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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사퇴한 이인제 어디로 가나

JPㆍ 장기표ㆍ 노무현 제휴 손짓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사퇴한 이인제 의원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후보를 사퇴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제휴의 손짓을 보낸 김종필 자민련 총재와 함께할 것인가, 중도개혁 노선을 주장하며 당에 남아 정계 변화를 지켜볼 것인가, 제3의 세력과 손잡을 것인가.

이인제 의원은 지난 18일 이틀째 자곡동 자택에 머물며 정국 구상에 몰두했다. 또 자택을 찾아온 장기표 푸른정치연합 대표 등 수십명의 지지자들도 만났다. 이 의원은 5월 미국을 방문했다가 지방선거 전에 귀국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경선에서 사퇴했지만 그의 행보는 이번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이 경선과정에서 불거졌던 노 후보와의 갈등을 풀지 않고 JP와 손잡는 등 다른 정치적 결정을 할 경우 상황은 노 후보에게 불리하게 전개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이 의원의 정치적 재기 성공 여부도 그의 향후 행보에 달려있다. 이 의원 측근들 사이에 JP와 손잡는 방안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JP에게 이인제는 '가뭄의 단비'**

김종필 자민련 총재는 18일 이 의원과 곧 회동할 뜻을 밝혔다. 김 총재는 이날 오전 마포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의원의 마음이 무척 공허할텐데 고향 선배로서 메워주고 싶다"며 "골프나 치자고 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이 의원을 만나면 큰 뜻을 굽히지 말고 대한민국의 옳은 정치 바탕을 이루기 위해 계속 노력하자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JP의 발언은 지방선거 이후를 겨냥한 정계개편, 보수대연합 구상과 이어져 있다. JP는 19일 KBS 라디오에 출연, "이인제 의원이 올해 대선과 관련해 역할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JP는 또 지방선거를 전후한 '자민련과 이 고문간 제휴 가능성'에 대해 "가정을 놓고 이야기하면 붕 뜨는 수가 있으니 좀 더 차분하게 봐 주기 바란다"며 강력한 추진의지를 드러냈다.

자민련이 이번 대선에서 최소한 캐스팅보트 역할이라도 담당하려면 지방선거에서 교두보를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이대로는 텃밭인 충청지역조차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나눠 먹힐 우려가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인제-JP 연대를 통한 경기-충청-강원 중부권 신당 창당 구상 등은 매력적인 카드다. 결국 이인제 카드는 고사 위기에 빠진 자민련과 JP에게 '가뭄에 단비' 같은 역할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JP는 이날 기자간담회와 인터뷰 등을 통해 직접 나서서 자신의 다급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인제, JP의 손짓에 응답할 것인가?**

JP의 회동 제의에 이인제 의원도 전용학 의원을 통해 "그렇지 않아도 만나뵈려 했다"며 "골프든 식사든 만나서 여러 문제를 상의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JP의 제휴 손짓에 대한 이 후보 측근들의 반응은 찬반 양론이 분분하다.

JP와 연대를 찬성하는 측근들은 "현실정치의 공백을 없애기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충청권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번 기회에 JP와 손잡아 충청, 경기, 인천, 강원 등 중부권을 주요 기반으로 중도 노선을 기치로 내건 신당을 창당하자"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반면 "2007년 대선 등에 대비, 이미지 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JP와 손잡지 말고 긴 호흡을 해야 한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이 의원 측은 "지방선거 전에 두 사람이 만날 수 있지만 정치적 연대까지 추진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JP와 이 의원의 연대가 현실화된다 하더라도 그 시기는 지방선거 이후일 가능성이 크다. JP-이인제 관계에서 급한 쪽은 JP다.

***장기표 대표와 회동**

한편 18일 저녁 자곡동 자택을 방문한 장기표 푸른정치연합 대표와 이 의원의 만남도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이다. 장 대표가 최근 "구시대 정치를 청산하고 문명사적 대전환에 부응하는 국가운영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새 정당을 만들려 한다"며 정치 재편을 주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회동은 장 대표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구체적인 회동 내용에 대해선 양측 모두 밝히지 않았다.

장 대표는 회동 후 회동 사실 자체를 부인하면서도 "이 전 고문과는 서울대 법대 시절 '사회법학회'를 같이 한 절친한 선후배 사이"라며 "사퇴한 이 전 고문의 처지가 안타까워 위로할 마음을 갖고 있었다"고 회동 내용 일부를 우회적으로 전했다.

장 대표는 "민주당 경선에 앞서 인터넷에 이 전 고문을 비판하는 듯한 글을 올렸는데 실제론 이 전 고문을 비판한 게 아니어서 섭섭한 감정을 풀어주려 했다"며 "나의 글을 민주당 특정후보가 이 전 고문을 비난하는 데 활용해 마음이 아팠다"고 덧붙였다.

장 대표는 "노무현 후보에 대한 얘기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나는 별로 좋은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장 대표와 행보를 같이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이 의원이 JP와의 연대가 아닌 다양한 선택지를 모색해보고 있다는 측면에서 주목되는 일이다.

***노무현도 이인제 끌어안기 모색**

이 의원이 경선 후보를 사퇴함에 따라 사실상 민주당 대선 후보로 결정된 노무현 후보에게 이 의원과의 제휴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이 의원이 JP 등과 연대할 경우 대선 정국은 노 후보에게 불리하게 전개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노 후보는 18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당장은 아니지만 적당한 시기에 만나 위로도 하고 당을 위해 함께 협력하고 도와달라고 부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 후보와 이 의원간의 갈등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 의원 측근들은 "노 후보 주도로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이 의원이 충청권 지원 유세에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사퇴한 뒤 불과 며칠 사이에 JP, 노무현, 장기표 등 다양한 정치세력이 이 의원에게 손짓하고 있다. 이 의원은 어떤 손짓에 응할 것인가. 향후 이 의원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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