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년 역사를 자랑하던 영국의 일요신문 <뉴스오브더월드>도 머독에 인수된 뒤 지난 7월 도청 등 각종 불법 취재방식을 동원한 것이 드러나면서 하루아침에 폐간이 된 바 있다.
이번에는 머독의 '뉴스코퍼레이션' 미디어 그룹에 인수된 <월스트리저널>이 창간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13일 영국 <가디언>은 "루퍼드 머독의 최측근이자 유럽판 <월스트리저널> 발행인이 발행부수 부풀리기에 대한 <가디언>의 조사가 시작되자 돌연 사직했다"고 보도했다.
▲ 지난 7월 <뉴스오브더월드> 도청 추문으로 영국 의회 청문회에 불려나간 머독.. 이번에는 4년전 인수한 <월스트리트저널>을 기업에게 홍보기사 써주는 대가로 대량 구매를 요구하는 신문으로 전락시켰다. ⓒ로이터=뉴시스 |
<가디언>은 "<월스트리저널>은 유럽기업들이 헐값에 은밀히 부수를 대량 매입하게 함으로써 독자와 광고주들에게 실제 부수에 대해 오판하도록 만들어 왔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가디언>에 따르면, 기업 홍보용 기사를 써주는 대가로 이런 협조를 하겠는 공식문서 계약도 존재하며 이 사실을 안 일부 직원들은 이런 행위가 언론윤리에 벗어날 뿐 아니라 <월스트리트>가 쌓아온 소중한 평판을 위험에 빠뜨린다며 반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모기업은 다우존스이며, 다우존스는 지난 2007년 7월 머독의 뉴스코퍼레인션에 인수됐다. 내부 이메일과 문서들으로 이번 부수 부풀리기 행각을 주도한 것으로 드러난 유럽판 발행인 앤드루 랭호프는 12일자로 사임했다.
부수 부풀리기 행각은 런던을 근거지로 유럽연합과 러시아, 아프리카 등지에 배포되는 유럽판에 집중됐다. 머독의 오른팔로 불리는 다우존스 CEO 레스 힌턴 등 본사 임원들은 지난해 내부고발자가 이런 문제를 제기하자 문제를 덮기로 하고 내부고발자를 해고했다.
<가디언>은 "이번 추문은 뉴스코퍼레인션 주주들에게 머독의 사업이 상궤를 벗어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불량기업'으로 전락했다는 우려를 증폭시킬 것"이라면서 "일부 주주들은 미국에서 소송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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