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후보 강원지역 경선에서 이회창 후보가 8백91표(득표율 80.5%)로 1위를 차지, 대세론을 이어갔다. 최병렬 후보는 1백1표(9.1%)로 2위, 이부영 후보는 71표(6.4%)로 3위를 기록했다. 이상희 후보는 44표(득표율 4%)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종합 득표누계에서도 2천8백9표를 얻은 이회창 후보는 독보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 최병렬 후보(4백51표), 3위 이부영 후보(3백93표), 4위 이상희 후보(1백3표)의 순위에는 변동이 없었다.
이날 강원지역 대회에는 1천1백7명이 참여(총 선거인단 1천8백55명), 59.7%의 투표율을 보였다.
향후 경선 레이스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점쳐지는 '슈퍼 4연전'의 첫 대회전에서 이회창 후보가 80%가 넘는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함에 따라 남은 경선 과정에서도 별다른 이변이 연출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전체 선거인단의 34.1%가 밀집된 한나라당 경선의 '슈퍼 4연전'은 내일(24일) 대구 경북, 27일 전북, 28일 부산 경남 지역 순으로 이어진다.
특히 최병렬 후보는 연고지인 영남권 경선에서 극적 반전이 일어나지 않는 한 앞으로 돌풍을 기대할 수 있는 지역이 사실상 전무하다.
전북지역이 개혁성향이 강하다는 자체 판단에 따라 이 지역 경선을 계기로 '개혁후보론' 확산을 꾀하고 있는 이부영 후보 역시 이번 주가 갈림길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날조된 조작극을 중단하라"**
투표에 앞서 열린 후보 연설에서 이회창 후보는 민주당 설훈 의원의 발언에 대해 "김 대통령의 충실한 하수인이 터무니없는 중상모략을 시작했다"면서 "정부는 날조된 조작극으로 이회창을 죽이려 하고 있다"고 강력 비판했다.
이 후보는 또 '3홍 비리 의혹'과 관련해 "세 아들을 포함한 대통령 일가의 부정축재 진상을 스스로 밝히고 엄정한 법의 심판을 받을 것을 요구한다"며 "만일 김대중 정부가 이러한 요구를 묵살하고 중상모략을 계속한다면 나는 국민과 함께 정권 퇴진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병렬 후보는 "대통령 아들 3명 중 하나는 조직폭력배하고 놀아나고 둘째는 아태재단을 관리한다고 수십억원의 비자금을 만들고 셋째는 돈을 해먹어서 얼마나 벌어놨길래 학생신분으로 미국의 백만달러짜리 집에 사는가 하면 소송 취하금으로 60만불을 주기로 했다"며 "도대체 이게 어느 나라 얘기인지 믿을 수가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최 후보는 이어 설훈 의원의 발언과 관련, "더러운 정권이 우리 당에 대해서 근거도 없는 음해로 사건을 만들어서 뒤집어 씌우려 하고 있다"며 "이회창 후보가 이 일로 심리적 타격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서 심심한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부영 후보 역시 "김대중 정권의 계승자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정권을 이어간다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현 정부의 실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후보는 그러나 "김대중 정권은 설훈이라는 사람을 내세워서 대의원들의 표가 더욱 이회창 후보에게 몰리도록 만들고 있다"며 선거인단의 표쏠림 현상을 경계했다.
이상희 후보는 "정치권의 부정부패 비리공방으로 날이 지고 새고 한다. 그래서 국민들, 젊은이들이 정치를 지겨워하고 외면한다"고 관조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과학경제론'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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