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프랑스 <AFP> 통신에 따르면, 지난 12일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가 폭발하면서 주변에서 관측된 방사능이 높아지면서, 사실상 인간의 작업이 불가능한 400mSv/h까지 치솟자, 이틀 뒤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작업요원들을 포함한 직원 전원의 철수를 정부에 요청했지만, 간 나오토 총리가 "불가능하다"면서 일언지하에 거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 후쿠시마 원전의 1~4호기 원자로 부근은 강한 방사능으로 근접 작업이 어려울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AP=연합 |
체르노빌 사태 작업요원, 3개월 뒤 수십명 사망
도쿄전력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방사능에 피폭된 채 일하다가 죽으라는 얘기나 마찬가지 아니냐"면서 정부의 냉정함에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고 한다.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태 때 작업요원들 수십명이 불과 3개월 뒤에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400mSv/h는 작업을 하려고 해도 10여분 정도 이상은 할 수 없으며, 이런 방사능을 맞으며 며칠만 일해도 암과 백혈병 등으로 얼마 못가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인 수준이기 때문이다.
또한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원전에 투입된 대부분의 직원들은 처자식이 없는 계약직 직원들로 불과 일당 1만엔(약 12만 원)을 받아온 사람들로, 무능과 부패한 원전산업 정책으로 참사를 초래한 정부가 이들에게 '목숨까지 내놓으라"고 강요할 권리가 어디에 있는지 의문이 들고 있다.
앞서 3.11대지진 바로 다음날인 지난 12일 도쿄직원 팀장급 직원이 100mSv/h 이상의 방사선에 노출된 채 1호기 원자로의 수소폭발을 막기 위해 격납용기에 가득찬 증기를 빼내려고 두껑을 여는 작업을 하다가 불과 10분만에 구토 증세로 병원으로 후송됐다.
1~4호기 방사능, 근접 작업 못할 정도
19일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전원복구 작업을 위해 전력을 투구하고 있다고 하지만 1~4호기는 작업요원이 일하기에는 방사능이 너무 강해 막상 전원을 연결하고 냉각시스템 복구작업을 위한 투입은 힘들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작업요원들은 전원 연결을 위한 준비 등 방사능이 상대적으로 약한 한정된 지점에서만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
이 신문은 "전원 복구를 시도하는 작업요원들 앞에는 '보이지 않는 적'이 가로 막고 있다"면서 "그것은 '감마선'이라는 방사선"이라고 지적했다.
감마선은 질량이 없는 광자의 일종으로 1cm 이상의 납이나 두꺼운 철판이 아니면 모두 관통할 정도로 투과력이 세다. 현재 작업요원들이 입고 있는 방호복은 전체를 납으로 둘러싼 것이 아니라 생식기 등 주요 부위만 가리는 식으로 되어 있다. 방사능에 대한 차폐력을 더 이상 높이다가는 너무 무겁거나 두꺼워 작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의 방호복은 방사성 물질을 그대로 흡입하거나 몸에 들러붙은 것을 막는 이상의 효과는 발휘하기 힘들다. 머리나 팔다리 등은 그대로 감사선 등의 방사능에 노출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
"작업요원 앞에 '보이지 않는 적'이 가로 막고 있다"
이날 도쿄전력은 현재 도쿄전력이나 협력업체의 작업요원 중 상당수가 몸에 부착된 노출측정계의 수치가 100mSv 안팎에 도달했다고 발혔다.
일반적으로 일반인들의 방사능 노출 허용치는 연간 1mSv이지만, 통상 엑스레이 촬영이나 자연 방사능으로 연간 6mSv의 방사능에 노출된다. 또한 연간 100mSv까지의 피폭은 건강에 위협이 되는 수준이다. 하지만 연간 100mSv 이상은 암 발생 등 인체에 치명적인 피해를 줄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때문에 일본 후생노동성은 원전 작업요원의 경우도 연간 방사능 노출 최대치를 100mSv로 규정하고 있었다(이것도 50mSv에서 올린 것).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심각해지자 연간 250mSv까지 기준을 높이는 편법을 썼다.
현재 후쿠시마 원전에는 초기의 '결사대 50인'과 교대로 일하고, 전원 복구 작업 등으로 작업요원 수요가 크게 늘어 '목숨 걸고 일하는' 사람들이 580명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이들은 현재 10분 정도만 작업하면 곧바로 구토와 탈진 증세를 보일 정도가 강한 방사능과 사투를 벌이고 있으며, 이마저도 방사능 누적치가 한계에 달하고 있다.
<아사히 신문>은 "작업요원들은 하루 방사능 피폭 상한의 80%에 달하면 자동적으로 경보음이 울리는 노출측정계가 있으나, 방사능이 갑자기 강해지면 미처 교대하지 못한 채 다량의 방사능에 피폭된다"면서 "18일까지 부상자가 20명이 넘었다"고 전했다.
현재 사고 원자로 근접 지역에서는 1000mSV/h 이상의 강력한 방사능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 의하면 방사선 작업 종사자는 연간 50mSv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5년간 100mSv로 한도를 정하고 있다.
방사능 피폭 증세가 뚜렷해지는 수준을 보면, 시간당 100mSv부터 구토와 함께 발암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 1000mSv/h는 림프구 감소, 남성불임 등이 발생할 수 있다. 5000mSv/h부터는 설사나 출혈, 일시적인 탈모 증상이 일어나며 30일 이내 50% 사망확률을 보인다. 1만mSv/h에 노출되면 의식장애가 발생하고 5만mSv/h는 전신장애와 함께 48시간 안에 사망하게 된다.
하지만 방사능의 종류와 개인차, 전신 피폭이냐 부분 피폭이냐, 그리고 흡입 등 여러 조건에 따라 방사능 피폭에 따른 타격은 큰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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