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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 '김인성 보고서'를 둘러싼 두 개의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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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 '김인성 보고서'를 둘러싼 두 개의 의문

[해설] '범죄자'는 누구? 새 선거시스템 확인 정당했나?

IT 전문가인 김인성 한양대 겸임교수가 통합진보당 사태의 주요 인물로 떠올랐다. 김 교수는 통합진보당 2차 진상조사특위의 의뢰에 의해 온라인투표 분야에 대한 외주용역 보고서를 작성한 인물로,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 두 편을 통해 새로운 논란을 제기했다.

김 교수가 주목되는 까닭은 그의 주장과 구 당권파 측의 주장이 상당히 비슷한 관점이기 때문이다. 김 교수의 보고서에는 경선 부정사태에 대해 특위의 결론보다 비교적 관용적인 다른 해석이 있다. 투표 도중 선거시스템에 접속하는 행위가 '업무로 확인됐다'고 한 부분 등이다.

때문에 김선동·김미희 의원 등 구 당권파 측에서는 2차 특위의 보고서도 편파적이고 부실하다는 이유로 김 교수의 보고서를 '폐기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특위는 이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대부분 포함돼 있다"고 반박했다. 해석이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데이터는 (김 교수가) 제공하지만 판단은 특위가 한다"고 일축했다.

특위는 김 교수가 작성한 보고서 전문을 첨부하지 않고 내용을 발췌해 사용한 이유에 대해서는 △보고서가 사전에 언론에 유출된 점 △조사자인 김 교수가 특위에 통보하지 않고 조사 대상자인 구 투표시스템 개발업체 사장을 만나 함께 있었던 점 △당권파 성향 당 내 인사와의 친분관계 등으로 인해 "공정성의 문제가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보고서가 전문 그대로 실리지 않게 되자 김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새로운 쟁점을 제기하며 추가 논란을 예고했다.

김인성 "단 한명 '범죄자'로 진보진영 전체 위험"

김 교수의 주장은 크게 두 가지 쟁점에 걸쳐 있다. 하나는 4.11 총선 비례대표 경선에서의 부실·부정사태에 대한 것이다. 김 교수는 28일 올린 글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로그에 적나라하게 기록되어 있었고 그것을 본 저희들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며 "저희들이 찾아 낸 것은 범죄행위의 증거였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인터넷을 잘 아는 단 한 명의 범죄자로 인해 통합진보당을 포함한 진보 진영 전체가 위험에 빠졌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스스로 이 범죄자를 도려내지 못한다면 통합진보당은 검찰에 의해 궤멸적인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 자로 인해 통합진보당의 유력한 대권 후보뿐만 아니라 또 다른 당의 유력한 대권 후보까지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도 했다. 갖가지 추측이 무성하게 퍼져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비대위나 2차 특위 측은 한 마디로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조사 결과에 그런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면 보고서에 담았으면 될 일 아니냐는 것이다. 이정주 특위 온라인분과장은 "그렇게 말할 만한 게 어떤 부분인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다. 그건 (김 교수가) 직접 밝혀야 할 문제"라고 이날 오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말했다. 한 비대위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나도 궁금하다. '범죄자'가 누구인지만이라도 김 교수가 밝혀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글에서 "통합진보당과 비밀 유지 계약을 했기 때문에 그 어떤 언론의 접촉에도 응할 수 없다"고 하고 있다. 실제로 <프레시안>은 28~29일 김 교수와 연락을 시도했으나 받지 않거나 전화기가 꺼져 있었다.

김인성 "새 투표시스템 문제"…특위 "어떻게 봤길래?"

다른 쟁점은 당직선거 중단 사태에 관련된 것이다. 김 교수는 글에서 "(새로운) 투표 시스템은 일부 투표 제도의 원칙을 위배하는 기능이 내장돼 있다. 선거가 정상적으로 치러져도 부정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새로운 선거 시스템을 확인한 후 분명히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강력히 권고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온라인분과 위원들과 간사들에게 수 차례 이를 경고했으나 귀담아듣지 않아 진상조사위원장에게까지 직접 전화로 경고했다"고 주장했다.

특위는 '무슨 소리냐'고 하고 있다. 이정주 분과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저를 포함한 분과 위원 누구도 들어본 바 없다. 위원장 역시 마지막 회의 때까지 김 교수가 그 내용을 분석한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어떤 경로로 경고한 것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특위는 오히려 다른 지점의 문제를 제기했다. '갑'인 통합진보당이 분석을 의뢰하지도 않은 신규 투표시스템을 '을'인 김 교수가 어떻게 들여다볼 수 있었냐는 것이다. 이 분과장은 "신규 시스템에 대한 검증분석은 의뢰한 적 없다"며 "조사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신규 시스템을 봤다는 것 자체도 문제"라고 말했다. 온라인분과의 한성욱 위원도 "임의적으로 정보를 보셨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며 "이후 조치를 당에서 판단하셔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특위에 따르면, 김 교수는 24일 오후 '당의 심장'이라는 데이터베이스 서버에 외부에서 접속했었다. 이 때에 신규 시스템을 들여다본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가능하다. 김 교수가 특위에 알린 접속 이유는 '일부 서버의 복제를 못 해서 지금 하고 있다'는 것이었고 이에 특위는 김 교수의 접속을 허용해 달라고 당에 공식 요청했었다고 이정주 분과장은 전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날 저녁에 이뤄진 서버 접속을 당직선거 투표 중단 사태와 연관짓기도 했다.

이에 김 교수는 29일 재차 글을 올려 "기존의 선거 시스템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었던 저희들은 새 선거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글을 읽고 어떤 문제인지 확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확인'의 구체적 방법이나 시기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김 교수는 이 글에서 24일의 서버 접속 건에 대해서는 "데이터베이스의 자료를 조사하는 것은 정당한 작업이었고, 새로운 선거 시스템은 이와는 완전히 별도로 구축되어 운영되었기 때문에 저희들의 작업이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저희들은 새 선거 시스템이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기 때문에 '지도부 선출 투표 시스템 사고'와 관련이 있을 수도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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