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이 대북 전단 살포 원점을 조준 사격할 것이라고 경고한 상황에서 남측이 오발 사고를 냄으로써 자칫 남북의 총격전이 발생할 뻔했던 것이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22일 "지난 15일 중부전선 연천 지역에서 우리 군부대가 상황 조치 훈련 중 K-6 기관총(12.7㎜) 3발을 오발했다"면서 "현지 부대에서는 즉각 대북방송을 통해 오발 사실을 두 차례에 걸쳐 북측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총탄은 북측을 향해 날아갔으나 북측의 대응 사격은 없었다"면서 "전단을 뿌린 지역과 사고가 난 지역은 다른 곳"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남북 장성급회담 북측 단장(수석대표)이 이날 오전 9시 30분 대남 통지문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알리고 나서야 오발 사고를 확인했다.
북측은 통지문에서 "남측이 15일 오후 7시 38분에 516헌병 초소에서 우리(북) 측을 향해 12.7㎜ 대구경 기관총을 마구 쏘아대는 군사적 도발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 15일 대북 전단 살포 장면 ⓒ연합뉴스 |
아울러 북측은 이날 통지문에서 "남측이 교활한 방법으로 장소를 옮겨가며 삐라 살포 행위에 매달리는 조건에서 우리(북) 군대는 이미 선포한 조준격파사격 범위를 임의의 시각에, 임의의 지역에 가하는 전면격파사격으로 넓히게 된다는 것을 정식으로 통고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2월 27일에도 임진각 등 심리전 발원지를 조준 사격하겠다고 했고, 작년 5월 24일에는 남측 군부대의 확성기 등을 조준 사격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날 북측의 통지문은 '조준 사격'에서 '전면 사격'으로 경고 수위를 높인 것으로, 전단 살포를 둘러싼 남북간의 군사적 긴장이 일상화·전면화했다는 의미를 지닌다.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민간단체가 여러 곳을 옮겨다니면서 전단을 살포하기 때문에 북측이 선택하는 아무 장소에서 사격하겠다는 뜻"이라며 "적의 특이 동향을 예의 주시하면서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북풍선단(단장 이민복)은 이날 낮 12시부터 2시간 동안 강원도 철원읍 대마리 백마고지 인근의 농경지에서 전단 30만장을 풍선 5개에 넣어 북쪽으로 날려 보냈다. 자유북한운동연합 등 탈북자단체는 오는 30일 '북한자유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임진각에서 전단을 날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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