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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7억원 배상하라"

회사에 손해 끼친 삼성전자 이사들에 판결

계열사에 주식을 저가매각하거나 경영상태가 부실한 기업을 인수, 회사에 손해를 입힌 삼성전자 이사들은 9백여억원을 회사에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이는 부당 내부거래 등 불법적 기업행위에 경종을 울린 것이며 그동안 대기업들을 상대로 벌여왔던 소액주주운동의 큰 성과로 평가된다.

수원지법 민사7부(재판장 김창석 부장판사)는 27일 참여연대가 장윤선씨 등 22명의 삼성전자 소액주주들을 원고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삼성전자 이사들은 94년 12월 순자산가치로도 주당 5천7백33원인 삼성종합화학(주) 주식을 주당 2천6백원에 삼성건설과 삼성항공에 매각키로 결의해 회사에 6백26억6천만원의 손해를 끼쳤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또 이천전기공업(주)을 인수해 2백76억2천만원의 손해를 끼친 점을 인정하는 한편 뇌물공여를 기업활동 수단으로 볼 수 없다며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비자금을 건넨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게도 75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을 내렸다.

김창석 부장판사는 “재벌의 부당 내부거래는 공정경쟁을 막는 자본주의 발전의 암적 존재였다”며 “내부거래 관행으로 그룹 전체에 이익이 된다고 하더라도 계열사는 주주들의 권익을 위해 계열사의 이익만 추구해야 한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참여연대는 지난 98년 삼성전자 주주들을 모아 이건희 회장, 윤종용 이사 등 총 11명의 전.현직 삼성전자 이사들을 상대로 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공여행위, 삼성종합화학 주식의 부당한 저가매각행위등 5건의 위법행위로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총 3천5백11억여원을 연대하여 삼성전자에 지급할 것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계열사인 중앙일보와의 부당내부거래행위, 삼성물산 및 삼성중공업과의 부당내부거래행위에 대해서는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 집행되었거나 이사들이 업무에 관여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승소판결은 지난 97년 제일은행 전.현직 이사들을 상대로 한 주주대표소송에 이어 두번째이며 대기업을 상대로 승소하기는 처음이다.

법원은 지난 7월 분식회계, 대출사기 등으로 기소된 대우사건 피고인들에게 중형을 선고하고 26조원이라는 천문학적 추징금을 선고한 적이 있다.

차형근변호사는 "상법상 이사가 위법행위를 한 경우 배상하도록 되어 있으며 이번 판결은 이를 엄격히 적용한 것"이라며 "주식회사의 등기이사는 대주주의 의사에 따를 수 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사정을 들어 법적인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우리나라 대기업에서 가장 큰 문제가 우량 계열사의 부실 계열사 지원이었는데 이번에 책임을 지우게 해 재벌의 부패 고리가 끊기게 됐다”며 “사법부가 재벌그룹의 문어발식 경영에 대해 철퇴를 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참여연대는 또“이번 판결은 재벌기업의 이사회 기능을 활성화하고 실질화하는 데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이사들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배상해야 하는 9백77억8천여만원은 삼성전자에 귀속되며 이번 판결에 가집행이 붙었다.

***<삼성전자 주주대표소송 청구내용과 판결내용 요약>**

(1) 보유 투자자산의 부당한 저가매각

● 청구내용

가. 피고 : 이건희(당시 이사 및 지배주주), 이해민, 김광호, 윤종용, 이윤우(당시 대표이사), 최도석(당시 자금담당 이사)

나. 청구이유 :
삼성전자 당시 이사인 피고는 1994. 12월 17일 이사회 결의로 1주당 1만원에 취득(1994.4.26)한 계열회사인 삼성종합화학주식회사 발행 주식 2,000만주를 주당 2,600원의 저가로 계열회사인 삼성건설과 삼성항공에 매각함으로써 장부가를 기준으로 1,480억원 상당의 손실을 삼성전자에 끼쳤음.

