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개시 회의는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10시 8분부터 11시 30분까지 1시간 22분간 진행됐다. 이 회의에서 양측은 이전 두 차례 회담에서 그랬던 것처럼 그동안 서로가 주장했던 사안들을 그대로 반복해 절충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임을 암시했다.
▲ 김기웅(오른쪽) 남측 수석대표와 박철수 북측 수석대표가 굳은 표정으로 회담장에 입장하고 있다. 양측 수석대표는 회의 시작 전 악수도 하지 않으며 냉랭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개성공동취재단 |
남측 김기웅 수석대표는 북측의 일방적인 개성공단 가동 중단 조치에 대해 지적하며 이와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수석대표는 이어 개성공단을 왕래하는 남측 인원의 신변안전과 기업들의 투자자산 보호를 위한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국제적 수준의 기업 활동을 보장함으로써 개성공단을 국제적 공단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기조발언에서 이번 회담이 개성공업지구를 빠른 시간 내에 복구·가동시키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않은 채, 개성공단 재가동에 남측이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양측 수석대표가 보인 이날의 행동도 회담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임을 보여줬다. 양측 수석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회담장에 들어섰고, 본격적인 회의에 앞서 의례적으로 하는 대표단 간 악수도 하지 않았다.
특히 북측 수석대표인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의 태도가 이전 두 번의 회담과는 사뭇 달랐다. 김기웅 수석대표가 비가 많이 왔다는 이야기로 말문을 열자 박 부총국장은 "내리는 비도 오늘 회담 결과에 따라 여러 가지로 이해될 수 있다"며 "공업지구 회담 결과가 큰 기여한다면 비가 미래의 축복이 될 수 있고, 아니면 한철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이 한번 열리고 끝나는 장인 '한철장'이 될 수도 있다고 비유하면서 이 회담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다음을 기약할 수 없음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이다.
한편 남북 양측 대표단 간의 냉랭한 분위기와는 달리 북측 관계자들은 회담에 대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북측의 한 회담 관계자는 회의 시작 전 남측 기자들에게 "오늘 회담 잘 되겠나? 잘 돼야 한다"며 "객관적으로 봐서도 이걸(개성공단) 어떻게 살리지 않을 수 있나. 다시 가동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혀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한 의지를 간접적으로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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