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표는 18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노동, 정치개혁 의제를 중심으로 진보정의당과 안 의원 간 접점이 많아졌다는 데 동의를 표하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노 대표는 이날 오전 심상정 원내대표가 '결선투표제 연대'를 제안한 데 대해 "결선투표제는 이미 제가 법률로 제안했고 당 차원에서 오랫동안 얘기해왔다"고 한 뒤, "독일식 정당명부제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독일식 정당명부제) 중요성에 대한 평가가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서는 있었는데 이쪽(안 의원 측)에선 들어본 적 없다"며 "안 후보 측에 강력히 요구했지만, 국회의원 정수 축소 비판에 대해 비판하는 얘기만 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가 (안 의원에 대해) 실망했다면 대통령 선거 때 새정치 내용이 너무 포퓰리즘적"이라며 "준비가 덜 돼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안 의원 측이 정치적 좌표로 제시한 '진보적 자유주의'에 대해선 "현실 정치인 중에 제일 먼저 들고 나온 사람이 손학규"라며 "(손 상임고문이) 한나라당 국회의원이었던 시절 발표한 책 제목이 <진보적 자유주의의 길>"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어느 날 갑자기 발견된 게 아니라 있어 왔다"며 "낯익은 기치"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처럼 보수 대 진보적 자유주의로 가는 건 경계한다"면서 "진보적 자유주의가 진보정당의 한 블록 되는 것은 있을 수 있지만, 진보의 중심이 되는 게 바람직한 구도는 아니"라고 밝혔다.
안 의원 측 싱크탱크 이사장을 맡고 있는 최장집 교수가 노동 문제를 강조하는 데 대해선 환영의 뜻을 표했다. 그는 안 의원 측의 노동 의제 강조로 진보 정당의 입지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 "그런 의제가 활성화 되고 해법 경쟁을 하면 (진보 정당의) 역할도 커지고 연대도 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4월 노원병 보궐선거 이후 안 의원과 관계가 불편해지지 않았느냐는 질문엔 "앙금이 있다면 (안 의원이 겪은) 상임위 문제에 대해 글을 썼겠느냐"고 일축했다.
"이준석 부러웠다… 진보 정당, '스타 정치인' 키워야"
노 대표는 향후 진보정의당의 진로와 관련, 정책에 대해선 '세력 불문 공조', 선거에 대해선 진보정당을 중심으로 한 '야권 연대' 방침을 밝혔다.
그는 "노동과 복지과 관련된 정책 노선과 관련해서는 격의 없이 어떤 세력이든 과거를 불문하고 공조할 것이라는 생각 강하게 갖고 있다"면서 "선거 연대는 계속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심 원내대표 역시 이날 '결선투표제 연대' 구성에 대해 "(결선투표제에) 새누리당에서도 지지하는 의원들이 많다"며 참여 단위를 '모든 정당'으로 열어놓았다.
진보정치의 위기에 대한 자기반성도 이어졌다. 그는 "무상의료·무상보육만 얘기했지, 국민감정, 재정상태 등에 맞는 창조적인 내용으로 발전시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정치 생활을 회고하며 "첫 국회의원 됐던 2004년 보다 진보 정당 지지율 3분의 1로 떨어진 지금이 정치 의제에 대해 더 개방적"이라며 "우리가 잘못해서 이렇게 된 것이지, 제대로 한다면 더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이 지향해야 할 모델로는 '사민주의 정당'을 꼽았다. 그는 "양(노회찬, 조준호) 대표가 제안한 '사회민주노동당'은 예선에서 탈락하고 사민당이란 약칭으로 통과됐다"면서 "그러나 우리당이 가는 방향이 복지 국가와 민주적 절차 중시하면서 자본주의 폐해를 극복하는 사민주의 모델이라는 데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진보정치 위기 극복 과제로 '스타 정치인' 발굴을 들었다. 그는 새누리당 이준석 전 비대위원장을 만난 일화를 소개하며 "솔직히 말해 이준석이 부러웠다. 그리고 이준석을 비대위원으로 임명한 새누리당을 부러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의 진보는 어려운 집안에서 알아서 크라고 했는데, 이제는 의식적으로 키워야 한다. 앞으로 그렇게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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