다. 청구액 : 1,480억원

● 판결내용

가. 피고 : 김광호, 이해민, 문병대, 진대제, 최도석

나. 손해배상액 : 626억6천만원

다. 판결이유 :
1) 삼성종합화학(주)의 1주당 주식가치가 위 처분 당시 보수적인 평가방법이라 할 수 있는 삼성종합화학의 순자산가치라는 관점에서 보아도 위 2,600원을 훨씬 상회하는 5,733원에 이르고 있었고,
2) 종전 취득가액(1만원)에 비하여 그 주식가치가 1/4 수준으로 감소되었다고 볼 만한 별다른 사정도 없으며
3) 1993. 6.경 처분가격 2,600원보다 훨씬 비싼 6,600원에 거래된 실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4)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법인의 이사들이 법인에게 이익이 되는 처분의 가능성을 고려하지 아니하고 조세법률주의에 따라 법규에 근거를 둔 세액만을 징수할 수 있는 조세징수권자의 입장에서 평가한 가액을 근거로, 불과 1시간 동안의 토론 끝에, 일시에 삼성종합화학에 대한 지배주주로서의 지위를 양도하는 결과를 갖는 2,000만주라는 많은 주식을, 종전 취득가액의 1/4 가액에 처분하기로 결의하였다는 것은 도저히 이사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한 것으로 볼 수 없고, 따라서 이사로서의 임무를 해태하였다 할 것임.

(2) 이천전기공업(주)에 대한 출자 및 지급보증행위

● 청구내용

가. 피고 : 김광호, 이해민, 송용로, 이학수, 윤종용, 박희준, 이윤우, 문병대, 진대제(대표이사), 이건희(대표이사 및 지배주주), 최도석(자금담당 이사)

나. 청구이유 :
삼성전자와 별다른 거래관계가 없었고 재무구조가 극히 부실했던 이천전기에 대하여
1) 삼성전자의 당시 이사인 피고들은 1997.3.15. 90억원 상당의 대주주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출자한 이래 1998. 3.경 까지 증자방식 추가출자 200억원, 지급보증 총액 약 2,104억원에 이르는 거액의 출자 및 지급보증을 하였으나
2) 1998.6.18. 이천전기는 기업구조조정과정에서 퇴출판정을 받고 결국 청산절차에 들어가게 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출자 및 지급보증으로 인해 약 2,000억원에 이른 손실을 삼성전자에 끼쳤음
3) 삼성전자가 출자와 지급보증을 할 이유가 없는 부실한 회사에 대하여 거액의 출자와 지급보증을 계속한 행위는 원래 삼성중공업이 경영하던 이천전기의 부실에 따른 책임을 삼성전자가 인수한 행위로서 이는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이자 계열사를 부당하게 지원한 것이어서 경영진의 충실의무 위반 및 임무해태에 해당하는 위법행위였음.

다. 청구액 : 1,904억원

● 판결내용

가. 피고 : 이윤우, 이해민, 송용로, 윤종용, 박희준, 문병대, 진대제, 최도석

나. 손해배상액 : 276억2천만원

다. 판결이유 :
삼성전자가 이천전기(주)를 인수하기 직전의 이천전기(주)의 비정상적인 재무상황에 비추어 이천전기의 인수에 따른 위험성의 정도가 통상적인 범위를 이미 훨씬 넘어서고 있는 사정이었으므로, 마땅히 1997. 3. 14. 인수결의에 참석한 삼성전자의 이사들은
1) 이천전기의 인수에 따른 위험성의 정도를 면밀히 검토하였어야 함에도,
2) 이사회 개최 전은 물론 이사회 당일에도 참석 이사들은 그와 같은 점에 대하여 충분한 정보에 기하여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한 검토를 하지 아니한 채, 결의하였는 바, 이사로서의 임무를 해태 하였다고 하지 않을 수 없고,
3) 이와 같이 잘못된 인수로 인하여 인수일로부터 2년도 경과하기 전에 이천전기(주)가 퇴출기업으로 선정되어 청산됨으로써 삼성전자가 입은 손해(인수시부터 청산되기까지 삼성전자는 1,999억원을 출자하는 등의 지출을 하였으나 이천전기가 95억원에 매각, 청산됨으로써 최소한 1,904억원의 손해를 입었다) 중 위 인수결정에 따른 손해액인 276억여원을 이사회에 참석하여 찬성한 피고들은 연대하여 배상할 의무가 있다.

