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10시께 단장면 바드리 마을의 84번 공사 현장에서 마을 주민인 임호순(72·여), 엄복이(75·여) 씨가 굴착기에 밧줄로 몸을 묶고 굴착기의 운전을 저지했다. 한국전력 직원이 칼로 밧줄을 자르며 두 사람을 끌어냈고 이 과정에서 엄복이 씨가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임호순 씨는 팔목과 엉덩이에 철과상을 입었다.
이계삼 '밀양 765킬로볼트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은 "기자나 인권 단체 관계자 등 외부인이 없을 때만 이러한 폭력이 자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렇듯 부상자가 날로 속출하는 와중에 밀양시와 밀양시의회는 나 몰라라 하고 있다. 특히 밀양시의회 일부 시의원은 밀양 송전탑 공사 현장이 일촉즉발의 비상사태인 가운데 외유를 결정해 주민들의 공분을 샀다.
5명의 밀양시의원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연수'라는 명목으로 27일부터 4박 5일간 중국으로의 외유를 확정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밀양시의회는 23일 오후 긴급 회동을 열어 외유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한편, 송전탑 반대 현장의 인권 침해 실태를 살피고 연대 활동을 벌이기 위한 국내·외 인사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앰네스티 캐서린 베이버 아시아태평양국장이 24일 오전 밀양을 방문해 그간의 주민과 한국전력·경찰 간의 충돌 상황을 조사할 예정이다. 경북 청도면, 각북면 송전탑 반대 주민들도 농성장을 지지 방문한다. 24일 오후에는 탈핵 희망 버스 200여 명이 밀양을 찾아 25일까지 공사 현장 곳곳에서 주민들과 함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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