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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홍대 앞이 '불바다'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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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홍대 앞이 '불바다'가 된다?

[기고] 콜트-콜텍 기타 노동자와 함께 하는 페스티벌 '콜트 불바다'

노동은 부자들을 위해서는 기적을 생산하지만, 노동자를 위해서는 궁핍을 생산한다. 노동은 궁전을 생산하지만, 노동자를 위해서는 지옥을 생산한다. 노동은 미를 생산하지만 노동자를 위해서는 기형성을 생산한다. 노동은 기계를 통해 노동을 보충하지만, 그 반면에 일부의 노동자들을 야만적인 노동으로 몰고 가며, 또 다른 일부의 노동자들을 기계로 만든다. 노동은 정신을 생산하지만, 노동자를 위해서는 곧 백지상태를 생산한다.

위 인용문은 마르크스가 <정치학 경제학 수고>에서 노동소외를 설명할 때 썼던 유명한 구절이다. 이 인용문은 과잉노동, 대량해고, 저임금, 비정규직과 같은 냉혹한 노동 현실에서 고통을 받는 모든 노동자들을 위한 것이지만, 특히 콜트-콜텍 기타 노동자들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온다. 위 인용문 중에서 "노동은 기타를 생산하지만, 노동자들에게는 지옥을 생산한다"로 바꾸면 이 문장이야말로 콜트-콜텍 기타 노동자를 위한 것이 아닐까?

오늘로 콜트-콜텍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노동의 권리와 즐거움을 찾기 위해 싸운 지 2800여일이 된다. 한국 노동 운동 역사상 단일 사업장 투쟁으로는 가장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싸움 중의 하나인 이들의 장구한 투쟁은 이제 그 자체로 삶이 되었다. 그들이 돌아갈 현장이 현재 국내에 남아 있지 않지만, 그래도 그들은 기타를 만드는 노동자로 다시 복귀하고 싶은 희망의 끈을 버리지 않고, 수많은 투쟁의 시간들을 삶의 시간들로 바꾸었다.

어찌 보면 이들의 '투쟁의 삶'은 시련과 고난의 연속이었지만, '삶의 투쟁'은 오히려 즐겁고 행복했다. 수많은 국내 문화예술인들이 기타를 만드는 그들의 투쟁을 지지했고, 세계적인 밴드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RATM)'의 기타리스트 톰 모렐로와 보컬리스트 젝 데라로차는 콜트-콜텍의 노동자들과 연대하여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홍대 인디 밴드들은 2008년부터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마다 콜트-콜텍 해고 노동자들을 지지하는 공연을 펼치고 있다. 기타를 만드는 노동자들이지만, 정작 기타를 치지 못했던 그들은 파업과 투쟁 기간 동안 기타 연주를 배워 지금은 '콜밴'이란 밴드를 만들어 무대에서 즐거운 공연을 하고 있다. 이 투쟁의 시간이 아니었다면 그들은 기타를 단지 하나의 물건으로 보았을 것이지, 삶의 즐거운 놀이로 보지 않았을 것이다.

콜트-콜텍 노동자들은 오랜 투쟁의 결실로 2012년 2월 23일에 콜트악기 노동자들에 대한 정리해고가 무효라는 대법 판결을 받았지만, 불행하게도 콜텍 노동자들에 대한 정리해고 판결은 고법으로 파기 환송되었다. 콜트 사업장의 해고 노동자들은 승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돌아갈 곳이 없다. 콜텍 사업장 해고 노동자들은 해고 시점으로 돌아가 다시 외로운 싸움을 시작해야 한다. 이들은 지금까지도 끝이 없는 신기루 같은 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들에게는 아직도 기타를 만들고 싶은 희망과 열정이 있다는 점이다. 아주 적은 가능성만이라도 있다면, 우리는 지금 이 시점에서 모든 힘을 합쳐 그들이 다시 기타를 만드는 노동자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지하고 지원해야 한다. 그들에게 기타는 노동이 아니라 삶이기 때문이다.

콜트-콜텍 노동자들은 지금 콜트 악기의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나쁜 자본이 만든 나쁜 기타를 사용하지 말자는 운동인 셈이다. 그리고 그들은 이를 위해 수개월 전부터 매주일 거리에서 유랑 문화제를 문화연대, 그리고 인디 뮤지션들과 연대해서 벌이고 있다. 그리고 이제 다시 연대의 힘을 모아 <콜트불바다 "우리가 진짜 콜트다!">라는 타이틀을 걸고 오는 8월 11일(일) 오후 4시부터 10시까지 2호선 홍대입구역 인근 '걷고 싶은 거리'에서 대규모 뮤직 페스티벌을 연다. 이 페스티벌에는 지산, 안산, 인천 등 현재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형 록페스티벌처럼 해외 유명 밴드들은 없지만, 진솔하고 솔직하고 가슴 뭉클한 '콜밴밴드'와 그의 친구들이 등장한다. 투쟁으로 연대로 기타를 만드는 노동자 자신의 소외를 스스로 극복했던 콜밴과 홍대 인디 밴드 20여 팀이 이날 페스티벌의 주인공이 되어 여러분들에게 연대의 손을 내밀 것이다.

아래 전하는 이번 페스티벌 기획단의 초대의 글은 우리 시대에 수많은 직장과 직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거의 동일한 불행함을 함께 나누는 즐거운 연대의 이야기이다. 너무 무겁고 엄숙하게만 생각하지 말고 "일단 한번 놀러 오시라니까요?"

"음악의 가치와 의미가 기타 노동자들의 노동, 삶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음악인들이 자발적으로 준비하는 음악 페스티벌 <콜트 불바다>는 시민들과 함께 하기 위해 거리에서 개최되는 행사이다. 이 페스티벌을 통해 음악인들은 삶과 사랑, 자유를 노래하는 음악을 기타 노동자들의 착취를 통해 만들어진 기타로는 노래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기타가 사장의 탐욕을 채우는 이윤의 도구가 아니라, 자유와 삶을 노래하는 악기가 되어 사람들을 위로하고 희망을 주는 음악이 되길 바라는 희망으로 무대에 서기로 했다. 그런 의미에서 <콜트 불바다>에 참여하는 음악인들은 콜트-콜텍 기타 노동자들과 함께 "우리가 진짜 콜트다!"라고 외치며 음악과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지 않은 콜트 기타를 불매할 것을 제안한다."

☞음악가들과 해고 노동자들이 함께 만드는 음악 페스티벌 '콜트 불바다' 후원 페이지 바로 가기

ⓒ자립음악생산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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