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248.85포인트(2.11%) 내린 11547.3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2% 가까이 떨어졌다.
앞서 유럽의 주요증시는 더 큰 폭락세를 보였다. 영국 런던 증시는 2.46%,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는 3.08% 프랑스 파리 증시도 3.19%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이밖에도 이탈리아(-4.48%), 오스트리아(-4.63%), 그리스(-3.74%) 등 유럽 대부분의 증시도 폭락세를 보였다.
▲ 미국 의회 특별위원회(슈퍼위원회)의 재정적자 감축방안 합의 노력이 21일(현지시간) 실패로 끝나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AP=연합 |
이날 악재는 무엇보다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초당적으로 구성된 미국 의회의 특별위원회(슈퍼위원회)가 별다른 합의를 못한 채 문을 닫게 됐다는 소식이었다.
15조 달러를 돌파한 미국의 국가부채에 대한 초당적인 재정감축안을 마련하기 위한 '슈퍼위원회'가 사실상 활동 마감 시한인 이날까지 어떤 합의도 내놓지 못함으로써, 부채한도 증액을 둘러싸고 극한 대립을 해 국가신용등급 강등 사태를 불렀던 미국 정치권의 분열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불거진 것이다.
이날 '슈퍼위원회'는 합의 실패를 공식 선언했고, 공식 발표 직후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특별 성명을 통해 "너무나 많은 공화당원들이 타결을 거부했다"며 책임을 공화당에 돌렸다. 이에 앞서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합의 실패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이 세금 인상을 고수했기 때문"이라고 민주당을 비난했다.
이처럼 미국의 초당적 합의가 실패하자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또 떨어질지 모른다는 경고까지 나왔다. 세계적인 투자은행 메릴린치는 미국 정치권이 합의에 실패하면 무디스나 피치 등 다른 국제신용평가업체들도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다시 깎을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게다가 지난 8월 국제신용평가업체 스탠더드앤드푸어스는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앞으로 미국의 정치권이 확실한 재정적자 감축방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또 강등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헝가리 구제금융, 동유럽 금융위기 확산 위기감
유로존의 부채위기에 대한 불안감도 도졌다. 미국의 정치권이 좀처럼 부채 문제에 대해 합의를 하지 못하는 것에서 보듯, 유로존 부채위기에 대해서도 유로존 회원국들이 정치적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을 확산시켰기 때문이다.
유로존 부채위기는 제한되기는커녕 이제 그 불똥은 동유럽까지 확산되고 있다. 급기야 헝가리는 사실상 IMF 구제금융을 요청하는 상황을 맞았다. 3년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250억 유로에 달하는 구제금유을 받았던 헝가리는 IMF와 유럽연합(EU)에 금융지원을 요청했다.
IMF는 이날 성명을 통해 "헝가리가 위기에 대비한 예방적 차원에서 IMF와 EU 집행위원회에 금융 지원을 요청해 왔다"고 밝혔다. 지금으로서는 만약 있을지 모르는 위기상황에 대비하는 차원의 금융지원을 요청한 단계라고 하지만 헝가리의 상황은 심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 헝가리의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GDP)대비 지난 6월 75%에서 3개월만에 82%로 급증했다. 이렇게 부채가 급증한 원인은 주로 스위스 프랑화에 연동된 부채가 많기 때문이다. 유로존 위기로 프랑화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올라가고, 자국 화폐인 포린트 화 가치는 유로화에 대해서조차 폭락하면서 환율 문제로 부채가 급증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같은 문제는 상대적으로 경제가 취약하고 서유럽 자본 대출이 많은 동부와 중부 유럽 국가들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은 최근 중·동유럽 국가 중 헝가리,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등이 유로존의 혼란에 가장 취약하다고 판단했다.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루마니아, 폴란드 등도 유로존 위기의 영향권에 있다고 EBRD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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