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 측의 고위 협상가인 아잠 알아흐마드는 이날 파타와 하마스가 최근 비밀 대화를 통해 선거 계획에 대한 합의를 이뤄냈으며 곧 임시정부를 구성해 선거를 준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해외 망명 중인 칼레드 마샬 하마드 최고지도자와 압바스 수반이 오는 25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만나 이같은 선거 계획을 공식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15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회의에 참석한 마무드 압바스 수반. 압바스 수반은 오는 25일 칼레드 마샬 하마스 최고지도자와 이집트 카이로에서 회동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AP=연합뉴스 |
이번 합의의 첫 번째 배경으로는 살람 파야드 현 자치정부 총리가 물러나기로 한 것이 꼽힌다. 하마스는 파야드 총리를 '서방의 앞잡이'라고 비난하며 과도정부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었다.
알아흐마드는 이날 새 과도정부에서 파야드 총리는 배제될 것이라며 "하마스의 반대 때문에 화해의 장애물이 돼온 파야드 총리가 이번에는 짐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파야드 총리 본인도 전날 스스로 물러날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는 파야드를 새 정부의 총리로 세우길 바랐던 파타가 한 걸음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AP> 통신은 미국 유학파 출신의 경제학자인 파야드는 서방에서 신뢰받는 인물이기 때문에 이같은 결정은 '거대한 도박'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가자 지구 내의 하마스 지도자 살라 바르다윌은 파야드 총리가 제외됐으니 이제 화합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마스는 선거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팔레스타인 인민들의 의지를 존중할 것"이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로써 지난 4월 말 단일정부 구성이라는 원칙에 합의한 후 6개월 넘게 표류했던 양 측의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각 구성과 예산에 대한 합의, 그리고 하마스와 파타 양 측의 군대를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 등은 아직 남겨진 과제다.
또 이스라엘과 서방의 입김에도 대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스라엘은 하마스 인사가 포함된 어떤 정부도 협상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으리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테러리스트 단체'로 지목했으며 4년 전 하마스가 가자 지구의 통치권을 장악하자 곧바로 봉쇄를 시작했다.
하마스와 파타는 지난 2007년 이후 '분단' 상태를 유지해 왔다. 이는 하마스가 2006년 총선에서 제1당으로 떠올랐지만 파타 측이 하마스 출신 이스마일 하니야 총리를 축출하고 자신들이 선택한 총리를 세우는 등 연정을 깨면서 발생한 대립 때문이다. 그 후 하마스는 가자 지구를 무력으로 장악하고 파타 측 관리들을 추방했었다.
홍미정 건국대 중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향후 전망에 대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이스라엘과 미국이 가장 원하지 않는 것이 (하마스와 파타 간) 연정 구성"이라며 "연정이 이뤄지면 스스로 절대적으로 위험한 상황에 처한다고 생각하는 이스라엘이 이를 가만 놔두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될 경우 2006년 (하마스가 총선에 승리해 하니야가 총리가 됐을 때)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테러리스트 정부'라며 지원을 끊고 고립시켰을 때의 상황이 되풀이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팔레스타인 활동가들 로자 파크스 식 '버스 탑승 투쟁' 이스라엘의 분리 정책에 항의하는 팔레스타인 활동가들이 '버스 탑승 투쟁'을 벌이다가 체포됐다. '웨스트뱅크 프리덤 라이더스' 소속의 활동가 6명은 가자지구의 유대인 정착촌 건설자들이 이용하는 버스를 타고 예루살렘으로 진입하려다 이스라엘 경찰에 체포됐다고 <BBC> 방송이 15일 전했다. 이스라엘은 '보안상 이유' 때문에 이스라엘 당국의 별도 허가가 없는 팔레스타인인들은 예루살렘을 통과할 수 없게 하고 있다. 활동가들은 웨스트뱅크 지역에서 버스에 승차한 뒤 차가 예루살렘 근처에 이르렀을 때도 하차를 거부해 결국 체포됐다. 이들은 '프리덤 라이더스'라는 명칭에 대해 1960년대 흑백 분리 버스에 반대한 미국 공민권 운동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 활동가 파디 쿠란은 "이 버스들과 전체 시스템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차별"이라고 말했다. 웨스트뱅크와 동예루살렘 지역의 유대인 정착촌에는 50만 명이 살고 있다. 정착촌은 국제법상 불법이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 협상의 주된 장애물이 돼 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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