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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년 ‘국민당 망령’ 원치 않는다”

현대중공업노조, '정몽준 출마 반대' 밝혀

정몽준 의원이 최대주주인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김덕규)는 22일 "정 의원의 대선 출마를 반대한다"며 "현대중공업 최대주주로 남아서 대선 출마를 고집한다면 노동조합은 현중의 미래와 2만 조합원의 일터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성명을 발표해 "정 의원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현대중공업의 미래와 함께 노동자들의 고용까지 위협할 수 있다"면서 "한 개인의 '정치야욕'에 현대중공업이 또 다시 어려워질 수 있는 '정 의원의 대선출마'를 2만 조합원과 함께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우리는 92년과 같은 '국민당 망령'을 바라지 않는다"면서 "지금 현대중공업은 정 의원 대선 출마설로 시장투자가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있다고 노동조합은 믿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벌써부터 생산과 안전에 신경을 써야 할 관리자가 본인과 부인의 '정 의원 후원회 가입'을 받아내고 외주노동자까지 가입시킨 흔적이 드러나는 등 부작용이 있다"며 "정 의원이 대선에 출마하려거든 자신이 가지고 있는 현대중공업 지분을 처분, 현대중공업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같은 노조의 출마반대 선언을 예상했던 일로 받아들이며, 내달 신당창당 및 대선출마와 함께 현대중공업 고문직 사퇴 등 현대계열사와의 절연을 가시화하기 위한 조처를 적극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음은 이날 현대중공업 노조에서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정몽준 의원 대선 출마 -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반대한다**

현대중공업노동자들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92년 대선 출마를 아직도 아픈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그런데 올 연말 대선을 앞두고 그의 아들인 현대중공업 고문이자 최대주주인 정몽준 의원이 월드컵 이후 대권관련 시소게임을 즐기더니 급기야 대선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어 현중노동자들은 '국민당' 망령을 또 다시 겪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현대중공업노동조합은 한 개인의 '정치야욕'에 현대중공업이 또 다시 어려워질 수 있는 '정몽준 의원의 대선 출마'를 2만 조합원과 함께 강력히 반대한다.

정몽준 의원은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지분 11%)로서 고문을 맡고 있다. 그동안 그가 울산 동구에서 4선 국회의원이 되기까지 현대중공업의 도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2000년 16대 총선 때도 마찬가지다. 유세장에는 최고 경영자인 사장을 비롯해 거의 모든 중역들이 나서고 다녔다. 하물며 그 밑에 있는 관리 조직들은 어떠했겠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오죽하면 노동조합이 올 3월 주주총회 자리에서 따져 물었을까. 12월 대선을 염려해 경영을 맡고 있는 사장을 비롯해 등기이사 한 명 한 명에게 "회사조직을 선거운동에 동원하지 말아달라"는 질문까지 했을 정도다.

그만큼 노동조합은 정몽준 의원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현대중공업의 미래와 함께 노동자들의 고용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인식을 하고 있고, 조합원들까지 걱정을 하고 있다. 이미 이러한 징후들은 현장에서 나타났다. 생산과 안전에 신경 써야할 관리자가 본인과 부인의 '정 의원 후원회 가입'을 받아내고 외주노동자까지 가입시킨 흔적이 드러나고 있다. 회사는 '본인 스스로 한 일이다'고 잡아떼고 있지만 경영과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들이 회사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을 노동조합은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

최대주주가 대선에 출마하면 현대중공업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날 수밖에 없다.92년 대선이 끝나고 최 아무개 사장이 비자금 조성혐의로 기소된 사실을 현중 노동자들은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이후 문민정부 아래서 현대가 겪은 어려움은 세상이 아는 사실이다.

또 최대주주라는 이름으로 현중노동자들의 피와 땀으로 이룩한 일들을 한 개인의 명예로 돌리는 모순된 일들이 얼마나 많았는가. 최대주주로서 늘 '회사 경영은 전문경영인이 맡아서 한다'고 했지만 우리는 믿을 수 없다.

그리고 올 상반기 대기업들의 실적이 좋은 가운데 현대중공업도 3조7,987억원의 매출 실적에 1,034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고 있지만, 시가총액은 8월 중순 현재 연초 대비 18% 줄었을 뿐만 아니라 주식 값은 2만원을 겨우 지키고 있다. 이는 최대주주로 있는 정몽준 의원의 대선 출마 설로 시장 투자가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있다고 노동조합은 믿고 있다. 따라서 노동조합은 정 의원 한 개인의 '정치야욕' 때문에 회사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92년과 같은 '국민당' 망령을 바라지 않는다.

정몽준 의원이 '대선 출마를 하겠다'고 한다면 먼저 현대중공업을 자유롭게 해야 한다. 다시 말해 정 의원 자신이 가지고 있는 현대중공업 지분을 처분하여 현대중공업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으로 남아야 한다. 그럴 때만이 현대중공업노동조합 2만 조합원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그대로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로 남아서 대선 출마를 고집한다면 노동조합은 현중의 미래와 2만 조합원의 일터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투쟁할 것이다.

현중노조는 정몽준 의원의 대선 출마 포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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