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는 15일 논평을 통해 하시모토 시장의 발언은 "여성의 존엄에 대한 모독이고, 역사를 왜곡하는 것이며, 반인도적 범죄를 옹호하고자 하는 내용으로 상식 이하의 발언"이라며 "일본의 지도급 인사들이 일본 제국주의의 과거 잘못에 대해 반성하고, 시대착오적인 인식과 언행을 하지 말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교도통신>은 하시모토 시장이 이날 자신의 발언에 대해 "(위안부를)용인하고 있지 않다. (용인한다는 것은)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해명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그는 지금까지 자신이 한 발언이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상처를 주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구미 국가들이 자유연애라는 이름으로 현지 여성을 이용한 것도 사실이다. 일본만 부당하게 모욕당하고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 ⓒAP=연합뉴스 |
앞서 하시모토 시장은 지난 13일 오사카 시청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총탄이 오가는 상황에서 정신적으로 신경이 곤두서 있는 집단에 위안부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일"이라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이어 왜 일본의 종군 위안부제도만 문제가 되느냐며 "당시는 세계 각국이 (위안부제도를)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국가적으로 위안부를 강제로 납치해 일하게 했다고 세계는 비난하고 있지만 2007년 각의 결정에서는 그런 증거가 없는 것으로 돼 있다"며 "사실과 다른 것으로 일본이 부당하게 모욕받고 있는 데 대해서는 확실히 주장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시모토 시장의 이러한 발언에 일본 내에서도 강한 질타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아사히신문>은 15일 '이게 정치가의 발언인가'라는 사설을 통해 "위안부 피해자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것일 뿐 아니라 지금 시대의 여성들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과거사 문제에 대해 상대적으로 우파적 시각을 가진 <산케이 신문>역시 사설을 통해 "지금 시대에 정치가가 이러한 이야기를 공공연히 하는 것은 여성의 존엄을 해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사설에서 하시모토 시장의 발언이 "대외적으로 일본정치에 대한 불신을 불러, 국가 이미지 자체를 훼손시킬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한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15일 서울 종로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88)·길원옥(86) 할머니가 오는 17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일본을 방문해 순회 증언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정대협은 이번 증언집회 추진 배경에 대해 "일본 사회에서 역사를 부정하고 왜곡하는 망언이 독주하는 상황에서 80세를 넘은 고령의 피해자들이 역사의 증인으로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순회 증언집회 길에 오르는 김복동 할머니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등 정치인의 망언을 전해 듣고 너무나 답답하고 억울해 80세가 넘은 나이지만 비행기에 오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길원옥 할머니는 "거짓은 오래가지 않는다. 일본이 정식으로 사과하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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