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기자 지역에 남아 있는 '쿠푸왕'의 피라미드와 함께 '세계 7대 불가사의'로 꼽히는 고대 건축물인 파로스 등대의 재건이 추진되고 있다.
이집트 고유물위원회는 700년 전 지진으로 지중해 속으로 사라진 파로스 등대를 이 등대가 서 있던 알렉산드리아 카이트 베이 성채 부근에 다시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15일 보도했다.
이집트 연구팀은 유럽연합(EU)의 지원을 받아 올해 초부터 파로스 등대 건축에 사용된 석재의 출처를 조사하는 등 파로스 등대 재건을 위한 데이터 수집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구팀은 파로스 등대 잔해가 일부 사용돼 지어진 카이트 베이 성채에서 채취한 석재를 분석한 결과 남부 아스완 지방에 있는 화강암과 알렉산드리아 멕스 지방의 석회암이 등대 자재로 주로 사용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집트 당국은 파로스 등대 재건을 위한 타당성 조사가 모두 끝나는 대로 재건공사를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기원전 3세기에 이집트를 지배한 프톨레마이오스 2세의 지시에 따라 당대의 건축가 소스트라투스가 알렉산드리아에 제방으로 연결됐던 파로스 섬에 지은 이 등대는 1100년과 1307년에 일어난 두 차례의 대지진으로 무너져 내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14세기에 살았던 이븐 바투타의 여행기에 등장하는 이 등대는 1994년 알렉산드리아 바닷속에서 높이 4.55m, 무게 12t에 이르는 여신상을 비롯한 등대 잔해 수백 점이 인양되면서 세계적인 이목을 끌었다.
높이가 약 135m였던 파로스 등대는 밑단은 4각, 중앙 단은 8각, 윗단은 원통 모양을 한 3단 구조로 알려져 있다.
대지진으로 완파되기 전의 파로스 등대를 둘러본 바투타는 여행기에서 "하늘 높이 솟은 방형 건물이었다"고 묘사했다.
등대 안쪽에는 나선 모양의 통로가 옥탑까지 나 있었고, 선박들에 길을 안내하는 불빛이 나오는 옥탑 위에는 거대한 여신상이 솟아 있었다.
맨 꼭대기 옥탑에서 나오는 불빛은 40여km 밖에서도 보였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300년 전에 이런 거대한 건축물을 어떻게 세웠는지와 어떤 방법으로 등대를 가동했는지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아 파로스 등대는 불가사의한 세계 7대 고대 건축물에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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