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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방한 반대 시위 5천여명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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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방한 반대 시위 5천여명 참가

경찰, 시위대와 보도진 폭행 10여명 부상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방한 이틀째인 20일 오후 3시 서울 종묘공원에서는 민주노총, 전국농민회총연합, 전국민중연대, 한총련, 민주노동당 등 6백여개 단체 회원 5천여명이 참석한 '부시방한 반대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이날 시위는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 이후 최대 규모로 추산됐다.

시위대와 경찰간에 심한 몸싸움이 벌어져 시위대 10여명이 다쳤고 집회가 끝날 무렵 경찰이 보도진을 폭행했다. 일부 시민들은 경찰의 강경진압에 거세게 항의하며 몸싸움을 벌였다.

집회 참석자들은 명동성당으로 행진했으며 일부는 오후 10시경까지 도심에서 산발적인 시위를 벌였다.

***성조기 태우자 경찰 진입**

이날 시위대의 일부가 오후 4시 45분경 라이터로 성조기에 불을 붙이려는 순간 경찰이 진입해 집회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곤봉과 방패를 휘두르면서 집회 현장을 진입한 경찰에 맞서 시위대는 들고 있던 깃대 등으로 격렬히 저항했다. 이 과정에서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이연숙 공동대표 등 시위대 10여명이 다쳤다. 참여연대 안진걸 간사는 머리를 다쳤고 시민 김모 씨는 왼쪽 눈 주변을 부상해 서울대 병원과 백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경찰 책임자를 만나 평화적인 시위 보장과 폭력 진압 재발방지를 강력히 요구해 집회장 안에 있던 전경 2개 중대 병력은 10여분 만에 종묘공원 밖으로 물러났다.

집회 사회자인 최규엽 민주노동당 자주통일위원장은 "미국 내에서도 성조기를 불태우는 것은 표현의 자유로 보장받는데 한국 사람이 미국 국기를 불태우는데 한국 경찰이 왜 이렇게 난리를 치냐"고 성토했다.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5시 35분경 집회를 마치고 가두행진을 하려는 시위대를 경찰이 막아 격렬한 몸싸움이 계속됐다. 경찰은 "합법적인 집회가 끝났으니 해산하라"고 요구했으나 오종렬 전국연합 상임의장, 문정현 신부, 서경원 전의원 등이 앞장선 시위대는 "부시 방한 반대 항의 서한을 들고 미 대사관에 가겠다"고 주장하며 대치했다.

***성조기 부착하고 차량 시위 벌여**

오후 5시 50분경 공원 앞 차도에는 성조기와 '부시 방한 반대' 등 구호를 부착한 남북공동실천연대 소속 차량 4대가 등장했다. 차량을 둘러싸고 일부 시위대와 경찰 간에 여러차례 충돌이 있었다.

경찰은 차량에 부착된 성조기를 압수하는 과정에서 시위차량의 백미러를 부수고 이를 취재하던 MBC 취재기자의 목을 조르는 등 시위대와 기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경찰은 또 AP TV, 로이터, SIPA등 외신기자들을 둘러싸고 취재를 방해하고 취재장비를 파손했다.

종묘집회에 참석했던 시민사회단체 회원 5백여명은 오후 6시30분 롯데백화점 앞 도로를 점거했으나 경찰의 저지로 명동성당으로 옮겨 정리집회를 가졌다. 명동성당 집회에는 한총련 소속 학생 3천여명도 합류했다.

***시민들, 경찰 강경진압에 항의**

저녁 7시 40분경 명동성당에서 집회를 마친 이들은 도심 곳곳에서 산발적인 시위를 벌였다. 한총련 소속 학생 1천여명은 서울 종로 2가 YMCA 건물 앞 도로를 점거한 채 경찰과 대치하다 경찰이 강제진압을 시도해 종로 5가 방향으로 이동했다.

또 5백여명의 학생들은 명동 지하철역 부근에서 3개 차선을 점거한 채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경찰이 시위 학생들을 연행하는 과정을 지켜보던 일부 시민들은 경찰에 거세게 항의했다. 이들은 경찰과 몸싸움을 벌여 연행되던 학생들을 떼어내기도 했다.

도심 곳곳의 산발적인 시위는 밤 10시경에 모두 끝났다.

***환영집회도 계속돼**

재향군인회 등 보수단체들의 부시 방한 환영 집회도 계속됐다. 서울시 재향군인회(회장 최한민) 회원 2천여명은 오전 8시 시청 앞 광장 등 시내 26개 지역에서 '부시 대통령 환영 겸 안보 궐기 대회'를 가졌으며 재향군인회(회장 이상훈) 회원 1천여명도 낮 12시 임진각 망배단 앞에서 환영 집회를 가졌다.

종묘공원에서 '부시방한 반대 범국민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공원을 찾은 일부 노인들은 시위대에 거칠게 항의하며 곳곳에서 집회 참석자들과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자신을 월남참전용사라고 밝힌 김모 씨(60세, 자영업)는 "국민들이 단합해서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위대에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이미 부시 대통령은 국빈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하고 있는데 이러면 안 된다"면서 "미국이 주둔해서 우리나라가 존재하는 것이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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