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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해리 포터, "재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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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해리 포터, "재미 없다"

원작에만 충실, 극적 긴장 떨어져

원작자 조앤 롤링에게 가위눌린 <해리 포터>. 한 시사주간지에서 14일 개봉한 영화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전 세계에서 1억 5천만 권,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을 쓴 조앤 롤링은 영화 제작에 원작을 재해석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내걸었고 이로 인해 영화적 재미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

2시간 30분에 달하는 상영 시간은 원작을 읽지 않은 관객들에게는 다소 지루하다. 이 영화 마케팅 파트너 회사인 한국코카콜라에서 주최한 시사회 도중 부모를 졸라 밖에 나갔다 오는 아이들이 적지 않았다.

영화 문법에 충실하지 않아 영화적 재미도 떨어진다. 영화는 긴 상영 시간에 비해 극적 긴장이 떨어진다. 배꼽 잡을 만한 유머도, 코끝이 찡한 감동도, 화려한 액션도, 뛰어난 영상미도 찾아보기 힘들다.

각국에서 <해리 포터..>는 엄청난 흥행몰이를 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열풍이 시들고 있다. 미국과 영국에서 이 영화는 여전히 박스오피스 1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개봉 3주차 주말 미국 박스오피스는 전주에 비해 59%나 하락했다. 영국에서도 개봉 2주째 관객 수가 첫 주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자국 코미디 영화가 인기를 끌면서 개봉 2주차 1위 자리를 내놓았다.

<해리 포터...>의 흥행은 물량공세와 배급력 덕분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 영화가 상영되는 북미 상영관 숫자는 3천6백72개로 역대 최고다. <해리 포터..>의 좌석 점유율은 3천개에 못 미치는 극장에서 개봉한 <스타워즈 에피소드1>에 못 미친다.

우리나라에서는 400만이 넘는 원작을 읽은 독자층, 2천여 개에 달하는 해리 포터 웹사이트 등이 엄청난 흥행을 예감하게 만들지만 장담하기 힘들다. 최근 관객들의 한국 영화에 대한 선호도가 더 큰 가운데 <화산고>, <두사부일체> 등 대작이 14일 개봉한다. 아동용 애니메이션 <몬스터 주식회사>도 오는 21일 개봉한다.

또 한국 영화시장에 가족 관객층이 잘 형성되어 있지 않고 그나마 여름방학에 몰려 있다. 각종 공연과 모임으로 분주한 12월에는 서울 관객 100만을 넘는 흥행작이 나오기 어렵다.

영국의 기숙학교 등 이질적인 문화적 배경도 문제. 성장영화 성격도 가지고 있는 이 영화가 좀더 넓은 층의 관객들을 불러 모으기 위해선 우리나라 관객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요소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미 원작 소설에 매료된 이들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듯. 원작의 중요한 장면은 모두 스크린으로 옮겨졌고 구성도 소설 줄거리를 쫓았다. 4만대 1의 경쟁을 뚫었다는 해리 역의 다니엘 래드클리프, 해리 친구인 론 위즐리와 헤르미온느 그레인저 역의 루퍼트 그린트와 엠마 왓슨은 조앤 롤링이 “이보다 더 완벽한 캐스팅은 없다”며 만족감을 표시했을 만큼 소설 속 캐릭터를 닮았다.

***해리 포터 시장 600억원대**

영화 <해리 포터..>를 짓누르는 것은 조앤 롤링만은 아닌 듯싶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관련 업체들이 캐릭터 상품을 만들고 백화점에서 앞다퉈 전용매장을 개설하는 등 영화 밖 열풍이 더 뜨겁다.

해리 포터 판권의 국내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워너브라더스코리아(한국워너)에 따르면 지난 12일까지 의류(메가물산), 완구(레고 코리아), 게임(EA 코리아) 등 18개 업체와 캐릭터 사용 계약을 했으며 지나월드, 화승 등 2개 업체와 계약을 앞두고 있다.

한국코카콜라는 자사의 페트제품을 해리포터 그림으로 포장해 시판 중이며 완구 제조업체 레고코리아는 해리 포터 시리즈 11가지 제품을 내놓았다. EA 코리아도 곧 3D 어드벤처게임인 '해리 포터 한글판'을 출시할 예정이다.

한국 워너 측은 완구, 의류, 게임 등 캐릭터 상품 시장 규모에 대해 최소 1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설책도 영화 개봉으로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책 매출액만 280여억원. 300만명으로 예상관객으로 잡고 있는 영화의 예상 수익은 180여억원. 이외에도 OST음반, 비디오, DVD 등도 틈새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유통업계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롯데 백화점은 14일부터 수도권 9개점과 지방 6개점 등 15개 지점에 해리포터 전용매장을 개설하고 각종 캐릭터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미도파, 현대 백화점도 관련 상품전과 각종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 아이들 연말 선물의 주요 테마가 될 해리 포터 시장은 국내에서만 6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관련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한편 미국에서는 해리 포터를 이용한 마케팅 전략에 대한 반대 움직임이 일고 있다. 미국의 시민단체들은 코카콜라가 <해리포터..>제작사인 타임워터에 1억 5천만달러라는 거금을 주고, 독점적인 전세계 마케팅 파트너 자리를 따내자 ‘코카콜라가 <해리 포터..>를 악용해 아이들에게 유해한 음식물을 팔아치우려 한다’고 반대했다. 지난 11월 11일 미국의 시민단체인 공익과학센터(CSPI)는 워싱턴 DC 시사회장 앞에서 집회를 가졌고, <해리를구하자>라는 홈페이지(www.saveharry.com)를 만들어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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