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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파산·주가 폭락…○○○는 문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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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파산·주가 폭락…○○○는 문제 없어!

[親Book] 엘리자베스 토바 베일리의 <달팽이 안단테>

미국이 파산하면, 그럼 빅브라더는?

현대 자본주의는 빛의 속도로 이윤을 축적한다. 그만큼 더 빨리 더 많이 자본가들의 부는 천문학 숫자로 늘어난다.

월가에 있는 미국의 국가 부채 시계는 지금 15,280,600,000,000달러, 달리 말해 15.23조 달러를 넘어섰다. 가계 부채까지 합하면 56.5조 달러가 넘는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6경 3449.5조 원이다.

2011년 미국인들이 한 해 생산한 국민 총생산액 15.17조 달러보다 약 4배 가까이 많다. 미국인들은 지금 벌어들인 돈보다 더 많은 부채를 지고 있다. 쉽게 말해 미국은 이미 신용불량 파산 상태이다. 파산은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다.

미국의 국가 부채 증가 속도를 따라가다 보면 눈이 팽팽 돌아 어지럽다 못해 눈도 깜빡거리기조차 어렵다. 2008년 9월 30일 전광판 숫자를 열세 개에서 열네 개로 늘렸는데도 속도는 점점 빨라져 숫자를 열다섯 개로 늘려야 할 시점이 예상보다 훨씬 빨리 다가오리라고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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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국가 부채는 대부분 고스란히 모건-록펠러 제국이 지배하는 월가의 금고로 들어간다.

오늘의 세계를 표현하는 말로 신자유주의 시대, 세계화 시대, 석유 문명의 시대 등 온갖 수식어들을 갖다 붙인다. 그러나 가장 정확한 말은 아마도 돈의 시대일 것이다. 그리고 이 돈의 시대, 마몬의 시대를 만들고 군림한 빅브라더는 다름 아닌 모건-록펠러 제국이다.

이들은 풀뿌리 시민운동 출신의 대통령 버락 오바마조차 로봇으로 만들어 버릴 정도로 미국을, 아니 전 세계 국가들을 뒤에서 조종하는 실세 주인들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전 세계 인민들의 고혈을 빨아먹고 사는 흡혈귀들이다. 이들은 미국이 파산해도 끄덕 없다. 오히려 파산한 국가를 확실하게 접수하려 들 것이다.

거대한 세계의 채무 노예들

그런데 오히려 이들을 존경하고 월가에 가서 모건-록펠러 제국의 노예로 일하는 것을 영광으로 여기는 얼빠진 사람들이 한국에도 참으로 많다.

모건-록펠러 제국이 거의 모든 신문, 방송, 출판사, 문화예술 관련 회사의 주식을 거머쥔 채, 거의 모든 대학과 연구 기관과 수많은 문화예술가를 후원하는 큰 손으로서 대중매체와 문화예술을 조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노벨상조차 노벨 가문과 모건-록펠러 가문의 오래된 거래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오늘날 은행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거의 모든 국가의 인민들은 채무 노예들이다. 그 채무는 영원히 갚을 수 없다.

자동차에서 초음속 비행기로, 손으로 쓰는 어음에서 실시간 이트레이딩으로, 현대 자본주의는 새로운 시장과 신천지를 끊임없이 만들어 내는 마이더스의 손이었다. 그리고 그야말로 전광석화처럼 정신없이 빠르게 금융 독점 자본주의로 세상을 바꾸어 버렸다. 사람들은 자본주의가 제공하는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의 풍요에 취해 정신없이 빠르게 마치 블랙홀로 빨려들듯이 새로운 세상으로 빨려들어 갈 수밖에 없었다.

때려 부수고 죽이고 또 죽여도 금방 새로운 사람이 만들어지고 새로운 무기와 국가가 만들어지는 컴퓨터 게임은 지금의 세상을 그대로 반영한다.

그러나 사람들이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벗어날 수도 없고 부술 수도 없는 채무 노예의 족쇄와 멍에가 자신의 온몸에 채워져 있다. 물론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채워진 족쇄와 멍에를 알아차리지도 못하고 더구나 그 족쇄와 멍에를 채운 범인이 누군지조차 전혀 모른다.

