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공식선거운동 마지막날인 18일 사력을 다한 부동층 잡기에 나서며 격돌했다.
장소는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핵심 슬로건은 "부패정권 심판"과 "낡은 정치 청산", 주요 이슈는 북핵 문제와 행정수도 이전 문제였다.
심야까지 마지막 힘을 쏟은 두 후보는 투표일인 19일 아침 일찍 투표를 마치고 곧바로 각자의 고향인 충남 예산과 경남 김해의 선영을 찾은 뒤 상경, 개표방송을 지켜볼 예정이다.
***李, "내일은 부패정권을 심판하는 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대선을 하루 앞둔 18일 오전 기자회견을 가진 데 이어 최대 승부처인 서울, 인천 등 수도권 20여 곳을 돌며 마지막 득표전을 벌였다.
이 후보는 "내일은 안정과 희망으로 가느냐, 혼란과 암흑의 터널로 가느냐를 선택하는 날이며 부패정권을 심판하는 날"이라며 "저는 거짓말하지 않고 약속을 반드시 지키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명동 밀리오레 앞 유세에서 이 후보는 "북한이 핵폭탄을 개발하는데 겁이 나서 눈치만 보고 현금지원을 주장하는 사람이 국가지도자가 되면 이 나라에는 재앙과 전쟁이 있을 뿐"이라며 "노 후보는 결코 평화론자가 아니라 오히려 전쟁론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 "서울이 대전으로 가면 상권과 재래시장이 무너지고 푼푼이 모아 집을 마련했거나 점포를 얻어 생활하는 서민들이 고통을 받게 된다"면서 "노 후보는 얄팍한 얘기로 서울시민과 충청인을 속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경기도 시흥 유세에서는 "염전 일대 갯벌을 개발해 경기도 최초의 생태학적 환경도시로 만들겠다"면서 지역민심을 파고들기도 했다.
이 후보는 "저는 국민에게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허물이 있는 부족한 사람이지만 지난 5년간 많이 반성하고 많이 배웠다"면서 "이제 모든 것을 버리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뛸 준비가 돼 있다"고 마지막 지원을 호소했다.
이에 앞서 이 후보는 오전 상도동 청운보육원에서 60여명의 어린이들과 아침식사를 함께 한 뒤 영등포구청역에서 여의도역까지 지하철을 이용해 여의도 당사로 출근하는 등 '서민친화력'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19일에는 아침 일찍 투표를 마치고 충남 예산의 선영을 찾은 뒤 저녁에 서울 당사로 올라와 개표방송을 지켜볼 예정이다.
***盧, "새로운 정치, 새로운 국가 만들겠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도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가진 뒤 서울 강서구를 시발로 마포, 은평, 광진구 등을 누비며 서울지역 15곳에서 막판 부동층 공략에 총력을 기울였다.
명동과 종로지역 유세에서는 국민통합21 정몽준 대표와 공동유세를 갖고 "두 사람이 힘을 합쳐 새로운 정치, 새로운 국가를 만들겠다"면서 지지를 당부했다.
각 지역 유세에서 노 후보는 "서울이 동북아 중심도시로 성장하면 물류, 금융의 중심지가 돼 인구가 늘어날 수 밖에 없는 만큼 인구를 분산시켜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행정수도 이전이 필요하다"며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집값이 폭락하고 서울 공동화 현상이 발생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머리가 나쁘거나 마음이 나쁘다"고 주장했다.
노 후보는 또 "경제교류와 금강산 관광 중단을 뜻하는 '현금지원을 하지 말라'는 이 후보의 주장대로라면 남북관계는 단절돼 북미관계에서 한국은 구경꾼으로 전락하고 남북관계는 대단히 위험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을 겨냥,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에 따라 세계질서와 분위기가 달라졌듯 나와 이 후보 중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한국정치와 진보정당의 여건이 확 달라진다"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진보정당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정치환경을 만들겠으니 이번엔 진보정당 지지자들도 나를 지지해달라"고 당부했다.
노 후보는 "내일 나와 여러분이 함께 이긴다"며 "힘있는 대통령이 개혁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압도적인 지지를 해달라"고 호소했다.
노 후보는 투표일인 19일은 투표 후 고향인 김해를 방문해 선영에 참배하고 서울로 돌아와 당사에서 개표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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