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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한국 택시승객 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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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한국 택시승객 폭행

'미군 신병 한국법정 인도될까' 주목

미군장갑차에 의해 희생된 여중생을 추모하는 행사가 잇따르고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져 가고 있는 가운데, 주한미군들이 한국인 택시승객들을 폭행한 사건이 발생해 한국측이 이들에 대한 재판권을 행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15일 차량을 운전하다 급정거, 뒤따르던 택시 기사가 이에 항의해 경적을 울리자 택시 승객 전모씨(32)와 맹모씨(38)를 폭행하고 달아난 미8군 소속 토머스 병장(30)외 2명을 조사한 뒤 미군 헌병대에 넘겼다고 밝혔다.

토머스 병장은 15일 오전 2시 40분쯤 서울 용산2가동 미8군 3번 게이트 앞 도로에서 자신의 에스페로 승용차에 동료인 로렌스 병장(23)과 번트 일병(21)을 태우고 가던 중 급정거했다. 이들은 뒤따르던 개인택시 기사가 빨리 차를 운행할 것을 요구하며 경적을 울리자 승용차에서 내린 뒤 욕설을 퍼붓다가 이에 항의하는 전씨 등을 폭행, 전씨에게 중상을 입혔다.

토머스 병장은 이어 자신의 차를 가로막는 전씨를 차로 밀쳐낸 뒤 1㎞ 가량 달아나다 뒤쫓아간 다른 택시 기사에 붙잡혔고, 나머지 미군들도 현장 인근에 있던 시민들과 경찰 등에게 붙잡혔다.

전씨는 경찰에서 "승용차가 갑자기 앞에 멈춰 경적을 울리자 미군들이 차에서 내려 다짜고짜 주먹을 휘둘렀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군들은 "택시가 차를 들이받아 차에서 내렸고 덩치가 큰 한국인이 먼저 주먹을 휘둘러 그를 밀쳤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미군들 음주측정 거부**

경찰은 당시 차량끼리의 접촉이 없었음을 확인하고, 미군들에게서 술냄새가 심하게 났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라 토머스 병장에 대해 3차례에 걸쳐 음주측정을 하려 했지만 거부당했다. 경찰은 이들을 오전 7시쯤 미 헌병대에 인계했으며 2-3일 뒤 다시 출석시켜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사건은 미군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으로 인해 SOFA개정 등, 미군 범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은 가운데 일어난 사건이라 이들의 신병처리 방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행 SOFA 규정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비공무중' 발생했기 때문에 재판권이 한국에 있다. 그러나 현행 협정에는 대한민국이 1차적 재판권을 가진 경우라도 미군측이 재판권 포기를 요청할 경우 이를 호의적으로 고려토록 규정하고 있고, 합의 의사록을 통해 미군측이 요청할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판권을 포기토록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 때문에 한국측은 대부분의 사건에서 재판권을 포기해야 하는 반면, 미군 당국은 한국측의 재판권 포기 요청에 대해 일체의 호의적 고려를 하지 않아도 되는 등 재판권 포기요청이 불평등하게 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2000년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1998년부터 2000년 7월까지 발생한 1천7백91건의 주한미군 범죄사건 중 한국측이 재판권을 행사한 사건은 4.6%인 83건에 불과하다. 또 한국이 재판권을 포기한 범죄에 대해 미군측은 불과 4건만 징역 조치하고 대부분은 견책, 주의 조치에 끝난 것으로 나타났으며 공무중 사건은 아예 입건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SOFA 개정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여론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주한미군이 재판권 이양 요청을 하지 않고 이들의 신병을 한국측에 인도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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