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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수법 민주당선 효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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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수법 민주당선 효과없다”

노무현 캠프 - ‘색깔론’ 방어에 자신감

민주당 이인제 후보가 다시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하기로 결정, 민주당 국민경선이 좌초될 고비를 넘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강빌딩에 위치한 노무현 후보 캠프 사무실은 의외로 차분한 분위기였다. 후보와 함께 지방에 내려가 있거나 기자들을 상대하느라 캠프 사무실을 지키고 있는 관계자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노 후보 캠프는 이인제 후보 측의 움직임과는 상관없이 이번 주말에 있을 경남ㆍ전북 경선 준비에 매달려 있었다. "국민들의 신망을 얻는 것이 중요하지 다른 후보의 움직임에 부화뇌동하지 않겠다"는 것이 노 후보 캠프의 입장이다.

캠프 사무실에서 만난 황이수 홍보정책팀장은 "후보도, 캠프 사람들도 말을 아끼기로 했다"면서 "캠프의 공식적인 입장은 유종필 공보특보에게 확인하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황 팀장은 "이인제 후보가 오늘(27일) 기자회견을 통해 제기한 '색깔론'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두 후보 모두에게 상처를 내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며 "천정배 의원을 통해 당 선관위에 상호비방이나 흑색선전에 대해 엄정하게 대처해 달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중 한 기자에게서 노무현 후보가 타고 다니는 차종을 묻는 전화가 걸려왔다. 최근 이인제 후보는 "서민후보를 자청하는 노 후보가 자신의 차인 에쿠스보다 고급인 체어맨600S를 타고 다닌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 후보의 경선 포기 파동을 거치며 노 후보의 승리가 감지되면서 그에 대한 검증이 시작됐음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한나라당서 배운 정치기술 민주당에선 효과 없다"**

잠시 후 기자는 민주당 기자실에서 유종필 언론특보를 만났다. 경선이 본격화되고 이인제, 노무현 두 후보간의 공방이 치열해지면서 유 특보는 캠프 사무실보다 민주당 기자실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한다.

유 특보는 이인제 후보가 노 후보의 노선이 '길거리의 급진개혁'이라며 '색깔론'을 제기한 것에 대해 "한나라당에서 배운 정치기술을 민주당에서 써먹으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색깔론이 먹히는 시대는 이미 지났고 큰 설득력을 발휘하지 못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특보는 "노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당선되면 한나라당에서 색깔론을 들고나올 것이 분명하므로 지금 이 후보 측과의 노선 논쟁은 일종의 예방주사라고 생각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인제 후보 측에서 제기한 '음모론'의 주인공이기도 한 유 특보는 "이번 후보 사퇴 파동으로 이인제 후보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다"며 "신의가 없는 사람은 스스로 설 자리가 없다(無信不立)는 공자님 말씀대로 국민경선의 판을 깨려했던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음모론, 불공정경선 문제를 제기하는가"라고 주장했다.

이인제 후보는 근거없는 음모론에 대한 사과부터 하고 경선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 노무현 후보 측의 공식적인 입장이다.

***"노 후보는 소나기 쏟아지면 맞는 스타일"**

한편 유 특보는 정계개편론에 대해 "노 후보가 주장하는 정계개편은 국민회의가 새천년민주당이 된 것과 똑같은 맥락"이라며 "민주당 정강정책을 지키면서 개혁적 국민정당으로 확대 강화하지는 취지"라고 밝혔다.

유 특보는 "이인제 후보가 '당을 깨려고 한다'는 것과 당 밖에서 '보혁구도로 몰아가려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정계개편론에 대한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 안팎에 큰 반발이 있는데 정계개편을 자꾸 거론하는 의도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미 쟁점이 되어 있고 상대편에서 자꾸 왜곡시키기 때문에 진의를 전하려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노무현 후보는 소나기가 쏟아지면 피하기 보다 맞는 스타일이라는 것이 유 특보의 설명이다.

유 특보는 "그러나 정계개편이 이미 시작됐다는 일보 신문의 보도는 오보"라며 "아직 다른 정치인에 어떤 제안을 하거나 접촉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노무현 후보는 국민에 호소해 지지가 생기면 공개적으로 정계개편을 진행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이미 대세는 결정났다"**

노무현 캠프 측은 남은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압승을 장담한다. 이번 주 일요일에 있을 전북지역 경선에서 이인제 후보를 앞지를 수 있다고 기대한다. "대세는 이미 결정났다"고 캠프 사람들은 말한다.

유종필 특보는 "정치가는 단 5%에게 지지를 받더라도 지지자들이 자긍심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인제 후보는 이번 파동을 통해 지지자들을 실망시켜 그들을 놓쳤다"고 말했다.

이인제 후보의 경선 포기 파동이 한바탕 폭풍우처럼 지난 뒤 노무현 후보 측은 오히려 승리를 장담하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이 후보 측은 전세를 가다듬고 정계개편론, 음모론, 또 색깔론까지 결부시킨 초강수로 '노풍'을 잠재우겠다는 태세다. 민주당의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로 자리를 굳힌 노무현 후보가 앞으로 이러한 역공을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해 나갈지 주목된다.

노무현 캠프는 "현재 1위인 이인제 후보가 왜 스스로 패배감에 젖어 음모론을 제기하는가"라고 반문한다. 강한 자신감. 이것이 경선 중반에 다다른 노무현 캠프를 이끄는 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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