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이 작년 12월 분실한 2~3급 작전계획문서는 대령이 폐기를 지시해 병사가 쓰레기차에 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국군기무사령부 관계자는 21일 공군 '작전계획 3600-06'과 '작전명령 2500' 등 비밀문건 2건의 분실사건을 조사한 결과 "공군작전사령관의 전 정책보좌관(대령)이 보직이동에 따라 사무실을 정리하면서 부속실에 있는 병사에게 문건을 세절할 것을 지시했다"면서 "병사는 해당 문건을 정리하면서 폐지 수거 트럭에 폐기해서 소각됐다"고 밝혔다.
이 문건은 비밀서류를 철한 바인더 표지에 '군사기밀 2급', '군사기밀 3급'이란 글씨가 찍혀 있으며, 2중 잠금장치가 있는 문서보관함에 보관해야 했다.
하지만 당시 이명만 공군작전사령관(현 공군참모차장)은 이런 규정을 지키지 않았고 정책보좌관인 대령도 이 문건을 반납해야 하는지, 폐기해야 하는지를 분간하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기무사 관계자는 "관리소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며 관련자들의 책임(징계) 문제는 공군본부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무사에 따르면 작년 12월 이 전 사령관은 분실한 기밀 문건 2건을 업무참고용으로 빌려 본 뒤 사무실에 뒀다. 사령관실의 정책보좌관은 보직이동 명령에 따라 같은 부서에 있던 부하 병사에게 다른 문건과 함께 세절을 지시했다.
이 병사는 문건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고민하다가 같은 달 29일 '보안클리닉' 행사 목적으로 폐기물 수거트럭이 부대에 도착한 사실을 알고 다른 자료와 함께 이동식 수레에 실어 옮겼다.
기무사 관계자는 "병사는 수레에 실은 자료에 비밀 표시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버려도 되는지 고민했지만 보고해서 귀찮은 일을 만들지 말자는 생각으로 폐기했다"면서 "당시 병사는 수레에 실은 자료가 80㎝가량의 높이였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당시 수거 트럭 앞에는 간부 3명과 병사 3명으로 구성된 '보안조치관'이 있었지만 비밀문건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무사 관계자는 "보안클리닉 행사로 인해 수거된 분량이 워낙 많았고 일일이 비밀이 포함됐는지를 확인했어야 하는데 소홀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공군은 비밀 문건 2건이 분실된 사실을 올 4~6월께 인지하고 자체 수색을 하다가 포기하고 지난 9월5일 기무부대에 신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기무사는 다음날부터 지난 2일까지 조사를 했으나 관련자들의 진술이 엇갈려 규명에 애를 먹다가 병사가 조사과정에서 진술하면서 전모가 드러났다.
기무사 관계자는 "부대에 설치된 폐쇄회로(CC) TV에 분실된 문건이 외부로 유출된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다"면서 "민주당 신학용 의원의 주장처럼 CCTV에 문건을 폐기한 과정이 들어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앞서 신 의원은 공군의 작전계획이 파기되고 쓰레기차에 버려지는 장면이 군의 CCTV에 촬영됐다고 주장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