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시간부로 민주당은 비상체제에 돌입한다"며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을 위해 국민과 함께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긴급 비상 의원총회를 소집하고 국조 파행 대응 방안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을 모았다. 대다수 의원들은 강경대응을 주문했고, 이에 따라 김 대표는 오후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장외 투쟁 방안을 최종 확정했다.
김 대표는 "민주당은 그동안 당 내외 비판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을 설득하고 인내하며 지금까지 왔다"면서 "그러나 이미 새누리당과 청와대는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의 진실규명과 국정원 개혁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다는 것이 확인된 마당에 더는 참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당장 다음날인 8월 1일 오전 서울 시청 광장에서 장외 의원총회를 개최하고, 국정원의 선거 개입 규탄 및 새누리당의 국정조사 방해 공작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전에 돌입할 예정이다. 당 지도부는 매주 주말마다 열리는 촛불집회 참여 또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이를 위해, 현재 추미애 의원이 이끌고 있는 '정치공작 진상규명 및 국정원 개혁운동본부'를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 국민운동본부'로 확대 개편해 본부장을 맡는 등 투쟁 국면을 직접 진두지휘키로 했다.
민주당은 그러나 투쟁과 아울러 국조 여야 간사 협의 등 원내 활동을 병행할 것임을 밝혔다.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원내활동 포기가 아니"라며 "전면적 투쟁으로 가되 원내외(활동)를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국정조사 일정 관련해선 당초 예정된 일정대로 하기로 했다. 민병두 당 전략기획본부장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국조 기간 연장에 대해 "연장을 하느냐 안하느냐는 부수적인 문제고, 진실을 규명하라는 국민적 요구 앞에 그들(새누리당)이 겸손하고 진지하게 임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이제 국정조사 정상화 방안은 그들이 말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장외 투쟁 돌입 소식에 새누리당은 "국정조사를 포기하는 자폭행위"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김 대표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정조사를 의도적으로 파행시키려는 것이고, 민주당 스스로 국정조사를 포기하는 자폭행위"라고 밝혔다.
윤 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이 이번 국정조사에서 터무니없는 의혹을 확대재생산하고 대선불복의 정치공세 장으로 만들려는 목적을 이루지 못하자 불리한 판을 뒤엎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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