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업체 스탠더드 & 푸어스(S&P)가 SK텔레콤이 하이닉스 인수를 위한 계약을 체결한 14일 SK텔레콤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고 밝혔다. SK그룹으로서는 총수 일가의 횡령 의혹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어렵게 결단한 인수에 대해 달갑지 않는 소식이다.
S&P는 SK텔레콤의 장기기업신용등급 'A'와 선순위 무담보 채권 등급 'A'를 모두 `부정적 관찰대상(CreditWatch Negative)'으로 지정했다.
특히 S&P는 이번 조치가 SK텔레콤의 하이닉스 인수에 따르는 부담 때문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S&P는 "계획대로 인수가 진행된다면 SK텔레콤의 신용등급을 '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 S&P는 "하이닉스가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우수한 시장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하이닉스의 수익 변동성과 대규모 자본 지출은 SK텔레콤의 안정적 현금흐름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이닉스 인수를 통한 시너지 효과도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S&P는 하이닉스의 장기기업신용등급 'B+'와 선순위 무담보 채권등급 'B+'를 긍정적 관찰대상(CreditWatch Positive)으로 지정했다. 인수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하이닉스 신용등급을 한 단계 상향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하이닉스에게는 긍정적"
S&P는 "인수가 완료되면 하이닉스는 약 2조3000억원의 자본을 확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하이닉스의 유상증자가 자본구조와 재무유연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SK텔레콤은 하이닉스의 구주 6.4%와 신주 14.7% 등 총 21.1%의 지분을 총 3조4267억7500만 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구주 인수 가격은 1주당 2만4500원씩 총 1조841억2500만 원이고, 신주 인수 가격은 주당 2만3000원씩 총 2조3425억5000천만 원이다.
SK텔레콤이 인수하는 전체 주식의 1주당 평균 인수 금액은 2만3454원으로 하이닉스의 주가가 10일 종가 기준 2만1500원인 것을 고려하면 구주 14%, 신주 7% 등 평균 약 9.1%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더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SK텔레콤은 정밀실사와 인허가 등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해 내년 1분기 안에는 하이닉스 인수를 완전히 끝마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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