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이 5·4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 청산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당 분열의 원인으로 '원로 정치'를 지목하는 의견이 제기돼 주목을 받고 있다.
민주통합당 김용익 의원은 2일 의원총회에서 "계파정치는 날줄이 되고 원로정치는 씨줄이 돼 당의 발전을 억압하고 있다"면서 "당의 원로들은 평범한 국회의원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원로 정치 청산'을 주장했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수석 출신인 김 의원은 "당의 일부 원로들이 당의 방향과 운영을 암암리에 좌우한다는 말이 많이 들린다"며 "사람이란 때때로 그 자리에 있지 않음으로써 기여하는 일이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두드러진 정치인이 되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나 파벌을 만들어 조종하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자신의 부족한 능력을 채우려고 하지 않고 선수나 나이, 과거의 경력을 앞세워 남보다 앞서려고 하는 일은 비겁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이와 함께 친노, 486, 민평련 등 각 계파들의 동시 해체를 요구하는 한편, 비전과 강령 중심으로 정파를 새로 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는 "친노는 계파임을 인정하고 해체해야 하고,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는 정파로서의 자기인식을 갖고 있으나 모두 사실상의 계파로 인식하기 때문에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 원로들, 비공식 만남 없었다면 없다고 말해야"
김 의원의 '소신 발언'에 동료 의원들은 적잖이 놀란 분위기다. 김 의원이 평소 목소리가 크지 않은 데다, 초선의원 모임에서도 '민감하다'는 이유로 성명서에서 제외한 내용을 독자적으로 발표했기 때문.
김 의원은 3일 기자와 만나, 전날 발언 배경에 대해 "누구나 생각은 하는데 쉽게 하기는 어렵다"며 "초선 의원들 중에선 특히 제가 (원로들과) 연배가 비슷해서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의총 끝나고 '공감한다'는 전화가 많이 왔고, 중진급 의원들, 차기 당대표 후보에게서도 격려 문자가 왔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현재 민주통합당 조직에 대해 "민주당이라고 하는 탁자가 있다고 하면, 이 탁자는 계파로 조각조각 나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떤 발언이나 행동을 하면 계파적 행동으로 해석된다"며 "만일 '친노'가 강력한 계파라 한다면, 조직된 적이 없더라도 해체하는 모습을 보여야 그런 일이 없어진다"고 말했다.
계파 청산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 "공천과 같은 이해관계가 걸려있고, 각 의원들이 계파에 소속되면 안정감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계파의 소속원이나 소속감을 갖게 되면 독립적으로 어떤 사안을 파악할 수 없게 된다"며 "계파에서 벗어나서 자유롭고 독립적인 헌법기관으로서 국회의원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원로의 역할에 대해선 "당의 위기가 있을 때 원로들이 모여서 얘기를 할 순 있지만 비공식적으로 만나는 건 아니"라면서 "국회의원의 역할로 돌아가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당 원로 인사들을 향해 "당 내부에 원로에 대한 불만이 있다는 걸 안다면, 실제론 그렇지 않다는 걸 명시적으로 말 할 필요가 있다"며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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