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당국자는 26일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성명 발표 이후 기자들과 만나 "현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봤을 때 신변 안전과 재산권 보호 차원에서 불가피한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개성공단 인원 전원 귀환 결정을 내린 이유를 밝혔다.
개성공단에 체류 중인 우리 측 인원은 27일부터 귀환을 시작할 예정이다. 귀환하는 인원은 27일 오후 2시 11명, 오후 2시 30분 116명으로 총 127명이다. 이들이 귀환하면 개성에 체류하는 남한 인원은 175명에서 49명으로 줄어든다. 통일부 당국자는 "최대한 신속하고 안전하게 귀환한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
정부가 오늘 발표한 전원 귀환 결정은 입주기업들의 선택 사항이 아닌 의무사항으로 진행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부가 쉽게 내린 결정이 아니다. 입주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협조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또 그렇게 요청드린다"고 밝히며 강제성에 대한 언급을 꺼렸으나 이 조치가 개성공단에 있는 체류 인원 전원이 모두 남한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았다.
전원 귀환에 대해 류 장관의 성명 발표 전 기업협회와 사전에 조율이 됐냐는 질문에 당국자는 "입주기업도 현재 개성공단과 북한의 상황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성명 발표와 거의 동시에 기업 측과 이야기했다"고 답했다.
한편 협회는 이날 결정에 대해 "참으로 참담하고 안타깝다"는 심정을 밝혔다. 협회는 '대한민국 정부 성명에 대한 개성공단기업협회 입장'을 통해 "지난 10여 년 간 피땀 흘려 오늘의 개성공단을 이루기 위한 노력이 중단된 데 대해 참으로 참담하다"며 "정부의 개성공단 잔류인원 귀환 조치는 매우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며 전 입주 기업의 의견을 종합한 뒤 입장을 전달할 것" 이라고 말했다.
현 상황이 개성공단 폐쇄는 아니다?
정부의 이번 조치가 사실상 개성공단을 폐쇄하는 수순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우려 속에 이 당국자는 현 상황을 "폐쇄는 아니다. 잠정 중단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류 장관이 '철수'가 아니라 '귀환' 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는 개성공단을 유지·발전시키겠다는 의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현 상황에서 국민의 신변 안전과 재산권 보호라는 정부의 기본 책무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전원 귀환 조치를 내렸다는 것이다.
또 개성공단 정상화는 정부의 여전한 목표라고도 밝혔다. 향후 개성공단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이냐에 대한 질문에 이 당국자는 "개성공단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는 누차 말씀드렸다. 대화를 통해 개성공단이 정상화된다는 기본 입장을 갖고 대응하겠다"고 언급해 대화의 가능성을 차단하진 않았다.
하지만 북한에 개성공단 정상화와 관련한 대화제의를 다시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가 이미 (25일에) 대화제의를 했다"며 북한이 이에 호응하는 것이 순서라는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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