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구제 관련 법안이 6월 임시 국회 안에 처리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논란과 서해북방한계선(NLL) 파문으로 상임위원회들이 줄줄이 법안 심사를 연기 혹은 중단하는 가운데, 가습기 살균제 법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여당의 강한 반대 기류에까지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다.
민주당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25일 현안 논평에서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새누리당이 전혀 협조해주지 않고 있어서 가습기 살균제 관련 법안들이 아직 상정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가습기 살균제 법안을 둘러싼 새누리당의 반대에 대해 당 차원에서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변인은 "가습기 살균제 관련 피해자들 구제에 대해서는 불과 몇 달 전 결의안에 대해서 거의 만장일치에 가깝게 찬성해 놓고 지금은 법안 상정조차 계속 반대하고 처리에 협조하지 않는 행태는 거의 사기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지난 4월 29일 국회는 93퍼센트의 높은 찬성률(재석 214명 중 찬성 198명)로 살균제 피해자 구제를 위한 결의안'(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 대표 발의)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 대변인은 "국민들을 상대로 그럴듯하게 보이기 위해서 결의안에만 찬성하고, 법안 처리에는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 점을 강력히 비판하며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이미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가 거의 끝났기 때문에 이번 6월 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내서 최소한 공청회라도 해야 한다"며 "다음번 국회 회기에서 처리될 수 있는 토대를 쌓는데 새누리당이 협조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는 결국 가습기 살균제 관련 법안의 처리가 9월 정기 국회로 넘어갔다는 의미다.
지난 2011년 8월 보건복지부의 역학 조사 결과 가습기 살균제가 폐 손상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드러난 후,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와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접수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례는 401건이다. 그 중 127건이 사망 사례(5월 13일 기준)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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