그런데 이런 수많은 채무 노예들이 반란을 일으켰다. 우리가 99퍼센트라고 외치며 월가를 점령한 시민들은 족쇄와 멍에를 깨부수는 길은 주권자인 인민들이 연대해서 국가를 바꾸는 것이라고 자각한 사람들이다. 천하의 빅브라더도 종이호랑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챈 인민들이다. 사실 미국의 달러 지폐는 그냥 종이일 뿐이다.

그래도 달팽이의 삶은 지속된다

점령의 방법과는 전혀 다르게 채무 노예를 벗어나는 길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달팽이의 삶이다. 달팽이처럼 느리게 사는 삶이다.

진정한 삶이란 자연의 속도로 사는 삶이다. 지금의 자동차와 비행기 속도 기준으로 보면 느려터진, 참으로 볼품없고 재미없고 속 터지고 남루한 삶처럼 여겨질 것이다. 그러나 자본주의에서 아예 벗어나서 느린 속도로 자발적 결핍의 삶을 살다 보면 오히려 속도전의 전쟁 같은 자본주의 채무 노예의 생활이 지옥이다.

다가오는 에너지-식량 위기, 금융 위기의 가장 확실한 대안은 동물 농장을 99퍼센트가 점령하거나 동물 농장에서 탈출하는 것이다. 탈출은 자동차나 비행기로 하는 게 아니라 순전히 달팽이의 점액 같은 두 발의 땀으로 하는 수밖에 없다. 사람마다 몫이 다르듯 점령의 길과 달팽이의 삶 속으로 들어가는 길은 서로 다른 길이긴 하지만, 결국 한 길로 통한다.

엘리자베스 토바 베일리는 한창 젊을 나이인 서른네 살 때 스위스 여행 중에 미확인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온몸이 마비돼 움직이지 못하는 병에 걸리고 만다. 그렇게 침대에 누워 꼼짝도 못하고 지내던 어느 날 친구가 우연히 가져다 준 달팽이를 유심히 관찰하게 된다. 그리고 이윽고는 그 달팽이의 삶에 매료되어 달팽이를 벗으로 여기고 함께 살아가게 된다.

▲ <달팽이 안단테>(엘리자베스 토바 베일리 지음, 김병순 옮김, 돌베개 펴냄). ⓒ돌베개
그녀의 <달팽이 안단테>(김병순 옮김, 돌베개 펴냄)는 참으로 놀라운 관찰과 성찰의 기록이다.

달팽이는 인류 역사보다 훨씬 오래된 5억 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전 세계 구석구석 인간보다도 더 넓게 서식지를 갖고 있다. 달팽이는 스스로 분비한 점액으로 자신의 집을 만드는데, 최고의 건축 예술가이다. 집에는 문이 여러 개 있고, 부서지면 스스로 다시 점액을 분비해 고친다.

달팽이는 겨울잠을 자는데, 여러 개의 문을 닫고 가장 깊숙한 안쪽에서 잔다. 달팽이는 수천 개나 되는 이빨로 주로 채식을 한다. 육식을 하는 달팽이도 있다. 달팽이는 완전한 귀머거리로 후각, 미각, 촉각 등 세 가지 감각에만 의존하는, 침묵의 세계를 산다 등등.

2010년 여름에서 가을까지 몇 개월 동안 나도 병명을 모른 채 허리를 전혀 움직이지 못하고 엘리자베스 토바 베일리처럼 꼼짝없이 누워서 지낸 적이 있다.

채무 노예의 한 사람으로서 돈도 없고 찾아오는 그 누구도 없는 상태에서 고시원의 좁은 방에 누워 낮에서 밤으로 바뀌는 그 길고 긴 시간의 빛과 그림자를 보며 나는 자유인의 새로운 삶이 과연 나에게 가능할까 끊임없이 되묻고 또 되물었다.

점령의 방식을 선택해 살았던 젊은 날과 현실 사회주의 몰락 직후 전혀 다르게 선택했던 10여 년 동안의 달팽이 삶, 그 수많은 나날들이 하나하나 다시 떠올랐다. 이대로 일어나지 못한다면 어떻게 살까 수많은 걱정과 궁리도 나날이 쌓여갔다. 그리고 만약에 다시 일어나 걷게 된다면 가능한 앞당겨 점령의 삶을 정리하고 다시 제대로 된 달팽이의 삶을 살겠노라 다짐했다.

엘리자베스 토바 베일리는 그때의 다짐과 내게 숨어있던 달팽이 본능을 다시 강하게 일깨워 주었다. 비록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아직 모건-록펠러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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