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권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AL)이 12일 시리아의 회원국 자격을 정지하기로 했다.
아랍연맹 소속 각국 외무장관은 이날 이집트 카이로에서 시리아 사태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이같이 합의하고 대(對) 시리아 제재를 이행하기로 했다고 주요 외신들이 전했다.
카타르 총리 겸 외무장관 셰이크 하마드 빈 자셈 알 타니가 낭독한 성명에서 아랍연맹은 "아랍연맹 회의에서 시리아 대표단의 활동을 정지하기로 했다"면서 "시리아 정부에 대한 정치·경제 제재도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밝혔다.
아랍연맹은 또 각 회원국의 시리아 주재 대사들을 다마스쿠스에서 소환할 것을 요구했다.
하마드 총리는 시리아의 회원국 자격이 오는 16일부터 정지된다고 밝힌 뒤 시리아군에 민간인에 대한 폭력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시리아의 회원국 자격을 당장 정지하는 강력한 조처를 해야 한다는 회원국과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게 좀 더 시간을 주자는 회원국의 의견이 대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레바논과 예멘, 시리아를 제외한 18개국이 이날 결정에 찬성했으며 이라크 대표는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이날 회의장 앞에서는 약 100명의 시리아 시위대가 자국의 아랍연맹 회원국 자격 정지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시리아 야권 인사들은 전날 카이로에서 카타르와 알제리, 이집트, 오만, 수단 등 5개국으로 구성된 AL 시리아 위원회에 시리아의 회원국 자격을 정지해달라고 요구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도 같은 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아랍연맹이 시리아의 회원국 자격을 정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랍연맹의 회원국 자격이 정지되면 아랍 민족주의의 중심국임을 자처하는 시리아에 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작지 않을 것이라고 AP 통신은 분석했다.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은 지난 2일 폭력 사태 종식을 위한 아랍연맹의 중재안을 수용하고 수감자 수백 명을 석방했으나 유혈 진압은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11일간 반정부 시위의 거점 도시인 홈스에서만 250명 이상의 민간인이 시리아 정부의 강경 진압으로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에도 홈스를 비롯한 시리아 전역에서 23명이 반정부 시위를 벌이다 숨졌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유엔은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지난 3월 중순 이래 정부군의 유혈 진압과 무력 충돌로 시리아 전역에서 3천500명이 희생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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