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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가 유념해야 할 '중동 지원 5대 지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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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가 유념해야 할 '중동 지원 5대 지침'

[해외시각]"제때 충분한 지원 못하면, 값비싼 대가 치를 것"

리비아 사태가 국제사회의 군사적 개입 없이는 유혈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북아프리카에서 중동까지 휩쓴 민주혁명이 무차별적인 정권 붕괴로 이어지면 큰 혼란이 초래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4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아랍세계에서 불고 있는 민주혁명은 환영할 일이지만, 국제사회가 충분한 지원이 따라야 한다는 조건이 있을 경우에만 그렇다고 지적해 주목된다.

이 신문은, 만일 이 지역의 민주혁명은 환영하면서도 각국의 이해관계를 저울질하느라고 국제사회의 지원이 충분하지 않거나 때를 놓친다면 몇 배나 훨씬 값비싼 인도주의적, 경제적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유가 급등 등으로 글로벌 경제가 침체에 빠지고, 종파간 분열과 통제할 수 없는 난민 유입 사태 등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 리비아의 반정부 시위가 내전 양상으로 악화되자, 수많은 난민들이 이웃 튀니지로 넘어가려고 국경 부근에 줄을 서있다. ⓒAP=연합
"유럽의 발칸 사태를 상기하라"

<FT>는 "아랍 일대에서 벌어지는 민중봉기가 단기간 또는 순조롭게 민주주의로의 이행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들은 유럽의 발칸 사태를 상기하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20년 전 공산주의가 몰락한 이후 옛 유고슬라비아 지역에서는 지금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과 유럽이 막대한 정치적, 경제적 지원을 했어도 이 정도다.

현재 리비아에서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권력을 놓지 않으려고 버티면서 유혈사태가 지속되고 있지만, 중동에서 독재자들이 몰락하면서 벌어질 유혈사태는 이것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다. 리비아에서 카디피가 결국 쫓겨나게 된다고 해도 오랜 독재에 시달린 사회가 민주주의와 경제적 번영의 길로 쉽게 내달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자유와 법치의 토대를 구축하는 과정은 고통스러운 과제가 될 것이다. 어느 정도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예측이 있다면, 그것은 혁명이라는 것은 상당 기간 동안 혼란이 뒤따를 것을 각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FT>는 "국제사회는 중동 지역이 혁명 과정에서 초래될 단기 충격을 넘어서도록 지원체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제는 이런 경고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가 제대로 이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이에 대해 <FT>는 낙관적으로 보기 어렵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입으로는 멋진 연설을 하고 있지만, 중동에 관한 한 미국 대통령의 결단은 언제나 연설 내용에 미치지 못한 전례가 있다. 유럽도 이런 점에서는 마찬가지라는 것.

그러면서도 <FT>는 "때때로 뛰어난 정치지도자는 역사적 상황에 부응하면서 탄생한다. 지금이 그런 정치지도자가 나올 것으로 기대할 뿐"이라면서 중동사태에 대응할 5가지 지침을 제시했다.

-민주혁명을 환영하라

아랍인들은 민주주의를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거나, 그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중동사람들은 독재체제가 아니면 이슬람 극단주의 체제를 선택해야 하는, 세계에서 유일한 지역처럼 생각하는 것은 사악한 관념이다.

최근 민주혁명 사태를 보자. 알카에다는 전략적으로 최대의 패자가 되고 있다. 이집트 카이로의 거리에 미국 성조기를 불태우는 일은 없었다. 튀지니에서나 리비아에서 반제국주의 구호를 공공연히 외치는 일도 없었다. 젊은 세대가 자유와 인간답게 살 권리-오사마 빈 라덴이 강조하는 우선적 가치가 아니다-를 요구하고 나섰을 뿐이다.

정치적 다원주의가 출현하는 이 현상만 보더라도 국제사회가 흔들림 없는 지지를 보낼 충분한 이유가 된다.

-극단적인 상황에서만 개입하라

혁명은 그들의 몫이다. 토니 블레어 같은 유력 정치인들이 "상황을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나서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미국과 유럽은 중동 지역에 역사적으로 너무 많은 죄를 지었다. 풍부한 지원을 제공하거나 그들이 민주적 선택을 하도록 돕는 일을 넘어서는 것은 지나친 행동이 될 것이다. 선거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

이런 경고는 리비아의 현 상황에도 적용되어야 한다. 카다피가 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벌인다면, 유엔이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은 인도주의적 지원을 넘어서 독자적으로 개입에 나서면 안된다.

-자금 지원을 아낄 때가 아니다.

미국과 유럽은 독재를 거부하는 나라들에 민주주의가 정착되도록 지원에 나서야 한다. 직접적인 자금 지원뿐 아니라 무역과 투자에 있어서 개방적인 체제로 가려는 나라들에게 양보를 해야 한다. 그들에게 이민 규제도 완화해야 한다. 이런 지원에서는 유럽이 앞장 서야 한다.

유럽연합은 민주적인 제도 구축에서 폭넓은 경험을 가졌기에 이를 제공하고, 나아가 민주주의로 나아가려는 나라들에게 전략적 제휴를 제안해야 한다.

-국제 공조에 참여하는 나라들을 확대하라

미국은 힘이 있기에, 그리고 유럽은 중동과 지리적으로 가깝기에 특별한 책임이 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대응이 서방세계만 관여하는 일처럼 여겨져서는 안된다. 중국처럼 신흥강국들도 중동의 평화적 변화에 큰 이해관계가 있다. 중동에서 유일하게 민주적인 이슬람 국가인 터키 역시 특별한 역할과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중동의 혁명 사태에 서구 열강의 개입이 국제적인 정당성을 획득하려면 반드시 유엔 안보리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또한 경제 및 개발 지원은 G20 회원국들의 최우선 의제가 되어야 한다.

-중동의 혁명을 지원할 이유가 충분하다는 것을 이해하라

중동의 혁명 사태로 석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든가, 이슬람 과격단체들이 결집할 것이라든가, 난민 유입, 그리고 쪼들리는 예산 등 국제사회가 지원을 주저할 이유를 들려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시간을 끌기에는 중요한 이해관계가 달려있다. 보편적인 가치를 공유하고 폭력적인 극단주의를 배격하는, 민주화되고 번영하는 중동을 생각해보라. 아랍의 민주화를 요구하는 사람들을 이란의 신정체제에 도전할 것이다. 적절한 투자가 이뤄진다면 북아프리카의 마그레브 국가들(튀지니, 모로코, 이집트 등을 포함한 지역)이 '아시아의 4마리 용'들처럼 비약적인 경제 발전을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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