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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년에도 세상을 움직이는 건 화석연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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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년에도 세상을 움직이는 건 화석연료?

[해외 시각] 미국 에너지부 보고서 "주요 에너지원은 여전히 화석연료"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2012년 전 세계 석유 제품 소비량은 하루 8890만 배럴이라는 기록적인 수준으로 증가했다. 북미와 유럽에서 소비량이 감소했는데도 말이다. 특히 아시아에서 소비량이 크게 늘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2012년 316억 톤이라는 기록적 수준이었다.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석탄에서 천연가스로 대체되는 비중이 늘면서 감소했는데도 말이다. 미국에서 사용되지 않은 석탄의 상당량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도 하지 않는 중국 같은 곳으로 돌려지고 있다.

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군사 개입 가능성 등 중동의 불안과 혼란으로 원유 가격은 배럴당 115달러를 넘어섰다. 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공습이 감행되면 원유 가격은 배럴당 120달러를 넘을 수 있다.

미국도 유가 상승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그러면 일반인들은 좋아할 일이 아니다. 하지만 석유업체 경영진이라면 행운이라고 즐거워할 것이다.

에너지 전문가 마이클 클레어는 앞으로 이런 일이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화석연료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이 더 이상 증가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2040년 지구'에 대한 그의 얘기를 들어보라. 그때쯤 당신이 에너지 대기업의 CEO라면 정말 떵떵거리고 살 것이고, 나머지 인간들은 빚에 허덕일 것이다. <미국의 진보 웹사이트 '톰디스패치'의 편집자 주> (☞이하 마이클 클레어의 '화석연료의 미래'의 주요 내용. 원문 보기)

▲누가 화석연료 시대가 끝나간다고 말하나? 30년 뒤에도 석유는 물론 석탄조차 여전히 가장 지배적인 에너지원으로 존재할 것이라는 미국 에너지부 전망이 나왔다. 반면 이 예측대로면 기후변화로 지구는 재앙을 맞기 때문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희망적인 반대 예측도 있다. ⓒAP=연합

"신종 화석연료까지 가세한 화석연료의 부활"

미국 에너지부 전문가들의 예측이 맞다면, 2040년에 등장할 것으로 기대하는 놀라운 '새 연료'는 여전히 석유, 석탄, 천연가스다. 그리고 우리는 뜨거워지는 행성에서 살고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이 2040년 무렵이면 풍력, 태양열 등 재생 연료가 에너지의 대부분을 제공하는 녹색산업이 한층 발전해 있을 것이라고 믿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 에너지부가 내놓은 2013년도 세계에너지전망(IEO) 보고서의 전망은 다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40년 무렵 세상은 모든 연료 중에서 가장 탄소 함유 밀도가 높은 석탄이 재생, 핵, 수력 등을 합한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곳이다. 또한 석유는 여전히 대표적인 에너지원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특히 신종 화석연료를 채취하기 위한 수압파쇄 등 다양한 기술이 지금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세상이 온다는 것이다.

풍력과 태양열도 2040년 무렵이면 사용량이 더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전 세계 에너지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보잘것없을 것이다.

IEO가 정부 연구라는 점에서 한계를 갖고 있다. 현재의 상황을 근거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셰일 오일과 셰일가스 채굴을 위한 전 세계적인 대규모 투자처럼 장기적인 영향을 끼칠 현재의 에너지 개발 사업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래의 에너지 위기를 가늠해볼 중요한 자료이기도 하다.

IEO 보고서 주요 내용 중에는 3가지 근본적인 변화가 적시돼 있다.

- 세계 에너지 사용량은 급증세를 지속하면서 2010년 52경4000조 BTU에서 2040년이면 82경 BTU로 56%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1 BTU는 1파운드의 물의 온도를 화씨 1도 올리는 데 필요한 에너지양).

- 세계 에너지 수요의 증가분은 주로 아시아 개도국들에서 나온다. 2040년까지 30경 BTU에 가까운 에너지 수요 증가분 중 85%에 해당하는 25경 BTU가 이런 개도국들에서 쓰일 것이다.

- 중국은 최근 미국보다 에너지 소비가 많은 나라가 되었으며, 향후 30년 사이에 세계 에너지 수요 증가분의 40%를 차지할 것이다.

이런 예측이 정확하다면, 세계 경제, 정치, 건강과 복지에 끼칠 영향은 엄청날 것이다. 화석연료가 기후변화에 끼치는 영향이 막대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에너지 수요 증가를 충당하기 위해 모든 종류의 화석연료 생산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될 것이다.

에너지 소비 중심지가 전통적인 산업강국에서 개도국들로 옮겨가면서 에너지 공급원 확보를 위한 경쟁도 가열될 것이다.

이에 따라 전개될 4가지 중대한 추세를 고려해야 한다. 놀랄 정도로 풍부한 화석연료의 부활, 신종 화석연료의 비중 급증, 이산화탄소의 지속적 배출, 에너지 지정학의 중대한 변화 등이 그것이다.

화석연료의 지속적 지배

세계 에너지에서 차지하는 화석연료의 비중은 2010년 84%에서 2040년 78%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모든 형태의 에너지 중 압도적인 비중을 여전히 차지할 것이다. 2040년 세계 에너지 소비량 중 화석연료 종류별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석유 28%, 석탄 27%, 가스 23%일 때 재생에너지와 핵에너지, 수력에너지 모두 합해도 21%에 그친다.

