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13일 이명박 대통령의 미 의회 연설 때 의원들은 몇 명뿐이었고, 의석에 자리했던 대부분은 보좌관들이나 한국 대표단이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의 의회 담당 기자인 펠리샤 손메즈는 신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서 이같은 사실을 전했다.
손메즈 기자는 "상·하원 합동 회의가 열릴 때 대개 모든 의원들이 참석하는 건 아닌데, 이명박 대통령의 연설 때는 그런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요소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것은 미 하원이 얼마 전 사환 프로그램(House Page Program)을 없앴다는 점이다.
하원의 사환(page)이란 의원들의 심부름을 해주는 고등학생들을 말한다. 사환들은 특히 의원들이 다른 일로 회의에 참석하지 못할 경우 해당 의원의 자리에 대신 앉아 머릿수를 채워주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얼마 전 수십년 동안 있어왔던 사환 프로그램이 없어지면서 문제가 생겼다. 이 대통령의 연설은 사환 프로그램 폐지 후 처음으로 있었던 외국 정치 지도자의 연설이었다.
미 의회는 고육지책으로 의원 보좌관들(Capitol staffers)을 동원했다. 그래도 부족하자 이명박 대통령을 수행하는 한국 대표단들이 자리 채우기에 나섰다고 손메즈 기자는 밝혔다. 연설 당시 의석이 거의 찼고 상·하 양원의 양당 지도자들 및 한국전 참전 의원들이 출석했던 것은 사실이나, 나머지 의석은 엉뚱한 사람들이 차지했던 것이다. (☞기사 원문 보기)
▲ 이명박 대통령이 미 의회 연설을 끝낸 후 한국전 참전 의원들에게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청와대 |
<뉴욕타임스>는 이 대통령이 14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함께 미시건주 제너럴모터스(GM) 자동차 공장을 방문한 내용을 전하며 "이 대통령이 오바마의 러닝메이트 같았다"고 촌평했다.
이 신문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 대통령과 함께 GM 공장을 방문한 것을 두고 내년 재선 성공을 위한 정치적 행보로 해석했다. 자동차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많은 미시건주는 미 대통령 선거에서 중요한 이른바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 선거 때마다 승리 정당이 변하는 주)로, 2008년 대선 때는 오바마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미시건주의 인구 구성이 바뀌고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서 내년 대선에서는 오바마가 승리하는 주가 될 수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공화당원들은 미시건주가 다시 치열한 전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공화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미시간에서 자랐기 때문에, 그가 대선 후보가 되면 오바마는 미시간에서 힘든 싸움을 해야 한다.
이에 따라 오바마는 최근 2개월 동안 이 지역을 세 차례나 방문해 민심을 다독였는데 "영원한 베스트 프렌드"(B.F.F.)인 이명박 대통령과 동행한 것도 결국 그 때문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지역을 연고로 하고 있는 메이저리그 프로야구단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모자가 이 대통령의 머리 위에 "다소 어색하게 얹혀 있었다"(perched somewhat awkwardly)며, 이 대통령이 "오바마와 내가 합의한 한 가지는 바로 일자리에 관한 것"이라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두 사람이 마치 러닝메이트 같았다고 전했다.
GM 노동자들은 이 대통령의 말에 환호했다. 특히 이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더욱 큰 환호가 나왔다. 이 대통령은 "나는 오늘 여러분들에게 한 가지를 약속하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과 여기 왔다"며 "한국과의 FTA는 여러분의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여러분과 여러분 가족들을 위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것이다"고 말했다. (☞기사 원문 보기)
▲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GM 공장 방문 장면 ⓒ청와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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