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이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에게 이명박 대통령을 조심하라고 말했다는 사실이 정보공개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서울발 외교전문에서 드러났다.
대선을 10여 개월 남겨둔 지난 2007년 2월 2일 알렉산더 버시바우 당시 주한 미국 대사는 미 국무부에 타전한 '대선후보 이명박' 제하의 전문에서 이같은 일화를 소개했다. 재미교포 안치용 씨는 이 내용의 전문을 자신의 블로그 '시크릿 오브 코리아'에 게재했다.
전문에 따르면, 박정희 대통령은 정주영 회장에게 "MB를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왜 그런 말을 했는지는 나와 있지 않았다. 그러나 정 회장은 이를 "MB를 돌봐주라"는 말로 잘못 들었다.
버시바우 대사는 만약 이 대화가 사실이라면 이 대통령이 현대에서 고속으로 승진하게 된 또 다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그 외에도 이 대통령의 현대 입사 과정과 고속 승진 배경에 대한 뒷얘기를 소개했다.
전문 중 '운 좋은 전환'이라는 항목에서 버시바우 대사는 이 대통령이 한일협정 반대 시위에 따른 투옥으로 고려대 졸업 후에도 취업을 못하자 박정희 대통령에게 심금을 울리는 편지를 썼다고 전했다.
그 편지에는 '정부가 개인의 앞길을 막는다면 정부는 영원히 개인에게 큰 빚을 지게 될 것"이라고 되어 있었고, 이는 청와대를 감동시켜 그를 사면시킴으로써 현대건설에 취직할 수 있게 됐다고 버시바우는 소개했다.
또 현대선설 면접시험에서 정주영 회장이 '건설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이 대통령은 '건설은 창조'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정 회장이 이 대답에 감명을 받고 그 후 본인이 연설을 하면서 이 대통령의 답변을 언급했다는 사실을 회상했다고 버시바우는 보고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의 출생, 성장, 취업, 정치적 역정 등을 14개 항목으로 정리해 본국에 보고했다. 그러나 버시바우가 전달한 일화들은 주로 이 후보 본인이나 캠프 관계자들의 증언에 따른 것이어서 신빙성에 의심이 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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