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 “김대업 면책, 청와대에 건의”

박주선 당시 법무비서, “건의받은 적 없다” 부인

지난 98년~99년 군검 병역비리 수사에 참여했던 이명현 중령(당시 소령)이 당시 병무비리 자백을 전제로 김대업씨의 면책을 박주선 청와대 법무비서관에게 건의했다고 증언했다.

이 중령은 26일 국회 국방위에 출석, 김대업씨의 수사 참여와 관련해 "김대업씨가 1백여건에 달하는 병무비리를 자백하겠다고 해 자백할 경우 드러나는 부분에 대한 면책 문제를 당시 청와대 박주선 법무비서관에게 건의했다"고 말했다.

이 중령은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이 "천용택 당시 국방장관과 김태정 검찰총장이 김씨에 대해 면책해주기로 하고 김씨를 수사에 참여시킨 것 아니냐"는 질문에 "아니다"며 천 국방장관과 김 검찰총장의 관련설을 부인했다.

이 중령은 그러나 "김씨가 자백하겠다고 해 그가 민간인인 만큼 군검 합동수사부 구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청와대 박 비서관에게 보고하면서 이같이 건의했다"고 밝혔다. 이 중령은 이어 "당시 박 비서관은 '검찰에 그렇게 할 수 있는지 물어보겠다. 협조해보겠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김씨는 병무비리 48건을 저지른 혐의로 구속기소돼 8개월간 복역한 바 있다.

***"한인옥 병역면제 청탁 보고 들은 바 없다"**

이 중령은 또 "김대업씨로부터 '김도술씨가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 부인 한인옥씨로부터 병역면제를 부탁받는 과정에서 2천만원을 받았다는 진술을 했다'는 보고를 들은 바 없다"며 "지난 98년 7월 김대업씨가 (군 수사팀에) 올 때부터 그런 얘기를 했으나 공소시효가 지나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 중령은 당시 군검찰 수사를 지휘했던 고석 대령에 대한 보고 여부와 관련, "(김대업씨의 그런 보고를) 고석 대령이 받았느냐"는 질문에 "'예"라고 답했다. 그러나 고석 대령은 이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이에 대해 이명현 중령의 후임자였던 유관석 소령은 "김대업이 김도술 진술서를 갖고 다니는 것을 봤느냐"는 질문에 "간이진술서다. 이정연과 관련된..."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나"그 진술서가 지금도 있느냐"는 후속질문에 대해서는 "어디 갔는지 잘 모른다"고 말했다.

***박주선, "김대업 면책문제 건의받은 적 없다"**

그러나 민주당 박주선 의원은 김대업씨 면책 문제와 관련, "청와대 법무비서관 재직당시 면책문제를 건의받은 바 없다"고 부인했다.

박 의원은 이명헌 중령 주장에 대해 "청와대 법무비서관 재직 당시 국방부 검찰부장이었던 고석 대령이 당시 법무관리관과 함께 청와대에 찾아와 군검 합수부 구성의 협조를 요청해 협조하겠다고 한 것"이라며 "그러나 김대업 면책 문제를 건의받은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이명헌 중령 주장에 대해 박주선 당시 비서관이 사실을 부인함에 따라 앞으로 이 문제를 둘러싼 여야간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이같은 이명헌 중령 주장이 청와대가 이회창 대통령후보 아들 병역비리를 오래 전부터 조직적으로 준비해온 증거라 주장하며, 명백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