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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장기실업 문제, 전후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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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장기실업 문제, 전후 최악"

<뉴욕타임스> "실업사태, 분노로 가득찬 분열된 미국 초래"

1914년 출범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사상 최초로 벤 버냉키 의장이 이른바 '100년만의 공식 기자회견(이번을 시작으로 연간 4차례 정례화)'을 가진 자리에서 '장기 실업사태'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냈다.

27일(현지시간) 버냉키 의장은 "미국의 실업사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특히 장기 실업 문제가 지금처럼 심각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고용회복은 미흡해 장기실업자만 400만명이나 된다"고 밝혔다. 미국의 실업자 중 45% 가량이 6개월 혹은 그 이상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실업률은 2009년말 10.1%까지 치솟은 뒤 지난해 11월 9.8%에서 올해 3월 현재 1% 떨어진 8.8%다. 실업률이 조금씩 하락하고 있지만 내년말까지 7.6~7.9%라는 높은 실업률에 머물 것으로 Fed는 예상하고 있다.

▲ 27일(현지시간) 연준 사상 첫 기자회견을 가진 버냉키 의장. 그는 왜 전통적으로 꺼려온 Fed 의장의 기자회견을 정례화한 것일까. 미국의 실업사태가 심각하다면서도 그는 뾰족한 대책은 내놓지 못했다. ⓒAP=연합
"사실상 실업률은 공식 수치의 두 배 넘어"

<뉴욕타임스(NYT)>는 "정부가 구직단념자나 임시직들까지 사실상 실업자에 포함시킨다면, 실업률은 공식 수치의 두 배 이상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Fed는 향후 5~6년 내에 '높은 실업률'의 기준이 되는 5% 아래로 실업률이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버냉키 의장은 뾰족한 실업대책을 내놓지는 않았다. 그는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고 실질적으로 고용을 늘릴 수 있을지 확실치 않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을 통제하지 않고는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도 없다"는 애매모호한 입장만 내놓았다.

한마디로 정치권에서 풀어주지 않는 한, Fed 자체로서의 실업대책은 없다는 것이다.이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프린스턴대 교수 출신으로 미국을 이끄는 경제학자인 버냉키 의장이 Fed 사상 기자회견을 처음으로 정례화했다는 것은, 경제정책에 대해 책임을 질 각오를 보여준 것"이라면서 "버냉키는 자신이 실업률을 줄일 힘을 가졌다고 믿으면서도 실업사태가 지속되도록 결정한 이유는 뭐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 신문은 "역사적으로 실업사태는 사회적 분열을 초래한다"면서 "분노로 가득찬 나라에서, 예를 들어 재정적자 등에 대한 굵직한 정치적 합의가 이뤄지길 기대하기 힘들다"면서 미국의 앞날을 우려했다.

"상당기간 출구전략은 없다"

한편 버냉키는 기자회견 전 관심을 모았던 양적완화 정책의 향방에 대해서는 "6월말까지로 예정된 2차 양적완화 정책은 유지되지만, 3차 양적완화 방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Fed는 성급한 출구전략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현행 2차 양적완화(QE2)으로 매입한 채권의 만기가 돌아오더라도 유동성을 회수하지 않는 방식의 중립모드로 가겠다는 것이다. 기준금리도 2008년 12월 이후부터 지속된 현행 제로금리 수준(0~0.25%)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Fed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폴 볼류는 버냉키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3차 양적완화는 없으며, 상당기간 긴축으로 돌아설 상황도 아니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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