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그는 "방사성 물질이 대량으로 새어나오는 상황은 아니다"면서 "폭발 전과 비교해도 건물 밖으로의 방사능 유출량이 증가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에다노 관방장관이 이처럼 기자회견을 통해 비교적 자세하게 원전 폭발 배경을 설명한 이유는 원자로와 원자로를 이중 삼중으로 차단하고 있는 격납용기가 폭발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 건물이 폭발하면서 연기가 치솟고 있는 장면. 일본 방송들이 보도한 영상사진. ⓒAP=연합 |
하지만 건물이 폭발할 정도로 수소가 발생했다는 것 자체가 원자로에서 핵연료봉 다발인 노심이 조금씩 용해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문에 서방언론들은 일본의 원전 사태에 대해 심각한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영국의 <BBC> 방송은 "일본의 원전 사태는 높은 수준의 원전 기술을 자랑하는 일본으로서도 처음으로 직면한 핵의 긴급사태"라면서 "일부 전문가들은 일본의 원전 사태가 체르노빌의 상황과 비슷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CNN>도 "일본의 원전 사태는 핵의 대참사로 비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사태 악화를 막을 수 있느냐의 여부는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지적햇다.
<르몽드> "일본에서 원전에 대한 불안 높아지고 있다"
세계적인 원전대국인 프랑스에서도 이번 원전 사태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의 유력 일간지 <르몽드>는 "일본의 원전 폭발 사고로 인해 일본에서는 원전에 대한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요미우리> 신문도 전문가의 말을 인용, "늦지 않게 노심 냉각이 이뤄지지 못한다면, 원자로를 둘러싸고 있는 격납용기가 파괴되는 최악의 사태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원자로의 노심은 핵연료가 일정 온도 이상으로 과열하는 것을 막기 위한 냉각수에 잠겨있다. 그러나 냉각수 공급에 차질이 생기는 상황이 발생해 냉각수의 수위가 내려가면서 핵연료가 노출하면 원자로 내부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핵연료 자체가 녹아내린다. 이것을 흔히 노심 용해(멜트다운) 현상이라고 한다.
일본 경제산업성 원자력안전보안원에서도 '죽음의 재'로 불리는 방사성 물질 세슘 137이 원전 외부에서 검출되었다는 점을 들어 노심용가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원자로 복구 어려운 바닷물까지 동원, 냉각에 안간힘
만일 냉각수의 수위가 계속 내려갈 때까지 제때 복구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노심이 과열돼 노심을 감싸고 있는 원자로의 압력 용기가 녹거나 내부의 압력이 높아져 폭발할 수 있다.
<아사히> 신문도 후쿠시마 원전을 운영하는 도쿄전력의 코모리 아키오 상무는 12일 밤 기자회견에서 "세슘이 검출된 것은 노심 자체가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이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면서 "이런 발언은 노심 용해의 가능성을 인정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미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 내의 4m짜리 노심은 절반에 가까이가 냉각수 밖으로 노출된 상태다. 이때문에 도쿄전력은 소방차 등을 동원해 바닷물을 퍼부으면서 과열 방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자로에 바닷물을 주입하면 원자로는 이후 복구가 어려워져도 어쩔 수 없는 비상 상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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