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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모, '진로' 놓고 고민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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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모, '진로' 놓고 고민 시작

해체ㆍ유지ㆍ시민단체 전환ㆍ정치참여 주장 대두

19일 밤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제16대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되자 광화문에는 노 후보 지지자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날밤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노사모) 회원들을 포함한 지지자들은 새벽까지 거리에서 승리를 자축하는 축제를 벌였다.

노 당선자는 전통적인 의미의 '킹 메이커'가 없었다. 굳이 꼽는다면 국민, 그중에서도 특히 노사모가 일등 공신이다.

돈도, 조직도, 계보도 없는 노 당선자를 국민참여경선을 통해 민주당 후보로 만들어내고, 지난 10월 노 당선자의 후보 지위가 흔들릴 때에도 '희망돼지저금통 분양'과 '온라인 성금모금'에 앞장서는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노사모는 그러나 '노짱'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성공함과 동시에 자신들이 공언해온 대로 명예로운 퇴장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그냥 사라지는 게 아니라 생활·시민 정치개혁을 확산시키는 역할로 변신 등을 모색하고 있다.

***해체·유지·시민단체 전환·정치참여 주장 대두**

선관위의 폐쇄 조치로 선거운동기간동안 폐쇄했다가 지난 19일 오후 6시 다시 문을 연 노사모 홈페이지(www.nosamo.org) 게시판엔 현재 향후 진로에 대한 토론이 한창이다. '노무현'이라는 정치인이 일국의 대통령이 된 이상 그의 팬클럽인 노사모의 위상과 목적도 새롭게 고민해야 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논쟁은 모임 '해체론'이 나오면서부터 시작됐다. 이들은 중앙(회장 등 사무국)의 통제가 거의 불가능한 인터넷을 기반으로한 자발적인 조직이었다는 점에서 노사모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노사모가 권력화될 우려가 있다"도 주장한다. 일부 회원들이 노사모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가능성도 이미 노무현 후보가 당선되기 이전부터 감지됐던 부작용이다.

'pkdsun'라는 ID의 회원은 "이제는 우리모두 각자 본연의 일상으로 돌아와 노 대통령이 홀가분하게 업무를 수행하게 해드리는 게 바람직하다"며 "떠날 때를 알고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노사모의 유지를 주장하는 회원들은 "개혁에는 온갖 방해와 권모술수가 도사리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vino21c' 라는 ID의 회원은 "우리가 힘이 되어주지 않으면 수구언론과 구시대정치인들이 '노짱'을 더 악랄하게 흔들어댈 것"이라며 "철새정치인들이 사라질 때까지 노사모는 존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시민단체 등으로의 변신을 통해 '권력감시 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bowtown'이라는 ID의 회원은 "진정 노사모가 시대 시민정신을 이끌어온 실천적 민주주의자 집단이라면 노짱의 정치적 소신의 일관성이 유지되도록 시민단체로 거듭나 감시·지도 조직으로 변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ID 'lunatic1'이라는 회원도 "앞으로 해야 할 일은 노짱이 대통령으로서 국정을 잘 이끌도록 감시하고 격려하고 꼬집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실정치 참여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백두'라는 회원은 "우리가 할 일은 지금부터"라며 "정치개혁을 원하는 정당에 가입해서 우리가 원하는 정치개혁을 이루자"고 제안했다.

노사모 차상호 회장은 "이번 주말 실무자들의 회의를 거쳐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노 당선자 취임 전에 향후 진로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문제와 마찬가지로 노사모는 이 문제에 대해 전 회원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투표를 통해 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변화에의 열망, 어디로 가야 하는가'의 고민은 이제 시작**

이 같은 노사모의 고민은 그들만의 몫이 아니다. 또 한 정치인 팬클럽의 '진로'에만 국한된 문제도 아니다.

노사모는 단순히 한 정치인 팬클럽의 의미를 넘어 네티즌, 더 나아가 시민들의 자발적인 정치 참여를 끌어냄으로써 기존 한국정치의 패러다임 변혁을 이끌어 냈기 때문이다. 그 배경에는 노사모에 국한될 수 없는 '변화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 있었다. 어쩌면 노사모는 이번 선거에서 '정치개혁을 열망하는 유권자들'의 상징으로 작용했을 뿐이다.

따라서 노사모의 고민은 이번 선거에서 나타났던 '변화에의 열망'이 어떤 방향으로 물꼬를 터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내포된 것이어야 한다. 또 이같은 고민은 변화와 개혁을 촉구했던 많은 이들의 몫이다. 또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세대간, 지역간 갈등을 어떻게 해소해야 할지도 커다란 숙제다.

선거가 끝났다. 하지만 '고민'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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