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가 입법화돼야 하는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7명 사이에서도 찬반 의견이 반반으로 갈렸다. 노무현 김근태 한화갑 유종근 후보는 대체복무제 입법화를 찬성한 반면 이인제 정동영 김중권 후보는 반대했다.
사형제, 간통죄, 재외동포법 등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법 개정을 둘러싸고 각 후보들 간의 입장 차이도 명확히 드러났다. 노무현 김근태 한화갑 유종근 정동영 후보는 사형제 및 간통죄 폐지, 재외동포법 개정을 모두 찬성한 반면 김중권 후보는 모두 반대했다.
상위권 주자인 이인제 노무현 후보의 '몸 사리기'는 사회 분야에서도 이어졌다. 이인제 후보는 사형제 폐지, 간통죄 폐지, 공창제 도입, 사후피임약 시판 등 무려 4 문항에 대해 찬반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며, 노무현 후보는 인간배아연구 허용과 보신탕 양성화에 대해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표>
***'양심적 병역거부' 허용 찬반 양론 팽팽**
이인제 정동영 김중권 후보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제 입법화를 반대한 반면 노무현 김근태 한화갑 유종근 후보는 찬성했다. 유종근 후보는 "신성한 병역의무를 회피하는 병역기피자를 처벌하는 것은 당연하나 처벌 수단이 형벌에만 의존하는 것은 인도적이지 못하다"며 "대체복무 수단을 제공하되 복무 기간의 연장 등 페널티를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반대 입장을 밝힌 정동영 후보는 "남북 대치 상황이고 수많은 현역근무 군인들의 사기문제, 군대에 귀한 아들을 보내고 노심초사하고 있는 부모들을 생각해야 한다. 그러나 양심의 자유와 인도적 견지에서 장기적인 검토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형제 폐지에 대해 김중권 후보는 "반인륜적 범죄에 한해 집행해야 한다"며 사형제도 유지를 주장했다. 이인제 후보는 찬반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채 "반인륜적 범죄를 제외하고 폐지하는 것이 시대적 추세"라고 애매한 입장을 보였다. 다른 후보들은 모두 사형제 폐지를 찬성했다. 한화갑 후보는 "사형제를 법정 형벌로는 유지하되 그 선고를 최소화하고 집행을 최대한 회피하는 실질적 사형 폐지 국가의 위상을 지향한다"며 법정 형벌로는 남겨 놓은 채 사문화하자는 입장이다. 유종근 후보는 "사형제도는 무고한 사람을 국가권력이 살인하는 결과를 빚을 수 있다"며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한다는 차원에서 종신형으로 처벌해도 된다"고 주장했다.
간통죄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후보는 정동영 김중권 후보다. 정 후보는 "사생활의 영역에 개입하는 것이므로 궁극적으로 페지돼야 하지만 현재 당장 폐지한다면 오히려 여성 권익이 침해되는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근태 한화갑 노무현 유종근 후보는 간통죄 폐지를 주장했다. 김근태 후보는 "사적인 개인간의 문제에 국가권력이 개입돼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간통죄는 원칙적으로 폐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인제 후보는 찬반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폐지하는 방향으로 입법을 추진하되 여성의 권익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작년 말 헌법재판소에서 중국 조선족과 러시아 고려인을 적용대상에 포함시키지 않는 현행 재외동포법에 대해 헌법 불일치 결정이 내려졌다. 조선족과 고려인에게도 재외동포법 상의 특혜를 주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이인제 노무현 김근태 유종근 후보는 찬성한 반면 김중권 후보는 반대했다. 찬성한 후보들은 중국 러시아와의 외교적 마찰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해법을 제시했다. 김근태 후보는 "자유왕래를 기본으로 하되 취업은 당국의 허가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고, 유종근 후보는 "재외동포법 자체를 폐기하고 법무부 등 관련 당국이 기술적으로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동영 후보는 찬반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감성적인 문제가 아니다"라며 "중국 러시아와의 외교문제를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소년 성범죄자 명단 공개 모두 찬성**
청소년 성범죄자 명단 공개를 계속해야 한다는데 7명의 후보 모두 동의했다. 청소년 성범죄가 급속히 확산되어 가고 있는 가운데 이를 근절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는 인식을 모든 후보가 공유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김근태 후보는 '가해자 인권 보호'나 '이중처벌'이라는 사회적 논란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성폭행, 강제추행, 성매수, 매매춘 등 범죄의 종류에 따라 신상공개 여부와 공개의 구체화 정도를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현재 의사 처방으로 판매중인 사후피임약 판매에 대해 이인제 후보를 제외한 모든 주자가 찬성했다. 한화갑 김근태 유종근 후보는 "원치 않는 임신으로 고통받는 여성들, 특히 미혼모와 아기들을 생각할 때 사후피임약 시판은 바람직한 조치"라고 밝혔다. 한 후보는 "여성들의 자기결정권도 존중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이인제 후보는 "청소년의 건전한 성문화가 정착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애매한 태도를 보였다.
한화갑 후보는 공창제 도입을 찬성했다. 한 후보는 "사창의 사회적 문제를 최소화한다는 관점에서 신중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인제 후보는 찬반 입장을 밝히지 않고 "관련 분야 종사자들의 인권, 복지, 건강이 전제돼야 한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나머지 후보들은 공창제 도입을 반대했다. 정동영 후보는 "공창제를 제도화한 나라는 한두 국가에 불과하다"며 "성매매 금지를 위한 사회적 공감대 확산과 사회문화 운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종근 후보는 "공창제 도입으로 윤락의 피해자인 여성들의 인권이 더욱 유린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김근태 후보는 "매매춘이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공창제 도입을 반대했다.
***보신탕 양성화, 이인제 반대, 노무현 무응답**
보신탕을 식품으로 양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이인제 후보는 "현 상태로의 유지가 당분간 현실적"이라며 반대했다. 노무현 후보만 찬반 입장을 밝히지 않은 가운데 나머지 후보들은 모두 식품으로 양성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근태 한화갑 정동영 유종근 김중권 후보는 "개고기는 우리 고유의 식문화"라며 "다만 국제적으로 비난받고 있는 도살 등 유통과정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질병치료를 위해 인간배아연구를 허용해야 하냐는 질문에는 이인제 김근태 정동영 유종근 후보는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한화갑 김중권 후보는 반대했다. 노무현 후보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찬성 입장을 밝힌 후보 중 유종근 김근태 후보는 "윤리문제를 감안해 엄격한 기준과 통제하에 제한적으로 허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화갑 고문은 "윤리가 과학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소극적 역할에 머무른다면 과학과 인간의 문제에 대한 근본적 성찰은 기대할 수 없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