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준연 부사장은 23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핵발전소를 수주할 때 신고리 3호기가 참고 모델이 되었기 때문에 (밀양 송전탑 문제는) 꼭 해결돼야 한다"며 "2015년까지 (신고리 3호기가) 가동되지 않으면 지연된 기간만큼 매달 공사비의 0.25퍼센트에 해당하는 지체 보상금을 물도록 계약서에 명시돼 있다"고 밝혔다.
▲ 한국전력이 경남 밀양 지역 765킬로볼트 송전탑 공사를 사흘째 재개한 22일 오전, 주민들의 반발이 매우 거센 부북면에서 한 주민(오른쪽)이 팔에 깁스를 한 채 공사재개를 저지하고 있다. ⓒ뉴시스 |
UAE 핵발전소 사업은 한국이 자체 개발한 한국형 핵발전소(APR1400) 4기(5400메가와트)를 아부다비 서쪽 바라카 지역에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186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국외 핵발전소 건설 사업으로, 한국전력이 수주해 지난 2009년 12월 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2017년 1호기 준공을 시작해 2020년 5월까지 총 4호기가 건설될 예정이다.
계약 체결 당시 한국전력은 신고리 핵발전소 3호기로 'APR1400'방식의 안전성을 입증하겠다고 했다. 신고리 3호기는 'APR1400'방식으로 만들어진 최초의 핵발전소다. 결국, 위약금을 물지 않으려면 신고리 3호기를 가동해 'APR1400형' 핵발전소가 원활하게 운행된다는 사실을 보여줘야 한다.
'밀양 765킬로볼트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는 성명서를 내고 "수출 위약금을 물지 않기 위해 자국민, 그중에서도 70, 80대 노인들을 폭염 속에 산꼭대기에서 경찰과 맞서게 하는 패륜이 대체 어디 있다는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한국전력은 신고리 3호기가 가동되지 않으면 전력 대란이 일어날 것처럼 엉뚱한 호들갑을 떨며 주민들을 겁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반대 대책위가 계속 주장해왔듯이, 신고리 3호기의 발전량은 전체 전력 설비 용량의 1.7퍼센트에 불과하다"며 "정부도 올해 전력 예비율을 각각 7.4퍼센트와 16퍼센트로 전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력거래소는 안정적 예비 전력을 500만 킬로와트(전력 예비율 5퍼센트)로 정한 바 있다.
이어 이들은 "밀양 송전탑 공사는 이제 완전히 명분을 잃었다. 죽음의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지난 2001년 정부는 신고리 핵발전소(5·6호기)에서 생산된 전력을 경상남도 창녕군 북경남 변전소로 보내기 위해 765킬로볼트 송전탑 161개를 건설하기로 했다. 이 중 69개가 밀양시 5개 면(청도면, 부북면, 상동면, 산외면, 단장면)에 집중돼 주민들의 격렬한 반발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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