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스스로 점수를 매긴다면 F학점이다. 기대에 못 미쳤다. 그러나 열심히 했다"며 넉 달 간의 비대위 활동을 마무리하는 소회를 밝혔다.
▲ 5.4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비대위원들이 2일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비대위 활동을 결산하는 기자간담회를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그는 스스로 혹평하면서도 당 내부 과제로는 대선평가서 발간, 당원 정리 작업, 강령 개정을, 국회 활동 가운데는 여야정 협의체의 정례화를 큰 성과로 꼽았다.
특히 당내 파장을 일으켰던 대선평가보고서에 대해선 "부족한 게 많다. 완벽한 평가서라고는 할 수 없다"면서도 "누가 뭐라고 해도 공식 문서로 우리 당에서 인정한 것"이라며 "더 이상 논란이 계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민주통합당이 "존망의 기로에 섰다"면서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혁신 지향점에 대해서는 '야당다운 야당'을 강조하며, "비판과 견제는 야당의 책무이므로 반대를 할 땐 확실히 해야 하지만 반대를 위한 반대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 "성숙한 야당은 이분법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민주와 반민주, 좌와 우는 아무짝에도 소용없는 낡은 사고이므로 뿌리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튼튼한 안보와 자유 경제·시장 경제를 지키는 것이 보수라면 민주당은 왕보수고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 한반도 평화를 지키는 것이 진보라면 민주당은 왕진보"라고 말했다.
비대위원들도 "변화의 초석을 쌓았다"고 자평한 뒤 차기 지도부의 쇄신 작업을 주문했다.
김영록 사무총장은 "밖에서는 계파싸움을 많이 하는 모습으로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하지만 실제로 우리들이 합의해 정치혁신 과제를 풀었던 비대위 기간"이라고 평가했다.
박홍근 비대위원은 "단순 관리형 비대위도 아니었고 혁신을 완성한 비대위도 아니었다. 그 중간쯤에 있었다"며 "나머지는 새로 들어선 지도부의 몫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병호 비대위원은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다. 외부에는 안철수 현상이라는 새로운 정치세력을 내세우고 있어 민주당에 경쟁, 위협적 세력이 있다"며 "차기 지도부에서 과감한 혁신으로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영수회담 제의, 朴 답변 없을 줄 알았다"
문 비대위원장은 정치권 안팎에서 나도는 민주통합당 의원들의 '안철수 신당행'설에 대해 "어림 없는 소리"라고 단언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이날 간담회 이후 열린 오찬 자리에서 "정치인은 현실을 생각한다. 당장 선거가 있으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선거가 아직 3년이나 남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안 의원 입장에서도 본인이 '새정치', '새정치' 하는데 의원들 빼가기는 전형적인 헌 정치"라며 "의원 빼가기는 양쪽 모두 망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전날 무소속 안철수 의원을 만난 뒷얘기도 전했다. 그는 "안 의원 만난 기사를 보니 안 의원 쪽에선 좋은 얘기만 했나 보다"며 "국회의원 출마한 것은 정말 잘 한 거라고 했다. 그런데 노원에 나간 건 잘못한 거라고 말했다. 부산에서 나갔어야 했다고 했다"고 밝혔다.
안 의원을 본 소감을 묻자 그는 "품성 좋은 어린이, 공부 잘 하는 어린이 같았다"며 "방점은 '어린이'에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박 대통령은 소통의 의미를 경청으로만 알고 있는 거 같다"며 "그건 소통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얼마 전 박근혜 대통령에게 개성공단 관련 영수회담을 제의한 데 대해 "그런 의미에서 이번 영수회담 제의에 대한 답변 없을 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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