걸프 지역에서 위력 시위로 몸을 푼 미국은 힘쓸 데가 없다는 황당한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생각해 보라, 죽기 살기로 싸우던 상대가 없어진 후 느끼는 그 공허함이 어떤 것인지를.

그래서 미국은 순찰 강도를 높였고 그 결과 위험한 무기를 이미 만들었거나 만들려 획책한다는 북한이 눈에 띄었던 것이다. 그러나 세계 제패 이후 최초로 황제 자리에 오른 클린턴 대통령은 강자의 여유를 보이면서 협상을 통해 이 문제를 적당히 끝내버렸다. 사실 북한과 옥신각신 씨름하기에는 체면이 말이 아니었던 것이다.

1993년 癸酉년부터 세계 제패의 결과로 전 세계의 돈이 미국으로 모이기 시작했고, 6년 뒤 충(衝)의 해인 1999 년 己卯년 말에 가서 다우와 나스닥은 사상 미증유의 천장을 형성하면서 엄청난 버블을 만들어 버렸다. 이 소동은 봄의 계절에 있었던 1929 년 증시 대 거품과 흡사해 보이지만, 그 의미는 완연히 다르다. 봄의 소동은 혈기의 소산이라면 이번의 소동은 가을 추수가 끝난 후의 대 잔치라 할 수 있다. 세계 제패라는 농사가 끝났으니 어디 한 번 거나하게 먹고 즐겨보자는 파티이고 이로서 당분간-겨울 동안-파티는 열리지 않을 것이다.

1993년부터 미국의 시대는 겨울로 접어들었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미국 자체의 겨울이 아니라, 세계 제국 미국의 겨울이 시작되었다는 점이다. 1903년부터 시작해서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로 전 세계로 뻗어가던 미국은 지구의 극점을 발견했고 더 이상 제압해야 할 상대가 남아있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했던 것이다. 겨울이 시작된다는 의미는 이런 뜻이다.

냉전이 끝난지도 이미 10 년이 넘었다. 그러자 냉전을 위해 만들었던 장치들이 서서히 문제점을 노정하기 시작했으니 바로 오늘날의 형국이다.

미국의 오른 쪽 마당인 대서양 동맹(NATO)에서는 그전부터 불씨를 안고 있던 프랑스와 독일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러시아는 애매한 표정을 보이기 시작했다. 9.11 테러는 세계 제국 미국의 자존심에 커다란 흠집을 만들었고, 다소 격앙된 미국에 대해 그 국가들은 별로 곱지 않은 시선을 내비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왼쪽 마당인 태평양에서는 북한의 핵 문제로 한미 동맹이 어려운 시기를 맞이하기 시작했다. 냉전이 끝난 지금 우리와 미국은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졌다는 것이 확연히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은 공통의 이해가 더 크다는 것이 사실이고 또 현실이다.

장차 미국은 지구촌의 경찰 자리를 스스로 내어놓을 것이다. 하지만 해양 경찰권은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이전에 석유 지대에 대한 통제권을 확고히 하려 할 것이니 바로 현재 미국이 기도하고 있는 이라크 전역이다. 또 하나 미국이 확고히 하려는 것은 핵무기에 관한 것이다. 소극적으로는 핵무기의 확산 금지이고, 적극적으로는 미사일 방어망(MD)의 구축이다.

장차 미국은 아시아와 유럽에서 서서히 발을 빼겠지만, 바다에 대한 통제력은 공고히 할 것이며 미일 동맹과 미영 혈맹을 태평양과 대서양을 지키는 보루로 삼을 것이다.

전 세계로부터 미국의 철수 움직임은 1993년 癸酉년으로부터 15년 뒤인 2008년 戊子년에 가서 구체적인 신호를 발하게 될 것이다. 2008년 무자년은 그리고 베이징 올림픽이 개최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2022년이 되면 세계 제국 미국의 역할은 끝나겠지만 여전히 초강대국의 위치를 지켜나갈 것이다. 아울러 그 때부터 이 지구촌은 또 다른 역사의 순환을 맞이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1903년부터 2022년까지의 120년간, 60갑자가 두 번 순환하는 기간은 미국의 시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에 오는 시기는 힘의 공백에 따라 자칫 커다란 혼란의 시기일 수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동아시아의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 본다.

필자가 미국에 대해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물론 우리 스스로에 대한 문제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우리의 목표는 대충 다음과 같다고 생각된다.

-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경제권의 확립
- 자유민주체제 내에서의 남북한 무혈 통일
- 인권이 보장되고 평등한 기회를 보장하는 나라의 건설
- 민족과 국가의 자존을 보위할 수 있는 힘의 구축과 유지
- 학문과 문화가 번창하는 문화대국의 건설

하지만 우리가 여기까지 오는데 미국의 도움과 역할은 절대적이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미국이 세계를 제패해 가는 과정에서 분명히 실보다는 득을 많이 보았다. 그렇기에 9.11테러 이후 흥분해서 잠시 자제를 잃은 미국이 약간 거친 행동을 보이더라도 이해해주는 아량도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앞서 나열한 우리의 커다란 목표를 달성하는데 있어 미국의 이해와 도움, 그리고 역할이 여전히 결정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점도 구태여 숨기고 싶지는 않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