수압파쇄 기술로 가능해진 '셰일가스 혁명'으로 천연가스 공급이 크게 늘어난다고 해도 석유와 석탄은 여전히 화석연류 중 대세를 유지할 것이다. 석유가 이렇게 화석연료 소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유지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보다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신흥국의 자동차 등 각종 차량 수요가 끝없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석탄이 석유 못지 않은 비중을 유지하게 되는 이유가 쉽게 짐작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과 서유럽에서 발전용 에너지원으로 석탄을 천연가스로 대체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통적인 산업국에서 석탄 사용이 감소하는 만큼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우려를 전기 수요가 압도하는 개도국에서 석탄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

각광받는 신종 화석연료

전통적인 화석연료들은 채굴 가능한 매장량이 급속히 줄어들고 있고 2040년 무렵이면 에너지 수요량의 일부분을 감당하기에도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화석연료 공급원은 채굴과 정제가 힘든 종류, 지역과 위치로 점점 바뀌게 된다. 캐나다의 타르 샌드, 베네수엘라의 초중질유, 셰일가스, 심해 원유, 북극 에너지 등이 이런 신종 화석연료원들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런 신종 화석연료가 세계 에너지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보잘것없었다. 하지만 빠르게 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셰일가스는 미국에서 천연가스 중 차지하는 비중이 2000년만 해도 무시할 만한 수치였다. 그러나 2010년에는 23%, 2040년에는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캐나다의 타르 샌드, 베네수엘라의 초중질유, 미국의 셰일오일 등도 비슷한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신종 화석연료들의 채굴 과정에서 전통적인 화석연료들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고, 에너지 생산 과정에서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는 점이다. 특히 '프래킹' 기술로 막대한 물이 투입되어야 하는 신종 화석연료들은 기후변화로 심각한 위기에 처할 물 공급을 둘러싸고 국제적인 갈등을 심화시킬 것이다.

끝없이 증가하는 온실가스 배출

인류의 화석연료 소비량은 2010년 44경 BTU에서 2040년 67경3000조 BTU로 증가할 것이다. 그것은 자명한 한 가지 결과로 귀결될 수 있다.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이 급증한다는 것이다.

2010년에서 2040년 사이에 에너지 사용에 의한 전 세계 탄소 배출은 46%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312억 톤에서 455톤으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이 수치가 보여주는 것만큼 기후온난화에 불길한 신호는 또없을 것이다.

화석연료 중에서도 석탄은 탄소 배출 증가의 최대 요인이다. 향후 30년 동안 온실가스 추가 배출될 143억 톤 중 68억 톤 즉 48%가 석탄 연소로 발생할 것이다. 석탄 연소의 대부분은 중국과 인도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두 나라는 기후온난화가 가속되는 데 가장 큰 책임을 지게 된다. 중국은 이 기간 탄소 배출의 절반을 차지하고, 인도는 11%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지정학적 긴장

몇 년 전만 해도 아프리카와 중동에 대한 미국의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이 예측했지만, 미국은 셰일가스 등 신종 화석연료 채굴 기술을 선도하면서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더 강력한 입지를 확보하게 됐다.

수평시추와 수압파쇄 기술로 미국은 자국내의 풍부한 셰일가스를 개발해 지난 10년 동안 채굴 가능 추정량을 두 배로 늘렸다. 이 기술을 회득하지 못하는 에너지 생산국들은 2040년 에너지 시장에서 상당히 불리한 처지에 놓이게 될 것이다.

러시아는 이 점에서 특히 취약한 편이다. 러시아는 전통적인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이 심하지만, 점점 생산량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위기를 맞고 있으면서 신종 화석연료를 채굴할 기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역시 석유와 가스 등 전통적인 화석연료 수입에 대한 의존도가 크지만 자국 내의 상당한 셰일가스 매장량에도 불구하고 채굴 기술이 부족해 에너지 생산국이 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신종 화석연료 채굴 능력이 가져올 정치적 영향에 대해 미국의 지도자들은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톰 도널런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지난 4월 콜럼비아대 연설에서 "미국의 에너지 공급이 늘어나면서 글로벌 공급 차질이나 가격 변동에 대응력이 높아지고, 국제 안보 목표를 추구하고 실행하는 것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글로벌 에너지 세력균형이 미국에게 유리하게 변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부인하기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2040년의 세계

하지만 예상 못한 변수들 특히 기후 영역의 변화로 인해 IEO 보고서의 예측이 그대로 현실화된다는 보장은 없다.

만일 IEO 보고서가 지적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2040년의 세계는 전례없는 기온과 해수면 상승, 초강력 폭풍, 산불, 가뭄이 빈발하는 상황을 맞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IEO가 제시한 시나리오는 명백한 이유로 인해 그대로 되지 못할 것으로 본다.

기후변화의 심각성과 파괴성이 분명해지면서 더 많은 사람이 에너지 정책과 에너지 대기업들에 대한 규제에 관한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하는 압력을 가하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대안 에너지 개발에 대한 투자가 강조되고, IEO의 예상보다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이 상당히 감소할 것이다.

에너지 대기업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지만 기후변화의 심각성 때문에 에너지 정책에 대한 변화 압력은 에너지 산업계의 저항을 누를 것이 틀림없다.

이러한 변화가 언제 일어날 것인지는 예측할 수는 없다. 2040년 이전에 이런 변화가 일어나는 게 좋다는 것만 말할 수 있다.

(번역: 이승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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