(3) 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공여행위

● 청구내용

가. 피고 : 이건희(당시 삼성전자 이사 및 지배주주)

나. 청구이유 :
피고 이건희는 1990년~1992년,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재임시절 여러차례에 걸쳐 대통령의 직무에 관하여 합계 금200억원 뇌물을 제공.
뇌물제공 당시 이건희는 삼성그룹의 회장이자 삼성전자의 이사로서 삼성전자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지위에 있었고, 뇌물공여자금의 일부인 금 75억원을 비서실을 통해 돈세탁을 걸쳐 삼성전자로부터 조성하는 위법행위를 범함.

다. 청구액 : 75억원

● 판결내용

가. 피고 : 이건희

나. 손해배상액 : 75억원

다. 판결이유 :
피고 이건희가 1988. 3.경부터 1992. 8.경까지 삼성전자로부터 조성된 자금 75억원을 교부받아 소외 이종기를 통하여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공여한 행위는 형법상의 범죄행위에 해당하는 위법한 행위이고, 이와 같이 위 피고가 위법한 행위를 함으로써
1) 삼성전자로 하여금 75억원의 불필요한 지출을 하게 하여 그에 상당한 손해를 입게 하였다 할 것이므로, 위 피고는 삼성전자에게 발생된 손해액인 75억원을 배상할 의무가 있으며
2) 기업활동을 함에 있어서도 법질서의 범위 내에서 행하여야 하므로 이를 벗어나서 행위한 것이 결과적으로 회사에게 이익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할지라도, 뇌물공여와 같은 형법상의 범죄행위를 기업활동의 수단으로 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할 것이고,
3) 이를 불가피한 행위라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경영판단으로서 보호될 수도 없음.

(4) 계열사인 중앙일보와의 부당내부거래행위

● 청구내용

가. 피고 : 이건희(당시 이사 및 지배주주), 김광호, 이윤우, 이해민, 윤종용(당시 대표이사), 최도석(당시 자금담당 이사)

나. 청구이유 :
삼성전자의 이사인 피고들은
1) 1996. 1.경 신문광고를 집행하면서 계열회사인 중앙일보에 특별광고를 고가로 집행하면서 중앙일보를 지원하였고,
2) 1994년부터 1996년 사이에 지속적으로 중앙일보 발행 잡지들에 대해 계열관계에 있지 않는 다른 기업 등 광고주들이 지급하는 광고단가보다 약 30%이상 고가로 광고료를 지급하는 등 계열관계에 있는 중앙일보를 부당하게 지원하여 삼성전자에 3억7,475만원의 손실을 끼쳤고
3)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이하 ‘공정거래법’) 상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하는 위법행위를 저질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1998년 1월 31일 ‘시정명령’을 받았다.

다. 청구액 : 3억7,475만원

● 판결내용

가. 판결 : 기각

나. 판결이유 :
원고들의 위 주장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위 각 행위가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 집행되었거나 피고들이 위 광고게재 업무에 관여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집행에 관여하지 않은 것이 이사의 임무를 해태한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으며, 피고들이 그와 같은 사실을 알고도 제지하지 아니하고 승인하거나 묵인하였음을 인정할 증거 역시 없음.


(5) 삼성물산, 삼성중공업에 대한 부당내부거래행위

● 청구내용

가. 피고 : 김광호, 이해민, 이윤우, 송용로, 윤종용, 박희준, 문병대, 진대제(당시 대표이사), 이건희(당시 이사 및 지배주주), 최도석(당시 자금담당 이사)

나. 청구이유 :
1) 계열회사인 삼성물산(주)를 지원하기 위하여 1994. 12. 5. 이후 국제경영연구원의 임대차보증금과 월차임을 과다하게 지급하는 방법으로,
2) 계열회사인 삼성중공업(주)를 지원하기 위하여 1997. 6. 14. 이후 산청연수원의 임대차보증금과 월차임을 과다하게 지급하는 방법으로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하였으며, 3)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불공정거래행위로 인정되어 13억8,300원의 과징금을 부과받는 위법행위를 하였다.

다. 청구액 : 48억4,100만원

● 판결내용

가. 판결 : 기각

나. 판결이유 :
원고들의 위 주장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위 각 행위가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 집행되었거나 피고들이 위 임차 업무에 관여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집행에 관여하지 않은 것이 이사의 임무를 해태한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으며, 피고들이 그와 같은 사실을 알고도 제지하지 아니하고 승인하거나 묵인하였음을 인정할 증거 역시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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