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 56명은 23일 정치자금 수수사실을 양심고백한 민주당 김근태, 정동영 의원에 대한 검찰의 소환조치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두 의원은 지난 3월, 2000년 8.30 최고위원 경선 당시 권노갑 전 고문으로부터 정치자금을 지원받았다는 사실을 고백한 바 있다.
현재 권노갑씨 정치자금을 수사중인 검찰은 두 의원에게 소환을 통보하고 출석을 종용하고 있으나 두 의원은 "비리사건 연루자들과 함께 조사받을 수 없다"며 불출석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의원들은 '검찰의 기계적이고 관료적인 대응은 정치개혁을 위해 온몸을 던져 자신을 고발한 두 의원들을 절망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검찰은 고백한 양심을 사지로 몰고, 숨고 있는 양심을 더 꼭꼭 숨으라고 주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성명에는 강성구, 이종걸 의원 등 민주당 소속의원 53명과 한나라당 김원웅, 김부겸, 안영근 의원 등이 서명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정치자금 양심선언한 정치인의 소환수사 철회를 다시금 촉구한다.**
김근태 의원과 정동영 의원에 대한 검찰의 출국금지조치와 계속되는 소환 압박은 국민에게 깊은 실망감을 안겨 주고 있다. 이 두 의원에게 누가 감히 돌을 던질 것인가. 과연 검찰이 그렇게 할 수 있는가?
이미 보름전 15명 국회의원은, 두 의원에 대한 검찰소환조치가 오히려 불법정치자금에 대한 제2 제3의 양심선언을 가로막고 불법정치자금이 근절되기를 바라는 국민의 여망을 실현하는 데에도 어긋난다는 취지로, 이를 철회하라는 성명을 낸 바 있다. 그럼에도 검찰은 아랑곳하지 않고 두 의원을 마치 일반 범법자인 양 포토 라인에 세운 뒤 불구속기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두 의원은 고해성사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위법사실을 털어 놓았다. 검찰의 아주 기계적이고 관료적인 대응은, 정치개혁을 위해 온몸을 던져 자기자신을 고발한 두 의원들을 절망으로 몰아 넣고 있다. 검찰은 고백한 양심을 사지로 몰고, 숨고 있는 비양심을 더 꼭꼭 숨으라고 주문하고 있다.
검찰은 두 의원에 대한 소환수사를, 정치자금에 관한 제도개혁에 동참하는 취지에서, 철회할 것을 준엄히 촉구한다. 만일 끝내 검찰이 이를 거부하는 경우, 우리는 두 의원이 이같은 검찰의 부당한 소환조사에 응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 우리는 다시 한번 이번 일을 계기 삼아, 김근태 의원, 정동영 의원과 함께 불법적인 정치자금 수수관행을 뿌리 뽑고 투명하고 깨끗한 정치를 위해, 힘과 지혜를 합해 나갈 것을 천명한다.
2002년 5월23일
국회의원
강성구,강운태,고진부,곽치영,김경재,김명섭,김성순,김성호,김영진,김영환,김원기,김윤식,김태홍,김택기,김화중,김효석,김희선,남궁석,문석호,문희상,박광태,박용호,박인상,배기운,설훈,송영길,신기남,심재권,유재건,이강래,이미경,이종걸,이해찬,이호웅,이희규,임종석,임채정,장영달,장정언,장태완,전갑길,정대철,정동채,정범구,정세균,정장선,정철기,조배숙,조성준,조한천,천정배,최용규,허운나(이상 민주당)
김부겸,김원웅,안영근(이상 한나라당)(가나다 순)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