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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 김려령 "학교 폭력 '보복'은 해결책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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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 김려령 "학교 폭력 '보복'은 해결책 아냐"

2년 만에 신간 <가시 고백> 발표, '성장통' 앓는 10대 그려

<완득이> 작가 김려령(42) 씨는 최근의 '학교 폭력' 소식을 놓고서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면서 "'사후 보복'보다는 '예방'에 초점을 맞춘 대책이 더 면밀하게 세워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힘든 시절을 겪는 청소년에게 "주변에 손잡아 줄 친구가 한 명이라도 분명히 있으리라 믿는다"며 "그러기 위해선 새 소설에서처럼 고백이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청소년 소설' 작가 김려령 씨가 2년 만에 새 소설 <가시 고백>(비룡소 펴냄)을 발표하고 7일 서울 중구 태평로1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학교 폭력 사태를 놓고 수차례 "가슴이 아프다"면서 자신의 소설이 청소년에게 '위로'를 또 어른에게는 청소년을 이해할 수 있는 '창'이 되기를 바라는 소망을 비쳤다.

▲ 김려령 씨. ⓒ비룡소
이번 <가시 고백> 역시 이런 작가의 마음이 투영된 소설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자기도 모르게 도둑질을 일삼는 고등학생 해일이다. 소설의 도발적인 첫 문장 "나는 도둑이다"는 그런 '상습범' 해일이 일기에 적은 내밀한 독백이다.

소설은 자기만 간직했던 그 불편한 '독백'을 밖으로 꺼내기까지의 갈등과 여정을 다룬다. 제목의 '가시'는 바로 꺼내기 힘든, 그러나 빼내지 않으면 곪아버리는 그런 고백 거리를 의미하는 셈이다.

해일은 지란, 진오, 다영 등 가정 문제나 사랑 문제로 각자 고백하기 어려운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친구들과 소통하며 어느 순간 자신의 비밀을 '고백'하는 데까지 나아간다.

고백하는 이와 고백을 듣는 이의 마음이 만나는 과정을 형상화하는 것은 '병아리 부화'다. 얼떨결에 시작된 해일의 유정란 부화 실험과 그로 인해 태어난 병아리들이, 친구들이 마음을 여는 직접적 계기가 되는 것. 작가 역시 실제로 '유정란 부화'를 실험해 본 적 있다며 "생각보다 쉬우며, 쉬운 과정에 비해 얻는 게 많다"고 말했다.

김 씨는 도둑 소년이 주인공이지만 범죄는 소재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범죄 이야기라기보다 "어떤 경우에 서로가 서로에게 손을 내밀 수 있는가에 관한 이야기"라고. '손을 내밀 수 있는 경우'에 대해 작가는 "자기의 행동을 뒤돌아보고 아파할 줄 알며, 타인에 대한 염치가 있는 아이들에겐 언젠가 저절로 손이 가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2007년 <기억을 가져온 아이>(문학과지성사 펴냄)로 제3회 마해송문학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김려령은 <완득이>(창비 펴냄) 외에도 <우아한 거짓말>(창비 펴냄), <그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문학동네어린이 펴냄) 등으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 왔다. <우아한 거짓말>로 '2012 IBBY(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 어너 리스트(Honour List)'로 선정되는 등 평단의 반응도 뜨겁다.

그 중에서도 작가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킨 <완득이>는 영화로까지 만들어지며 특히 사랑받았다. 이에 대한 부담도 크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대중적 기대에) 부담을 크게 느끼지 않는 게 타고난 성격인 것 같다"며 "작품을 새로 쓸 땐 전 작품에 대한 부담은 다 버려야 한다"고 답했다. 또 "<완득이>가 많이 팔린 것은 그 작품의 운명"이라며 "내가 쓴 다른 작품보다 더 마음에 든다고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학창 시절 독서실과 만화방을 동시에 드나들며 반장부터 소위 '문제아' 아이들까지 두루 친하게 지냈다는 작가는 지금 10대 청소년에게 "무엇이든 좋으니 저질러라"라는 조언을 전했다. 그는 꿈이 자주 바뀌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만일 실패하더라도 그 실패는 생의 관록으로 남을 것"이라 말했다. 단, "옆에 있는 사람들을 밟고 올라가는 게 아니라, 함께 손잡고 가는 도전이었으면 좋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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