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관련 국정조사' 특위가 공전을 거듭한 끝에 16일 첫 전체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야당 특위위원들만 참석한 '반쪽짜리' 회의였다. 야당 특위위원들이 전날 소집요구서를 제출했지만, 여당 특위위원들은 야당 특위위원인 김현·진선미 의원의 제척 문제를 이유로 이날 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 여당 위원들의 불참으로, 이날 회의에서는 여당을 향한 야당 특위위원들의 성토만이 이어졌다.
반쪽 회의는 이날 오전부터 일찌감치 예견됐다. 여당 측 특위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오전 새누리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의 특위 소집 요구에 대해 "민주당이 어떤 주장을 하든 우리의 방침은 전혀 변함이 없다"며 "여야 간 합의 없이 소집했으니 새누리당은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여당 측의 소집 거부에 대해 야당 특위위원들은 국정조사에 대한 의지가 없다고 보고 이를 비판했다.
야당 측 특위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시험에서 풀리지 않는 1번 문제를 놓고 나머지 문제를 풀 의지가 없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은 시간을 끌다 시험 마치는 종소리에 맞춰 같이 빵점을 맞자는 전략은 아닌지 매우 의심스럽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박영선 의원은 "새누리당에서 한 분 정도는 와서 못하겠다고 (소집을 거부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가야 국민에 대한 예의일 것"이라며 "지금 새누리당은 강도를 신고한 시민을 처벌해달라는 적반하장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여당 측이 배제를 요구하는 김·진 의원의 무고함을 주장했다. 정 의원은 "경찰과 선관위 관계자가 있던 상황은 감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검찰의 명백한 입장"이라며 "김현 의원이 현장에 있있던 것은 합법적 활동이며 특히 진 의원은 현장을 방문해 단 5분 머문 것이 전부다. 그런데도 근거 없이 일단 고발부터 하고, 이를 제척사유로 드는 것은 소가 웃을 일"이라고 말했다.
제척 요구 대상자인 진 의원은 "새누리당에 몇 개월 동안 고소 취하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7개월 간 버틴 이유가 지금 드러나고 있다"며 "권성동 의원이 제척을 요구하며 검찰 소환할 것이라고 얘기한 바 있다. 검찰에 압력 행사한 반증"이라고 여당 측에 역공을 퍼부었다.
김 의원 역시 "태만한 여당 의원들의 행위에 대해 국민의 이름으로 규탄한다"며 "저는 진상조사 위원으로서 의무를 지킬 것"이라고 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단언했다.
야당 특위위원들의 '성토대회'가 된 이날 회의는 약 1시간 20분 만에 끝났다. 신기남 특위위원장은 마지막으로 "반쪽 특위를 진행하려니 착잡하다"며 "이제 한 달도 안 남았다. 새누리당이 협조하고 참여해야 가능하다. 국조 활동이 정상화되도록 노력해주시고 국민 여론이 호응하지 못하면 여야 없이 다 비판받는다"며 여당 특위위원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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