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초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
눈 깜짝할 사이에 작품 하나가 끝나버린다. 크레딧을 제외하고 딱 10초 분량의 영상으로만 이루어진 애니메이션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떠들썩한 잔치가 열린다. 7월 11일(수)부터 15일(일)까지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제3회 10초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조직위원장 박제동, 집행위원장 박태준, 집행위원 오광록, 임옥상)에서 기기묘묘한 10초짜리 애니메이션들을 만날 수 있다.
제3회 10초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의 임바다 프로듀서는 "대한민국에서 '애니메이터가 되기'란 돈, 편안한 삶, 연애, 안정적인 직장 등 무엇인가 하나 포기할 수 있는 사람만 할 수 있는 그런 일이었다"라고 했다. 상당한 예산과 시간을 투입한 거대 규모 작품으로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을 일으키겠다는 시도가 몇 차례 실패로 돌아간 끝에, "많은 걸 포기해야 했던 애니메이터들을 위한 축제,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10초짜리 영상들과 그동안 버려졌던 아주 작은 아이디어들과 작업물들이 모여 춤을 추는 그러한 축제"를 만들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2011년 7월 13일부터 21일까지 서울시 창작공간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 열렸던 제2회 10초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은 115편을 상영하고 7500여명의 관람객을 불러 모으는 등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올해부터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로 거듭한 제3회 페스티벌에서는, 경쟁 섹션에서만 무려 185편의 작품을 상영하게 된다(총 상영시간은 48분이다!). 1인 다작 출품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애니메이터 한 명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10초짜리 영상을 다수 제출하는 예도 있었다고 한다(물론 상영 가능하다).
이중 행사의 주체인 '스튜디오 쉘터'에서 선정하는 '쉘터 상'과 관객이 투표하여 선정하는 '10SEC상' 말고도,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이벤트는 'D.I.Y AWARDS'이다. 경쟁 섹션 작품을 보고 난 다음 자신이 선정한 기준에 따라 원하는 작품에 대해 시상할 수 있는 이벤트로서, 상품 또는 상금 역시 시상자가 기준에 걸맞게 준비해 와야 한다.
초청 섹션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앙시 오프닝 특별전'이다. 프랑스의 유서 깊은 애니메이션 스쿨 고블랭의 학생들이 앙시 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을 위해 제작한 90초 이내의 트레일러 작품들 23편이 상영된다. 그 외에도 10초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이 추구하는 정신과 닮아있는 해외 작품들, '제1회 및 제2회 10초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레전드', 10초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을 처음 기획했던 영상집단 '스튜디오 쉘터'의 대표작 등이 상영된다.
10초짜리 애니메이션들과 함께 선보이는 기획 전시도 다채롭다. 가장 먼저 후쿠시마 원전 사고 1주기 특별교류전 <원자력시대>展은 원자력의 실제적인 공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동시대의 한·일 젊은 작가들이 힘을 합친 전시다. <動시상영>展은 10명의 독립 애니메이션 작가가 멀티비전을 통해 각자의 작품을 상영하며 구성하는 인터렉티브 전시다. <인베이>展에서는 한국의 대표적인 화가들의 작품을 젊은 애니메이션 작가들이 애니메이션으로 재해석하는 독특한 결합을 보여준다. 임옥상의 <광화문연가>, 오윤의 <아라리요>, 주재환의 <패널티킥>이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한다. 한국 애니메이션 사상 최초 220만 관객을 돌파했던 2011년 작 <마당을 나온 암탉>도 이번 페스티벌에서 전시의 한 부분을 차지한다.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을 그대로 출력하여 레이어 사이에 관객이 직접 들어가 애니메이션을 몸으로 체감할 수 있는 관객 체험전이다.
자세한 내용은 http://www.10secfest.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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