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석 목사가 지난 10일 경실련의 신임 상임집행위원장이 됐다. 그러나 초대 사무총장을 역임했던 서 목사가 5년만에 다시 경실련에 복귀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그의 상임집행위원장 추대를 놓고 일부 지역 경실련과 상근자들 사이에 이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시민단체에도 서 목사가 최근 계속 시민단체에 대한 비판 발언을 했다는 점 등을 볼 때 ‘부적절한 인사가 아니냐’고 보는 이들도 있다.
경실련은 지난 10일 종로구청 대강당에서 회원총회 및 대의원 대회를 열고 신임 상임집행위원장, 사무총장, 공동대표 등을 뽑았다. 제 5대 사무총장은 부천 경실련 공동대표였던 신철영씨, 공동대표는 오경환 신부(전 인천 경실련 공동대표)와 정련 스님(전 민족공동체추진본부 본부장)이 됐다.
이날 대의원회에서 일부 대의원들은 시민단체에 대한 비판 발언, 정치참여 등을 이유로 서 목사의 상임집행위원장 선출에 반대했다. 경실련 집행부는 이견을 감안해 상임집행위원회(이하 상집위)에 결정을 위임했고, 상집위는 30여분간 회의를 거쳐 서 목사를 신임 상집위원장으로 추대했다.
서경석 목사는 북한 방문 일정 때문에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다.
***"상집위원회는 내부 의사결정기구일 뿐”**
상집위는 대학교수 등 각 부문 전문가와 지역 경실련 대표 등 50-60명으로 구성된 경실련 최고의 의사결정기구이다. 상집위는 한달에 한번 모여 대의원회에서 결의한 사업의 집행 여부, 예·결산안의 제안 및 심의, 사무총장 선출을 비롯한 내부 인사 등을 결정한다. 상집위원장은 보통 전임 위원장이 추천하며 인사위원회와 대의원회 등을 거쳐 선출된다.
경실련 박완기 지역협력팀장은 “상집위원장은 내부 이견을 조율하는 역할이지 외부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커다란 권한을 갖는 것은 아니”라며 “사무총장이 실질적으로 경실련 운동을 책임진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일부 지역 경실련이 서 목사를 반대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이러한 갈등은 다 해소됐다”고 밝혔다.
박 팀장은 반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목사가 추대됐던 배경에 대해 “그의 적극적인 스타일이 현재 침체된 경실련에 활기를 불러일으키리라는 기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경실련의 창립 멤버인 서 목사가 초대 사무총장을 역임한 이후 적극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는데, 경륜이나 역할 등을 고려할 때 그가 상집위원장을 맡을 때가 됐다고 상집위에서 판단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 시민단체 간사는 “최근 침체된 경실련이 다시 활기를 찾기 위해선 이왕이면 새로운 인물이 더 나았을 것”이며 아쉬움을 표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시민운동가들은 “그래도 시민운동을 일군 사람이 아니냐”며 “경실련에서 충분히 고민하고 내린 결정이라고 믿는다”고 평가했다.
서경석 목사는 지난해 말 "시민운동에는 시민도 없고 대안도 없다"고 말하는 등 최근 잇따른 시민운동에 대한 비판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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