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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 빈 라덴 낚은 오바마, 재선 가도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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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 빈 라덴 낚은 오바마, 재선 가도 '청신호'

공화당도 대통령 찬양 일색…아프간 출구전략에도 긍정적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시킬 것이며, 2012년 대선에서도 그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재정적자 감축 등을 놓고 공화당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던 오바마 대통령에게 빈 라덴 제거 작전의 성공은 정치적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2일(현지시간) "빈 라덴의 사살은 국가적 정치 지도자로서 오바마 대통령의 위상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빈 라덴 사살 작전의 성공이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한 공화당의 비판을 잠재웠으며, 국정장악력을 높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신문은 다른 기사에서는 "우리는 빈 라덴을 사살할 것"이라고 말했던 오바마 대통령의 2008년 대선 당시의 약속이 이행됐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례적'인 일요일 심야의 브리핑을 할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 소식을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공화당 인사들조차 대통령에 찬사"

빈 라덴의 사살 소식이 전해진 후 오바마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던 공화당에서도 대통령에 대한 찬사가 터져나왔다.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2일 공화당 의원들과 함께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빈 라덴 사망을 환영하며 대통령을 치하했다.

또 공화당 예비 대선후보들의 기선을 제압한 효과를 거두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문은 "오바마 대통령이 우유부단하며, 빠르게 변화하는 국제정치적 사안에 대처할 능력이 없다는 대부분의 공화당 예비후보들의 주장은 갑자기 입지가 좁아졌다"고 지적했다.

대선 출마를 공언하고 있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마저도 "오바마 대통령에게 개인적으로 축하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출생지 의혹'을 제기하며 오바마 대통령을 끊임없이 괴롭혔던 인물이다.

공화당 대선 후보 중 하나인 팀 폴렌티 전 미네소타 주지사 역시 "미군과 오바마 대통령이 잘했다는 점을 축하하고 싶다"며 "미군과 미국 국민의 인내는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을 역사가 보여주게 하자"고 말했다.

보수 성향의 유력 인물들마저 공개적으로 찬사를 보내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당파를 초월한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는 관측이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나는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이번 임무를 위해 목숨을 내건 미군과 정보기관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네오콘'의 대표적 인물인 딕 체니 전 부통령도 "작전 성공은 정부가 신뢰받을 만한 가치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했고, 공화당 출신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도 "대통령의 용기에 감복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제임스 린지 미 외교협회(CFR) 부회장은 이날 "이런 분위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여러가지 이슈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의 골은 너무나 깊기 때문에 빈 라덴의 죽음이 이를 메우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신중한 해석을 제기했다.

▲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미 하원의장이 2일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빈 라덴의 사살을 환영한다고 말하고 있다. 뒤쪽에 보이는 의원들도 모두 공화당 소속이다. 좌측부터 그레그 월든(오레곤), 데이비드 드라이어(캘리포니아), 베이너(오하이오), 케빈 맥캐시(캘리포니아), 피트 세션스(텍사스) 의원.ⓒAP=연합뉴스

"빈 라덴 사살, 오바마 대통령에게 '좋은 시점'에 일어나"

특히 <뉴욕타임스>는 <CBS> 방송과 공동으로 실시한 지난달 여론조사에서 오바마의 외교정책에 대한 지지율이 46%까지 떨어졌다는 점을 언급하며 "대통령에게는 좋은 시점에 일어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및 파키스탄의 관계가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됐고,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 여론조사 결과 70%의 응답자들은 '국정 운영이 잘못되고 있다'고 응답한 바 있다. 이는 실업률이 최고조를 기록하고 있고, 소비자들이 고유가와 가계부채로 고통받고 있는 등 경기회복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워싱턴포스트>와 <ABC> 방송의 여론조사에서도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율은 47%로 올 1월(54%)에 비해 7%포인트 떨어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예산안 처리를 놓고 공화당의 공세에 밀려 재정지출 대폭 감축을 수용하는 등 자신의 색깔을 잃고 타협하는 모습을 보이며 지지자들을 실망시켰다. 재정적자 감축안에서 취약 계층에 대한 의료지원 제도인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혜택을 축소한 것이나, 위키리크스의 폭로로 재점화된 관타나모 수용소 문제도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자들의 정서에 반하는 것이다.

재정적자 감축안을 둘러싼 공화당과의 정치적 대립도 계속되고 있다.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이 발표한 재정적자 감축 방안에 포함된 연 25만 달러 이상의 고소득층의 세금을 늘리는 방안, 이른바 '부자 증세' 안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발표된 빈 라덴의 사살 소식은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을 반등시킬 '정치적 돌파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또 당장 7월부터 시작될 아프가니스탄 철군 문제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운 입지를 허용받게 됐다. 아프간 전쟁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라면 이는 '철수'라기보다 '패퇴'처럼 비쳐질 수 있지만, 빈 라덴을 사살함으로써 '이기고 물러난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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