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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갈라설 조짐들, 노무현의 선택은?

재야출신 의원 모임 결성, 개헌론 공론화 등 분화양상

민주당이 심상치 않다. 6.29 서해교전에 대한 의원들간의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재야 출신 의원들이 개혁노선을 표방하는 의원 모임을 결성, 정책 노선에 대한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근태 고문과 이해찬 이상수 신기남 의원 등 개혁성향 의원 20여명은 2일 저녁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회동을 갖고 '개혁정치모임'을 발족키로 했다. 노무현 대통령 후보 지지세력 결집에 나선 것이다.

반면 박병석 의원 등 중도개혁포럼 소속 일부 의원들은 독자적인 정치세력화를 주장하면서 당내의 보수적인 흐름을 대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도포럼은 조만간 모임을 갖고 분권적 대통령제 등 개헌론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찬 "이인제, 한나라당과 똑같은 주장"**

'개혁정치모임'에는 김근태 고문, 이해찬 임채정 이상수 이창복 김영환 김희선 의원 등 30여명의 의원이 참여의사를 밝혔다.

모임의 대변인 격인 이해찬 의원은 "3김 시대 이후 새로운 정치질서를 만드는 데 합리적 개혁세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며, 당내 개혁세력이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아 당 개혁노선을 안정되게 이끌어갈 모집단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재야 출신 의원들은 물론 개혁적 마인드를 가진 의원들을 두루 포용해 합리적 대안세력을 형성해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또 "이 모임은 노 후보의 개혁 노선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명한 성격 규정을 내렸다. 이 의원은 특히 "민주당 내에서도 수구세력이 있다"면서 "이인제 의원이 금강산 관광을 중단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는 한나라당 주장과 똑같은 것"이라며 대립각을 분명히 세웠다.

현재 '개혁정치모임'은 기존 당내 개혁그룹의 하나인 쇄신연대와의 관계 설정이 해결해야 할 문제다. 쇄신연대 일각에서 '개혁정치모임'에 대해 '옥상옥'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이해찬 의원은 "쇄신연대와는 개혁정책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의 및 조정해 나갈 것이지만 조직적으로 통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상호 연대하는 독자조직이 될 것이란 뜻이다. '개혁정치모임'에는 10여명의 쇄신연대 소속 의원들이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개헌론, 반노무현 세력 결집 매개 역할하나**

반면 중도개혁포럼(회장 정균환)은 곧 모임을 갖고 권력 분산을 위한 개헌 문제를 공론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 민주당 정치개혁특위 위원장인 박상천 최고위원은 3일 "대선전 개헌"을 주장했다. 지난 2일 이인제 의원은 "개헌 추진을 위해 한나라당 의원과도 만날 수 있다"는 말까지 내뱉었다.

민주당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개헌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친(親) 노무현이 아니라는 점이다.

따라서 8.8 재보선 결과에 따라서는 개헌론이 민주당내 '반(反) 노무현' 세력을 결집시키는 매개 역할, 더 나아가 노무현 이외의 대안을 만들어내는 정계개편의 고리 역할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처럼 정책노선에 대한 성향 차이, 개헌문제에 대한 입장 차이 등에서 민주당은 지금 복잡한 분화의 길을 걷고 있는 듯 보인다.

한쪽엔 개혁정치모임과 쇄신연대가 있다. 다른 한쪽엔 중도개혁포럼과 친이인제 중부권 의원들, 그리고 구동교동계가 있다. 물론 양쪽이 각기 단일대오를 구축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의원 개개인마다 입장 차이를 드러내는 대목도 많다.

하지만 한쪽은 친(親) 노무현, 다른 한쪽은 노무현 외의 대안까지를 생각하는 그룹으로 대별해 보는 것이 큰 무리는 아닌 듯하다.

한편 일부 비주류 중진 의원들의 탈당설도 들린다. 지난 민주당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K 의원은 언제 탈당하는 게 적당한지 고심하고 있다는 설이 당 안팎에 파다하다. 또 경선에서 이인제 캠프에 합류했던 J 의원은 사석에서 "내가 이 당에 있어야 할 이유가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며 탈당을 고심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노무현, 당을 추스릴 것인가, 쪼갤 것인가?**

이렇게 지금 민주당은 집단적으로, 개별적으로 분화의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6.13 지방선거 참패, 그리고 노 후보의 지지도 하락이 직접적 원인일 수 있다. 따라서 8.8 재보선에서 당이 승리하고, 노 후보의 지지도가 다시 올라가면 지금의 분화양상이 잦아들 여지도 크다.

하지만 의원 개개인의 정책성향에 대한 입장 차이, 개헌문제 등 정치권의 중장기적 미래를 내다보는 전망의 차이, 그리고 각자 지역기반의 차이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설령 8.8 재보선에서 당이 승리한다 하더라도 당의 굳은 단합을 섣불리 예측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이 한 가운데에 노무현 후보가 서 있다.

노 후보는 최근 불거진 서해교전사태에 대해서도, 개헌 공론화 움직임에 대해서도 이렇다 할 구체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일단 당의 총력을 결집시켜 대선 승리를 이끌어야 할 위치이기 때문에 선뜻 한쪽 편을 들 수 없는 형편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노 후보가 침묵으로 일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 침묵으로 일관한다 해서 단합이 저절로 오는 것도 아니다.

어떤 방식으로 노 후보가 당을 추슬러 갈 것인지, 아니면 명확하게 한쪽 입장을 밝히면서 당의 분화를 오히려 가속화시킬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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